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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마태오 수난곡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3-30 16:19:52
추천수 7
조회수   1,512

제목

바흐의 마태오 수난곡

글쓴이

장준영 [가입일자 : 2004-02-07]
내용
고전음악 감상에 조예가 깊은 건 아닙니다만, 오래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오페라 등 대형 성악곡에는 접근하기 힘들더군요.

언어 문제 탓인 듯하고, 대편성 관현악을 주로 즐기는 취향이라 그렇기도 합니다.

교향곡 중에도 성악이 딸려서 가사를 쫓아가야 제대로 감상이 되는 말러 등의 곡은 조금 어렵고,

성악이 딸린 대편성 관현악 곡이라 해도 미사곡은 가사가 늘 고정된 미사통상문이라 알아들으므로 잘 듣는 편입니다.



서양 고전음악 사상 최고봉 가운데 하나라는 바흐의 마태오 수난곡을 성주간(수난주간)을 맞아 친해보려고 계속 들었습니다.

무려 세 시간짜리 곡이지요. 연기가 딸리지 않은, 오페라가 아닌 오라토리오(오라토리오 형식의 수난곡)이긴 하지만 웬만한 오페라보다 더 긴 곡이라 감상하기 수월치 않습니다. 게다가 언어 장벽까지 있다면 뭐…



다행히, 신약성서 마태오복음서의 예수 수난기(26-27장)의 루터 번역본 독일어 성서를 그대로 사용하고 사이 사이에 자유롭게 작사한 아리아, 합창이 들어가는지라 성서에 익숙한 저로서는 그나마 오페라보다는 쉽더군요.

게다가 요새는 이런 성악곡들은 영상물로 감상하는 게 일반화되어 참 편합니다. 영어 번역, 라이센스 DVD의 경우 한국어 자막도 제공되니(한국어 자막의 번역의 질이 안 좋은 경우도 많지만) 굳이 음반에 딸린 대본(리브레토)에 주의를 기울일 것도 없고, 어떻게 음악이 만들어지는지 공부도 함께 되니까 말입니다.



바흐에 친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듣다 보니 참으로 인간적이고 내용이 풍부한 작품 세계를 창조한 작곡가라는 걸 계속 느끼게 됩니다. 말러 또한 그런 점에서 뛰어났으므로 사람들에게 마음 깊이 사랑받고 있지만, 바흐는 말러보다도 더 깊고 넓은 것 같습니다.

특히, 늘 어렵게 생각되고 중압감을 느껴왔던 마태오 수난곡이 어느 정도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이런 대곡이 이 정도로 중독성이 있는가 싶을 정도입니다.

예수 수난기는 특정 종교의 이야기이지만, 이것을 인간 보편의 마음 밑바닥에 사무치는 울림으로 만들어냈다는 데에서 숙연한 경이로움을 느낍니다. 종교라는 차원 정도를 훌쩍 넘어선… (물론 자유롭게 작사한 가사들의 내용은 전통적 기독교 교리에 바탕하고 있긴 하지만, 그 기초에 터하고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그리고 덧붙여, 시대 악기 연주들, 전통적인 현대 악기 연주들을 여러 가지 들어봤지만, 역시 제 취향은 현대 악기 쪽이 더 맞는 듯합니다. 시대 악기 연주들은 그 깔끔하고 소박, 고풍스러운 울림으로 도리어 현대적인 세련됨을 창출하려는 듯 하지만 저는 마태오 수난곡을 지금으로서는 좀 더 절절한 노래로 듣고 싶습니다. 칼 리히터의 1971년 영상물과 헬무트 릴링의 음반이 좋더군요. 리히터 음반들 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꼽는 60년대 음반은 리히터의 바흐다운 엄격, 준열한 맛이 더 두드러지고 71년 영상물은 유연하게 흘러가는 맛이 더 있는데, 리히터 특유의 엄격, 준열한 바흐를 평소에 매우 좋아하지만, 솔직히 베이스 아리아에서는 피셔-디스카우의 그 완벽, 절제된 노래보다는 발터 베리의 마치 오페라같은 격정적인 가창이 더 감동적이고, 릴링 음반의 크바스토프도 격정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감동받았습니다.



