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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후 변한 것~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2-17 18:56:40
추천수 3
조회수   2,593

제목

금주 후 변한 것~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
내용


4 일에 한 번 쯤 야근을 하는데, 이 야근 들어가는 날만 빼고는 거의 술을 마셨으니,

한 달이면 23 일을 마신셈이다.

내자신은 남에게 피해를 안주고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았으니,

애주가라고 말을 해보지만,

객관적인 시각으로 봤을때,

나는 알콜중독이 맞다.

주간근무도 4 일에 한 번 쯤 일하는데,

저녁시간 일이 끝날때쯤 되면, 퇴근길에 무슨 안주를 사가나?

머릿속에서 이런 궁리를 하곤 했었다.

즐겨먹는 메뉴는,

퇴근길 시장에 들러, 산낙지를 사다가 데쳐서 초장을 찍어먹거나,

삭힌홍어를 사다 삼겹살을 구워 상추쌈을 싸먹거나,

머릿고기와 순대를 사먹거나,

이도 저도 마땅찮으면, 그냥 집으로 달려가 매운양념치킨을 배달시켜서 먹곤 했다.

한 번 마시면 3~4 일은 쉬어줘야, 몸속에 축적된 알콜이 분해가 될텐데,

3~4 일을 마시고 하루만 안마시니, 내 몸은 한 달 내내 알콜로 쩔어있는 셈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몸은 예전같지않게 쉬 피로해졌고, 잇몸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사정이 이쯤되니, 내가 금주를 하겠다고 결심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다만 그 좋아하던 술의 유혹을 뿌리치고, 어떻게 금주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이다.

조금 무식한 방법을 쓰기로 했다.

지난번 금연을 시도한 방법대로 무조건 안핀다!

따라서 무조건 안마신다!

밀어부치기로 했다.



술을 안마신지, 오늘로서 28 일 이 됐다.

아직도 진행중이라 끊었다고 말을 할 순 없지만,

잘 참아내고 있는 중이다.

술을 안마시니, 내 생활에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시장으로 향했던 행로가,

집으로 바로 가게 되었고,

술마실때 먹었던 그 맛있던 안주들은,

먹고싶은 욕구가 싸그리 사라졌다.

밥이 제일 맛있어졌다.

원래부터 밥을 잘먹는 사람이긴하지만,

밥맛이 더 좋아지니, 먹는 양이 더 늘어났다.

배가 나오기 시작한다.

그전에는 하지 않았던 윗몸 일으키기를 시작했다.

처음엔 10 개도 힘들더니, 꾸준히 하다보니 요즘은 매일 수시로 15 개 씩을 한다.



술을 마실때는 내가 사다날랐던 안주값 및,

이런저런 모임을 통해 쓰게 되는 술값을 합해보면,

대략 한 달에 20 여 만 원 중반쯤 쓴 것 같은데,

흡연까지 했었으니, 담배값까지 더하면 대략 30 여 만 원 으로 합산된다.

물론 술이라는게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서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대체적으로 어쩌다 마시는 경우일테고,

나처럼 시도때도 없이 주구장창 마시는 사람은, 역시 끊어야 하는게 맞다.

내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도 않으면서,

인생이 너무 사는 낙이 없어서 라는 핑계를 대며, 매달 거금 30 여 만 원을 낭비했다.

이 돈이 낭비였다는 것은,

흡연과 음주를 하고 있는 동안엔 한번도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최근 아내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다.

그바람에 집에서 쉬게 된 아내가, 실업급여를 받겠다고 고용보험회사를 다녀왔다.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겠다고 하는데,

내마음같아서는 고생을 많이한 사람이니, 푹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원체 부지런한 사람이라 오래 쉴것 같지도 않다.



아내가 쉬게되니 좋은 점도 있다.

그전에는 아내가 출근을 하고 나면,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나혼자 점심밥을 챙겨 먹곤 했는데,

요즘은 아내와 같이 마주 앉아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쓸쓸하지 않아 좋다.



얼마전엔 지인집에 갔더니, 황궁짜장이란 것을 배달시켜 주었다.

