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을 보낸 동네에 '화이브'란
별명을 가졌던 한살 많은 형이 있었습니다.
그 형에겐 아버지가 안계셨습니다.
할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단명하는
집안의 외아들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린 손주는 오래 살라고
할머니께서 멀쩡한 이름 대신
'오쟁이'란 별명을 붙여서 집안에서
부르게 된것입니다.
집안에서의 별명이 자연히 동네에서도
불리우게 됐는데 어린 또래들에겐
오쟁이란 별명이 뜻도 어렵고 입에서도
안감기니 '오징어'란 친숙한 명칭으로
전환 되었다가 중학교들을 가고 영어를
배우면서 '화이브'라는 세련된듯(?)
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의 발전적
전환을 이루게 됩니다.
지금 되돌아보면개구쟁이 얼굴에
허스키 보이스, 유머가 넘치던
재기발랄한 양반이었는데
그래서 화이브란 별칭이 참 재미 있으면서도
친구들한테도 사랑받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허망하게도, 결국 별명이 무색하게
20대 중반 나이의 어느날 요절하고 맙니다.
자다가 심장마바였다는데 아마도 심근경색이고
이게 부계혈통의 유전이었던거 같습니다.
이젠 옛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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