이미 오래 전부터 주지의 사실인 걸 새삼스레 말하는 것 같습니다만…,
정명훈과 서울시향 정말 잘 하네요.
근래 음반보다는 염가로 풀리는 옛날 음반들로 저렴하게 음악 감상을 하는데다
음악회도 가지 않고 그냥 어쩌다 듣는 정도인지라
정명훈, 서울시향은 접하지 못했는데,
지금 Youtube에서 재작년에 차이콥스키 비창 교향곡 실황한 걸 듣는데,
현과 목관이 정말 매끄럽고 풍성합니다.
우리나라 관현악단에서 취약하다고 비판받아 온 금관도 이 정도면 됐구요.
역시나 정명훈의 해석은 이탈리아 명지휘자 줄리니를 사사하고 초기에 프랑스에서 기반을 잡은 탓인지 유연하게 흐르는 맛이 강한데, 풍성하면서도 통솔력이 엄격합니다.
무엇보다 음악에 생기가 있습니다. 굳이 자극적, 매파적인 무엇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음악답게 연주합니다.
이 정도면 굳이 '국산'이라고 폄하할 것도 아니고 더 찾아들을 것도 아닌,
과거의 명반, 현재의 쟁쟁한 지휘자와 악단의 연주들 가운데 하나로서 꺼내들을 만하다고 봅니다.
정 선생의 정치적 관점이 극우적이지 않냐는 비판도 많은데,
예술가의 철학, 사회관, 정치관이 중요하긴 하지만,
예술 결과물과 실력이 훌륭하다면 그건 그대로 높이 평가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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