말러 2번 부활 교향곡도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즐겨 듣게 되었고, 마태오 수난곡 역시 이제 즐겨 들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감동적인 명곡이라 입을 모으는 데에는 다들 이유가 있다는…



단, 이런 대형 성악곡은 처음에는 크게 부담될 것이므로 유명 아리아 모음 등으로 일종의 '준비 운동'을 해서 친숙해진 다음 전곡을 감상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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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주 2013-03-30 16:45:23
답글

마태수난곡중 <br />
제61곡 알토 아리아 "Konnen Tranen meiner Wangen"에 이르면 정말 가슴이 뜨뜻해집니다.<br />
"내뺨에 흐르는 눈물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오 내마음이라도 받아주소서. 하지만 저 상처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성혈을 위한 희생의 잔이 되게 하소서" 라는 노래가락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해당트랙을 리피트시켜 2번은 듣고 넘어가지유.<br />
최근 구입한 레지날드 자크가 지휘하는 음반에서는 모

이석주 2013-03-30 16:50:11
답글

카라얀과 페리어가 협엽하는 마태수난곡 (1950년 녹음, Archipel))은 독일어로 연주되는데 열악한 음질임에도 인상깊이 남습니다.

장준영 2013-03-30 17:12:01
답글

마태오 수난곡에서 페리어라면 적격이겠는데요. <br />
일전에 읽은 글인데, 카라얀과 협연하면서 카라얀이 지휘 중에 페리어의 가창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br />
그 당시 공연 역시 마태오 수난곡이었나, B단조 미사였나, 그런 걸로 기억합니다. <br />
<br />
말씀하신 61번 곡 알토 아리아에서 감동받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종교에 상관 없이). 이만큼 심금을 울리는 음악도 없을 것입니다. 마치 영화음악 같

이석주 2013-03-30 17:30:07
답글

양준원님 요한수난곡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저한테는 마태수난곡 음악이 더 극적인 거 같습니다.<br />
말씀하신 헤르타 퇴퍼의 아리아도 정말 가슴을 뜨뜻해지게 합니다. <br />
수난곡 듣는 휴일이면 마눌이 무슨 신앙심이 깊어 집에서 오디오로 미사를 다 보느냐고 한마디씩 합니다유.<br />

양준원 2013-03-30 17:31:04
답글

요한수난곡도 드리고 싶군요 <br />
전 리히터의 요한수난곡보단 벤쟈민 브리튼이 영어로 직접 번역해서 친구인 피터피어슨이 에반겔리스트로 <br />
낭송하였고 브리튼이 직접 지휘한 1971년 데카판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br />
특히 Es ist vollbracht (영어로는 The end is nigh)를 부른 알토 아리아는 알프레다 호그슨로 기억되는데.. <br />
마태수난곡의 알토아리아 Konnen Tranen meiner

양준원 2013-03-30 17:32:52
답글

네 헤르다 퇴퍼는 리히터판입니다.<br />
수정했습니다.<br />
아이들이 아직 유치원생이다 보니 오디오는 거의 못 듣고 PC fi로 듣고 있습니다.<br />

장준영 2013-03-30 17:36:19
답글

양준원님께서 추천해 주신 음반은 더블데카로 발매되었었는데, <br />
(http://www.goclassic.co.kr/index.html?http://discography.goclassic.co.kr/search.html?genre=%BC%BA%BE%C7%B0%EE&code=disco&fid=580&keyfield=uid&key=189590) <br />
지금 구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습니다… 더블데카라면 절판일텐데 재발매 계획이 없는지…

양준원 2013-03-30 17:48:29
답글

감사합니다.<br />
http://www.youtube.com/watch?v=6prxA7R-5fM<br />
가면 브리튼의 요한 수난곡 마지막 곡을 감사할 수있을 겁니다. <br />
올리신 Chan 이란 분이 다른 곡도 올리셨더군요.. <br />
내일이면 부활절입니다. <br />
근본도 없는 크리스마스하고는 다른 정말 크리스천에겐 중요한 주일이죠..<br />
내일은 헤르베헤의 바흐 부활절오라토리오가 울려퍼지길 기대합니다.