버섯과 고기 및 각종 해물이 들어갔는데,

매콤한 향이 식감을 돋우는 것이 제법 맛이 좋았다.

아내와 같이 먹으러 가야겠다싶어, 식당이름을 알아두었다.

며칠전 아내와 함께, 시내 외곽에 있는 그 식당을 찾아갔다.

아내는 매운게 싫다고 하며, 황궁삼선짬뽕을 주문한다.

음식이 나오자, 나에게 맛을 보라며 그릇을 밀어 주길래,

젓가락으로 면을 집어 맛을 봤다.

뜨헉!

왜 이렇게 맛이 좋은겨...

짜장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 예전부터 수도 없는 고민을 했었지만,

정말 두가지를 다 포기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황궁짜장이 6,000 원, 황궁삼선짬뽕이 7,000 원

일반짜장과 짬뽕보다 조금 값이 비싼건 맞지만,

기름값을 들여 차를 타고 외식을 한다해도, 그 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맛이 좋았다.

아내가 식사도중, 맛있다고 두 번 씩이나 말을 하는걸 보면,

내 말이 전혀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전에는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시간이 맞지 않아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아내가 쉬게 되니,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참 좋다.

엊그제는 안동잔치국수집에 가서 잔치국수를 사먹었다.

쫄깃거리는 면발과, 깊게 우려낸 멸치육수맛이 가히 환상적이다.

아내나 나나 면음식을 좋아하니, 기호가 같아 의견일치가 잘되는 점 또한 좋다.



이제 술담배를 안하니, 앞으로는 아내가 먹고싶어하는 음식이 있다면, 자주 사줄 생각이다.

아무 생각없이 한 달에 30 여 만 원 이나 낭비하기도 했는데,

그 반만 써도 아내가 이리 좋아 하니...

왜 진작에 잘해주지 못했는지...

미안한 마음이 들며 후회감이 밀물처럼 몰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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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택 2013-02-17 19:12:31
답글

잘 읽었습니다.. 감자기 얼큰한 짬봉이 먹고 싶어지네요...ㅋㅋㅋ

황진학 2013-02-17 19:13:44
답글

잘 했습니다. 나도 저렇게 해애 할텐데<br />
.........

김주항 2013-02-17 19:17:08
답글

지도 황궁 짜장 머글줄 암돠....~.~!!

염일진 2013-02-17 19:21:34
답글

금주 끝까지 성공하시길 빕니다...~~!

이상태 2013-02-17 19:23:02
답글

ㅠ.ㅠ 뜨끔함돠 을쉰

goyeob@yahoo.co.kr 2013-02-17 19:47:43
답글

나도 면 좋아합니다 ㅎㅎ 근데 안동잔치국수하고 황궁짜장 어딨는지 위치 좀 가르쳐추세요 찾아가볼랍니다

이종호 2013-02-17 19:54:45
답글

대단하십니다....^^ 저는 담배는 어찌 해보겠는데 술은.....ㅠ,.ㅠ^ 자주 안마시니까 괜찮은데....<br />
<br />
그리고, 황궁짜장 나도 머글쭐 암돠....ㅡ,.ㅜ^

harleycho8855@nate.com 2013-02-17 19:57:13
답글

글읽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br />
<br />
윤상달님... 황궁짜장은 천안단국대병원 지나, 성거 가기전 우측으로 천안문 이란 중국집 이고,<br />
안동잔치국수집은 천안시민회관뒤 2단지 옆 상가거리에 있습니다.<br />
강추합니다! 꼭가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김병현 2013-02-17 20:13:43
답글

요새 와이프랑 헬스장 끊어놓고 같이 다닙니다. 같이 운동하니 더 건강해지는 모습을 보기도 좋고, 사이도 더 좋아졌습니다. 아내 스트레스도 많이 풀리고...

박병주 2013-02-17 20:17:49
답글

술 드시면서 조흔것 마이 드셔꾼요.<br />
삵힌홍어 불엄눼유.<br />
저두 술 차믄지 어언 13년째 임뉘돠.<br />
<br />
예전엔 술마시고 꽐라되서 <br />
동네 어귀에서 노래 부르면서 귀가하곤 했는데<br />
공주님이 창피하다고 해서<br />
<br />
ㅠ.ㅠ

한권우 2013-02-17 20:34:42
답글

진솔한 글 잘 읽었습니다.<br />
늘 건강하세요. ^^

김윤성 2013-02-17 20:48:33
답글

많이는 아니지만 매일 마셔서 뜨끔한 1인...<br />
<br />
존경합니다.

