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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층간소음 문제로 윗집에 올라간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여러 회원님들의 글을 읽고 어둡고 내려앉은 마음으로 어떻게 조리있게 말을 해야하나 하고 머릿속으로 짜맞추고, 쉼호흡도 하고 올라갔습니다.
그전에 이 집을 중개해 준 부동산 사장과 한참의 전화통화를 했었죠.
사장님 말씀은 인테리어 한다고 며칠을 시끄럽게 했을텐데, 오히려 위에서 조용히 좀 걸으라고 얘기한다면 역효과가 날꺼라며 며칠 두고보고 얘기하고, 오늘은 이사했다고 인사차 올라가는걸로 하라는 조언을 해주더군요.
그래서 그게 낫겠다 싶어 퇴근길 부평시장에 들러 귤 한박스를 사고 -- 한라봉으로 좋은거 살려다가 참았네요 -- 엘레베이터안 거울을 보고 머리도 만지고 옷도 정돈하고 20층을 눌렀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는데, 까칠한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아들인거 같더군요...
20층집 : "누구세요?"
나 : "아랫집이에요 "
20층집 : "왜요?
나:" 인사차왔어요"
20층집 : "이사 오셨어요?
나 : "네..."
띠리릭~
그런데 중학교 3학년? 아님 고등학교 1학년쯤 되 보이는 키큰 녀석이 나를 멍하니 쳐다보더군요.
"어른들 안계셔요?..."라고 존댓말로 말하니..
"계시는데요.."
-- 이때 기분이 상했습니다.
그래도 아랫층에서 올라왔다면 어른이 나와야 하거늘....ㅡ.ㅡ
그래도 학생에게 상황설명을 했죠.
인테리어 공사땜에 시끄러워서 죄송해서 인사차 왔는데...라고 말을 하는 찰나, 안방에서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키크고 몸매 예쁜? 어여쁜 아주머니가 빠른걸음으로 나오더군요.
화장도 지우지 않은 상태고, 옷도 외출복 차림인걸로 보아하니 막 외출해서 안방에 있다가 나온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인테리어 공사로 소음이 윗층으로 모두 전달돼서 시끄러웠을텐데, 진작에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상황설명을 드렸네요.
소음은 위로 올라가고 진동은 아래로 전해지는데, 윗층에 큰 소리로 불편을 겪었을텐데 그걸 알면서도 죄송하게 됐습니다라고요...
그리고 소소한 얘기도 좀 하구요.
그랬더니,금방 화색이 돌더군요. 그리고 사온 귤박스를 내미는데 절대 받지 않을려고 밀더군요...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면서요...
중간에 있던 윗집아들은
"엄마 받아, 주는건데.. 먹는거잖아~" ㅎㅎ ㅡ.ㅡ
그리고 나오면서 "잘 좀 부탁드립니다.."라며 나왔습니다.
이 잘 좀 부탁 드린 다는 말이 많은 의미를 부여하게 되는것이지요...
현관문을 닫아드리고 내려오면서 전 기분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정황을 살펴보니 중학생, 고등학생이 애들 2~3명쯤 있는거 같았습니다.
그 정도 나이면 초등학교 애들 보다는 뛰지는 않아도 꽤 움직임이 활발한 나이지요.
그리고 2~3명의 학생들이 그 집에서 왔다갔다 하면 당연히 소리는 나게 돼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대식구가 움직이는데 제가 느꼈던 쿵쿵쿵 발자국 소리면 나름 그 집도 노력하는거 같다! 괜찮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집을 방문하고 내려와서 지금까지 단 한번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네요.
온 가족들이 모두 있을 그 시간에요...^^
그리고 오늘 관리사무실에서 에레베이터에 붙여놓은 층간소음 안내문이 또 큰 도움을 주는거 같구요...
인생이란게 어떻게 생각하냐의 차이인거 같습니다.
그렇게 스트레스 받고 그렇게 고민하고 괴롭던 며칠동안의 층간소음의 스테레스가
윗집사람들을 보고 내려오니, 가볍게 날아가버립니다.
마음도 편해졌구요.
이젠 쿵쿵쿵 소리 어느정도는 이해할수있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느꼈던 그 쿵쿵쿵 소리.
그집 인원에 비하면 정말 적게 나는거다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 입가에 미소가 드리워지네요..^^*
윗집을 방문하기 전에 가지고 있던 모든 앙금들이 싸~악 날아가 지금은 맘이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정말 윗집 아줌마 예뻤습니다.^^ㅋㅋ
오늘밤은 맘편히 잘수 있을거 같습니다.^^
제 글에 수많은 댓글을 달아주신 회원님들.
조언을 해주신 많은 분들 진삼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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