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알고 지낸 후배가 있습니다.
후배의 집은 나주 토박이이고, 대농에 속합니다.
지금은 부모님께서 연로하셔서 대부분 영농회사에 위탁 주시고
도시에서 생활하는 자식들에게 보낼 벼와 고추 농사 위주로 하시는데,
지금도 후배는 한달에 한 두번 아버지에게 불려가 농사일을 돕는 처지입니다.
본인도 아버지에게 끌려가서 한다기 보다 부모님 뵈러 가는 것도 좋아하고,
가끔씩 그렇게 농사일 거들고 올라오면 마음이 뿌듯하다 합니다.
그런 후배가 재작년부터 저에게 종종 귀농을 권유합니다.
특히 제가 오랜 사무직에서 밀려나 차선책으로 장기간 요리를 배우고
업계에 뛰어 들었지만, 신체적 특징과 나이 때문에 고전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형 정도 되는 사회경험과 회계 지식, 컴퓨터 능력이 함께하면
얼마든지 2차, 3차 비즈니스 까지도 가능하다"며 굉장히 적극적으로 권유를 합니다.
저는 직접 농사를 지어 본 경험은 없지만 시골 생활을 오래 했고,
과수농사, 벼농사를 짓는 친구들과 어울려 그 친구들 일을 돕는데 따라다닌
경험 정도 밖에 없어서, 생전 안해 본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 살아 온 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인데 과연 가능할까....
준비를 많이 하고 뛰어 든 사람들도 실패하기 일쑤라는데,
내가 할 수 있을까.....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후배는 3가지 기술 - 트랙터, 이양기, 컴바인 - 만 확실히 습득하면
남의 일만 다녀도 도시인 년봉 이상을 벌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시골에 기운없는 노친네들 밖에 없어서 일손을 못구해 상당히 심각하다고도 하고요.
거기에 딸기, 버섯, 콩 농사등 농번기가 겹치지 않는 기술을 배워
함께 꾸려 나가면 소득이 몇 배는 커질 수 있다.....
형은 요리 솜씨가 있으니, 버섯이나 콩 등 직접 재배한 작물을 특화한 음식점을
내어도 잘될거다....인터넷 기술이 있으니 판로 개척도 손쉬울 것이다....등등.
장미빛 설득을 하는데 마음이 몹시 끌리네요.
게다가 얼마전 제주에 정착해 감귤농사를 성공적으로 지으신 회원님 글을 읽으니
결국 농사도 '하기 나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결심이 서면 이런저런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지만, 아직은 고민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재도 농사를 짓고 있는 대농의 아들이 직접 이러고 설득하고 있으니
헛말은 아닌 것 같고....도시 생활도 더 이상 매력을 못느끼겠고....
하지만 생전 안해 본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되고.....
어차피 판단은 본인이 내리는 것이지만, 와싸다에 경험도 많으시고
연배도 위이신 분들이 많이 계셔서 고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긍정적 의견, 부정적 의견 다 좋습니다.
여러분 의견을 한 말씀씩만 적어주시면 결정에 참고 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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