김탁현 2013-03-30 18:53:51
답글

마태수난곡을 들을때면 제가 크리스천이 아님에도 이리 감동적인데<br />
크리스천이었다면 그 감동의 크기가 얼마나 엄청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br />
<br />
유명한 리히터의 58년 녹음은 원전연주가 채워주지 못하는 깊이가 느껴지는 명연입니다.<br />
개인적으로 원전연주 중에서도 화려한 가디너나 아르농쿠르보다 차분한 헤레베레의 연주를 선호합니다.<br />
특히 원전연주이지만 레온하르트의 89년 DHM 녹음은 무겁지 않으면서

김탁현 2013-03-30 19:02:21
답글

리히터의 바흐 칸타타 연주도 훌륭합니다만 그중에서도 피셔 디스카우가 함께한 <br />
바흐의 칸타타 56번 "나 기꺼이 십자가를 지겠노라" 도 너무 좋습니다.<br />
피셔 디스카우의 격조높은 노래에 세상사의 모든 더러운 때를 씻어내는 듯한 감동을 받습니다.<br />
<br />

장준영 2013-03-30 20:29:37
답글

리히터는 북독일적, 루터란적 진지함을 열정적으로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바흐 지휘자입니다.<br />
시대 악기 지휘자들 가운데에서는 김탁현님께서도 추천하신 헤레베헤가 내면성을 고양시키는 종교성 때문에 좋아합니다.<br />
가디너, 아르농쿠르는 기본적으로 종교적 접근이 아닌 음악성이라고 봐서…<br />
현대 악기로 소편성 시대 연주를 반영한 종교 성악곡의 대가 릴링 또한 좋아합니다.

이상훈 2013-03-30 20:54:49
답글

독주 바이올린의 애잔한 반주에, 첼로로 알토 아리아를 대체한 연주가 Youtube<br />
<br />
장준영님 위 유튜브 링크주소 좀 ^^<br />
잘 못찾겠네요ㅠㅠ

한상우 2013-03-30 21:16:11
답글

톤쿠프만 지휘, 요요마 바로크 첼로 연주를 말씀하시는것 같네요...

한상우 2013-03-30 21:20:54
답글

이연주도 좋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nLeQuvhLczU

이준열 2013-03-30 22:05:28
답글

제 아이디가 ilovebach 입니다. ㅎㅎ 마태수난곡은 아마 수백번은 더 들은것 같습니다.<br />
저는 헤레베흐의 dhm녹음이 취향에 맞더군요.<br />
수년전 내한시 LG아트센터에서 연주했던 B단조 미사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의 감동이란...

곽영호 2013-03-30 23:46:53
답글

장준영님 잘 지내시죠 ^^*<br />
좋은 음악은 아름다운 마음을 만들어줍니다!! 행복하세요!!!!

곽영호 2013-03-30 23:48:08
답글

마우에르스베르거의 ETERNA녹음(EDEL레이블로 CD발매) 추천합니다!!!

장준영 2013-03-31 00:52:22
답글

● 제가 착각해서 위의 덧글에서 잘못 썼습니다. 61번 곡이 아니라 한상우님께서 말씀하신 39번 알토 아리아 "Erbarme Dich"입니다. 한상우님 링크가 제가 말씀드린 연주입니다. <br />
<br />
<br />
● 곽 선생님, 지난 겨울방학 때 학교에 찾아뵙고 음악실에서 감상 좀 해보려 했지만 제가 게으르기도 하고 이러저러하게 시간이 어긋나기도 했습니다… 언제 또 뵈어야 하는데… <br />
<br />
마우에르스베르거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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