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가 꿈의 단계는 아니지만, 내용을 보면 지방에 저 정도면 정말 좋은 직장인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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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소재 철강 전문기업 경남스틸(회장 최충경ㆍ67)에는 세 가지가 없다. 첫 번째로 1991년 창립 이래 23년째 비정규직이 없다. 식당에서 근무하는 아주머니도, 공장 라인 청소부, 경비원도 모두 정규직이다. 비정규직이 없다 보니 노조도 없다. 대기업 못지않은 급여와 복리후생제도가 뒷받침되다 보니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람도 없다. 창원 팔용공단 인근에서 경남스틸은 '꿈의 직장'으로 통한다.
"직원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도 해주지 않으면서 대기업으로 이직한다고 욕만 하는 중소기업인들은 각성해야 합니다. 땅 살 돈으로 인재한테 투자해 보라죠."
창원 팔용동 소재 경남스틸 본사에서 만난 최충경 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인들의 철학이 바뀌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땅 사고 건물 키우다가 힘들어지면 정부 지원만 바라는 지금 상태로는 질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창립 초기부터 '인재가 힘'이라는 철학을 지켜오고 있다. 그의 인재경영은 말이 필요 없다. 제도로 자리 잡고 있다. 대졸 초임 연봉은 3200만원이다. 모든 직원에게 연봉 외에 별도로 연간 150만원 한도 내에서 자기계발비를 지원한다.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취미생활을 하든 상관없다. 뭐든 배우기만 하면 지원해준다. 뭐라도 해야 하는 문화 때문에 경남스틸에는 일찌감치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대리, 과장급 직원이 많다. 대학원, 자격증 등 직무와 관계되는 교육이라면 자기계발비와 관계없이 교육비를 전액 지원해준다.
자녀 수에 관계없이 모든 교육비도 전액 지원된다. 국립이든 사립이든 상관없다. 자녀 출산 시 2년 동안 매월 10만원씩 분유값도 지원한다. 직계존속에 한해 병원비도 자기부담금은 전액 지원해준다. 가족이 난치병에 걸려 연간 수천만 원의 병원비를 회사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직원도 있다. 상을 당하면 300만원을 보조해준다.
2년 이상 근무한 직원은 매년 해외연수의 기회도 제공한다. 경남스틸은 사회 환원 활동도 열심이다. 20년 전부터 회사 이익금의 10%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 아래 장학재단 2개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지원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경남장애인재활협회장으로 활동하며 장애인 취업과 재활에도 공헌했다.
경남스틸이 이처럼 직원과 사회에 투자하는 바탕에는 안정적인 실적이 있다. 경남스틸의 주력 사업은 자동차부품에 쓰이는 철판을 공급하는 것이다. GM대우의 1차 협력사로 등록돼 있으며 전체 매출의 60%가량이 여기서 발생한다. 이 밖에 LG전자에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용 철판을 납품하고 각종 자동차부품용 소재, 배관 소재, 용접봉 소재 등을 만든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1982년 친지가 경영하는 회사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경영에 입문한 최 회장은 10년간 경력을 쌓은 후 자본금 5000만원으로 개인회사를 차렸다. 충분한 경험과 재력 있는 친구들 도움으로 사업 첫 해부터 50억원 매출과 소액의 흑자를 거뒀다. 2011년까지 단 한번도 매출액이 줄어든 적이 없고 적자를 본 적도 없다. 2011년 기준 매출액 3378억원에 영업이익 145억원을 거뒀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와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성장을 이어갔다. 주력이던 자동차용 외장재 사업에서 주로 제품을 납품하던 모델이 소형차였기에 불황에 오히려 관련 매출이 늘어났다.
2000년에는 코스닥에 상장도 했다. 상장 당시 최 회장은 보유 중이던 주식을 10년 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이때 받은 주식을 처분한 돈으로 주택을 장만한 직원도 많다고 한다. 상장 당시 25억원으로 시작한 자본금이 지금은 6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돈 대부분이 사내 유보자금이다.
최 회장은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지속 성장을 위해 해외에서 기회를 모색 중이다. 중국, 일본, 아프리카 등지에서 자동차부품 사업처럼 기존 철강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최 회장은 4년째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경남지부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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