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친 분들이 많아서 유감이지만, 정말 대단합니다.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이런 영상을 보기 힘들었을 겁니다.
보통 밤에 보는 별똥별이라는 건 아주 작은 먼지나 그보다 조금 큰, 잔 돌 정도 크기의 부스러기가 우주공간을 떠돌다 지구로 떨어지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것입니다.
좀 큰 게 떨어지면 보름달보다도 밝게 빛나는데, 이런 건 화구(fire ball)라고 부릅니다.
오늘 떨어진 정도라면 유성체 크기가 수 m는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에 유명한 크레이터(운석구덩이)가 있습니다.
바로 아래 사진의 배린저 크레이터입니다. 지름이 약 1.2km나 됩니다.
이 멋진 크레이터를 만든 놈의 정체는 지름 약 50m의 소행성으로 추측됩니다.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의 퉁구스카라는 지역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납니다.
이 폭발로 반경 수십 km의 숲 속 나무가 사방으로 쓰러졌습니다.
이 폭발에 대해 UFO 추락설, 블랙홀 추락설, 반물질 충돌설 등 갖가지 SF적인 설들이 많았지만, 과학적으로 봤을 때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소행성이나 혜성이 공중 폭발입니다. 대략 애리조나에 떨어진 크기 정도의 소행성이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도 나왔지만, 몇 시간 남지 않은 내일(토) 새벽에 50m 정도 크기의 소행성 하나가 지구를 스쳐지나갑니다. 최대 접근 거리는 지상으로부터 약 2만8천 km.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시각은 토요일 새벽 4시 24분 무렵입니다.
가깝게 접근한다고 해도 워낙 작아서 맨눈으로는 볼 수 없고요.
물론,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거의 '0'입니다. 걱정마시고 편히 주무시면 됩니다.
50m급 소행성은 대략 1세기, 즉 1,000년에 1회 정도 지구와 충돌합니다.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1km급 소행성은 출돌 빈도가 100만 년에 1회라고 합니다.
이 크기가 서울 한 복판에 떨어지면 지름 10km의 크레이터가 생긴답니다.
크레이터로 변하는 서울은 물론이고,수도권은 끝장나다는 얘깁니다.
6천5백만 년 전 공룡을 멸망시킨 것으로 생각되는 소행성은 크기가 약 10km입니다.
10km급은 1억 년에 1회 빈도로 충돌한다고 합니다.
km급의 큰 소행성은 작은 소행성보다 덜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크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떨어진 수m 크기의 소행성은 대책 없이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잠시 후 지나가는 소행성처럼 수십 m 크기의 소행성은 발견 자체가 어렵고,
발견도 지구에 근접했을 때 이루어지기 때문에 충돌한다면 역시 속수무책입니다.
오늘 영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블랙박스의 유용함을 확인했고,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이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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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된 영상들을 모은 영상입니다. 충격파로 유리창이나 문짝이 부서지는 모습들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