부승헌 2013-02-17 20:50:33
답글

손님~~~<br />
<br />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br />
<br />
나도 술 끊고 싶네요. 진정....ㅜㅜ

김승수 2013-02-17 21:22:07
답글

흠 .. 창연님의 아내사랑이 가득한 이야기네효 .. 3 봉을쉰 이글 보면 만감이 교차할듯 하다능 .. ㅡ,,.ㅡ

goyeob@yahoo.co.kr 2013-02-17 21:26:03
답글

네 감사합니다 가까운 시일내에 꼭 가서 맛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주 꼭 성공하시고 사모님과 행복한 정 나누세요

조영재 2013-02-17 21:39:18
답글

게시글,댓글들 훈훈하네요...^

이중균 2013-02-17 22:02:40
답글

부인께서 행복하시겠습니다.<br />
덕분에 저는..... 반성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용일 2013-02-17 22:14:29
답글

저역시도 10여년을 일주일에 5~6일 술먹고 산거 같은데 <br />
<br />
3~4년전부터인가? 그닥 술이 안땡기기 시작하더니..다시 원상복구해서 먹었고<br />
<br />
그러다가 1년전부터는 다시 안먹기 시작.. 자리를 안만들려면 안만들어지데요<br />
전혀 안먹을수 없으니 주 1,2번정도 대충먹고 몇달에 한번정도만 과음하고요 <br />
<br />
전에는 저녁에 술안먹으면 할게 뭐있나? 싶었는데..지금은 책을 읽는

고용일 2013-02-17 22:20:18
답글

그리고 어울리는 사람들은 전부터 같이 술을 좋아해서 친해졌으니 <br />
아직도 술을 많이 먹는 사람들인데요 <br />
<br />
요즘은 그사람들 보면서 관찰을 하게되요 <br />
저 인간들이 어떠한 핑계거리를 만들어서 술을 먹고 있는지 <br />
<br />
몇년전 제모습일수도 있는데 요즘은 보면 좀 웃기기는 하데요<br />
전 노력은 안한거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고요

정규준 2013-02-17 23:06:11
답글

잘하셨습니다. 술이란게 적당히 마시기가 참 힘들더군요. 전 적어도 집에서 만큼은 절대 안마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정훈 2013-02-18 00:05:44
답글

딱 제게 필요한 일들이네요......<br />
담배는 단칼에 안 피운지 10년인데 술은 잘.......<br />
나이도 있고 이젠 안먹을 때가 됐는데 마음이......<br />
부럽습니다. 꼭 성공 하세요......

김종근 2013-02-18 02:12:52
답글

잔잔한 감동의 글 잘 읽었습니다.<br />
저도 한동안 아내와 아이들과 갈등의 시간을 지냈습니다만<br />
마음을 내려 놓고 남자구실 하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52287;고 있습니다.<br />
술 그리고 담배는 물론 모든 것에서 내가 아닌 옆사람의 입장에서 <br />
나의 모습을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51099;은 생각입니다...<br />
<br />
참으로 잘 하셨습니다... 천안문에 드러봐야겠습니다.<br />

harleycho8855@nate.com 2013-02-18 07:51:28
답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씀과, 제 의지에 힘을 불어넣어 주신 모든 분들께, <br />
감사 드립니다~ <br />

강인권 2013-02-18 09:37:24
답글

결혼전에 하루 두갑이던 흡연을 아내의 잔소리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단칼에 끊었고<br />
술도 끈었었는데 지금은 술을 일주일에 2번 정도는 마시는거 같습니다<br />
이제 저도 술을 좀 줄여야겠습니다<br />
<br />

이상국 2013-02-18 11:06:04
답글

따뜻한 모습 참 보기좋았습니다.

박지희 2013-02-18 12:08:39
답글

기분좋은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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