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최근 벨트월(철근벨트)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는 인천 경서동 '청라푸르지오'에 대해 구조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1일 밝혔다. 다만 입주민들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앞서 지난달 28일 보강공사를 실시한 데 이어 조만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주예정자협의회, 대우건설 등 3자로 구성된 건물구조안전진단조사팀을 꾸려 조속히 진단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건물구조 안전에 문제 없어"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청라푸르지오에서 부실시공으로 문제가 된 곳은 801동 1층과 803동 24층 벨트월(외부벽)층의 인방보(내부벽)다. 초고층건물에는 높은 하중압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저층과 중간층에 사람이 살지 않는 한개의 층을 만들어 철근을 가로, 세로, 대각선 등으로 촘촘하게 엮어 넣은 외부벽과 내부벽을 설치한다. 설계대로라면 해당층 내부벽에 대각선 철근이 64개가 들어가야하는데 실제는 32개만 들어가 부실시공 논란이 일게 된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입주예정자들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심각한 사실 왜곡으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어 정확한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청라지구에서 6m 높이의 벨트월층이 설치된 초고층 빌딩은 청라푸르지오가 유일하다. 그만큼 기술과 비용을 더 투입해 건물구조의 안정성을 높인 것으로, 청라지구 내에서 최고의 엄격한 설계기준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락된 대각철근의 양은 약 1t으로, 벨트월층 548t 강재 가운데 0.18% 정도이고 지진하중 분담율은 벨트월 57.5%, 핀월 (세대간 벽)30.2%, 코어월 11.5%(인방보 3.1%포함), 기둥 0.8% 순으로, 인방보가 건물 구조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작다"고 해명했다.
실제 청라푸르지오 구조설계를 담당한 한국구조기술사사무소 신상억 구조설계사는 "최근 해당 인방보를 면밀히 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영향으로 건물구조 안전성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일로 부실시공 논란에 같이 휩싸인 802동,804동은 지난달 2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지시로 추가 파취검사를 실시한 결과 설계대로 철근이 정확하게 시공돼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철근은 왜 빠졌나
그렇다면 문제의 발단이 된 내부벽 대각선 철근 32개는 왜 빠졌을까. 해당공사를 담당한 협력업체 A사가 공사를 진행한 철근작업반장 B씨를 얼마전 공갈 및 공갈미수로 형사고발한 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B씨는 자신이 직접 작업을 담당한 해당층의 인방보 철근공사현장을 사진으로 찍은 뒤 건물준공 후 소속 협력업체 A사에 금품을 받아냈고,이어 추가로 금액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입주예정자협의회에 제보한 혐의로 A사가 형사고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근반장 등 협력업체 반장들이 자신이 잘못 시공해놓고, 몰래 사진찍어놨다가 준공후 협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벨트월 등의 경우 철근 설치후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면 나중에 확인이 어려워, 대형건설사들도 일일히 확인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대우건설은 이미 협력업체 A사가 B씨를 대상으로 형사고발한만큼 B씨에 대한 법적대응은 고려치 않고 있다. 무엇보다 건물의 안전성을 재확인해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나아가 청라푸르지오가 청라국제도시 최고의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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