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디오에서는 실용이고, 직업이 엔지니어입니다.
종교가 뭐냐고 물어보면 과학이라고 답하기도 합니다.
한 번은 기독교 전도중인 흑인아줌마가 종교가 뭐냐고 물었을 때, '사이언스'라고 답했는데, 발음이 시원찮았는지 깜짝 놀라더니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이 사람 종교가 '사이언톨로지래'하며 호들갑을 떨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가 몇 년 전에 유체이탈 현상을 경험하고 여기에 글을 올린 적도 있었지만, 과학기술자적인 마음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 딸아이가 친구집에서 자고 왔습니다.
그런데, 그 집은 온 식구들이 귀신을 보는 집으로, 거실에 손이 돌아다니는 것을 함께 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교회 목사를 불러 귀신퇴치 예배를 보고나서 문제가 해결되었는 줄 알았기에 가서 자고 온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 다시 마찬가지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딸이 돌아온 후, 신경쓰지 않았기에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4살 5살 정도의 어런 꼬마 여자 아이 두 명이 함께 놀고 떠들다 웃는 소리를 자꾸 들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새벽 3시~4시 쯤이었습니다.
코가 막혀서 잠이 깨었는데, 그 꼬마 소녀들이 수다 떨다 웃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습니다.
이 시간에 우리 애들 목소리는 확실히 아니고, 이런 소리가 들릴 리가 없는데 생각하면서 귀 기울여 들어보니 근처 도로에서 자동차들 지나가는 소리,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 바람부는 소리로 변했습니다.
아, 내가 잘못 들은 것이구나.
다시 잠이 오면서 몽롱해지니까 다시 두 꼬마 소녀들이 떠들다 웃는 소리로 들립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또 차, 보일러, 바람 소리로 변하구요.
다시 몽롱해지면 소녀들 소리.
그러다가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비슷한 시간에 잠이 깨었습니다.
확실히 코에 문제가 있습니다.
제 골격구조상 코에 할당된 공간이 작아서 어쩔 수 없다는 군요.
그 꼬마 여자 애들이 어떻게 되었을까 불현듯 떠올라서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그냥 평범한 여러 가지 소음들 뿐이었습니다.
그날 아침,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도 같은 소리를 두 번 들었답니다.
묘사하고 흉내내는 것으로 보아 같은 소리입니다.
아내는 아이들이 휴대전화나 컴퓨터 장난을 해놓은 것으로 생각해서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거짓말을 안하는 성격이라 아이들 소행이 아닌 것은 확실합니다.
그렇다면, 이건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사건입니다.
환청같은 것을 겪어본 적이 없는 두 사람이 같은 시기에 비슷한 소리를 들었으며 그것도 딸아이가 귀신나오는 집에서 자고온 다음에 말입니다.
그 이후, 두 세번 정도 더 새벽에 잠이 깨어 소리를 들어보았지만 다시는 그 꼬마 소녀들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그 두 꼬마 소녀 귀신들이 제 집에 와서 좀 놀아보았으나, 아무도 반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 아내도 저도 머리 속으로만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지, 누워있는 자세에서 몸은 꼼짝을 안한 것입니다.
아이들은 워낙 깊이 잠을 자니 말 할 것도 없고.
"뭐야? 이 집 식구들은. 둔해도 너~~~~~무 둔해. 재미없다. 딴데로 가자."
그래서, 어디론 가 가버린 듯 합니다.
좀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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