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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다형 김현승 시인 탄생 1세기군요.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4-04 16:45:23
추천수 1
조회수   421

제목

오늘은 다형 김현승 시인 탄생 1세기군요.

글쓴이

한현수 [가입일자 : 2008-05-23]
내용
전라도 광주는,

탄생을 기념할 예산이 당장 없어 오늘 기념식을 못했답니다.

얼굴 생김도 멋있으시고 시상도 멋나고요.

그의 시 몇 수 따왔습니다.







1.플라타너스

김현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아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불어 넣고 가도 좋으련만

플라타너스

나는 너와 함께 신(神)이 아니다!



수고로운 우리의 길이 다하는 어느 날

플라타너스

너를 맞아 줄 검은 흙이 먼 곳에 따로이 있느냐?

나는 오직 너를 지켜 네 이웃이 되고 싶을 뿐

그 곳은 아름다운 별과 나의 사랑하는 창이 열린 길이다.







2.눈물

김현승



더러는

옥토(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자기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3.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4.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

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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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성 2013-04-04 18:16:20
답글

교과서를 펼쳐놓고 창밖의 플라타너스를 멍 하니 바라보던 고딩때가 생각납니다.<br />
멍 하지 말고 더 빡시게 놀아볼걸 하는 후회도 합니다.

최흥섭 2013-04-04 19:05:40
답글

와 반갑네요 <br />
다형 김현승 시인 저도 좋아한 시인인데 20대때 <br />
"눈물"을 읽고 깊은 인상을 받았지요 <br />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br />
이 구절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br />
<br />
그리고 가을을 소재로 한 시를 많이 지어서 가을에 읽어보면 <br />
마음 한켠이 착 가라 앉고 차분해지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지요 <br />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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