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수레가 요란하다.
차면 찰수록 조용해지는 법.
어찌보면 배운다는 것은 아집과 독단에서 벗어나기를 배우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진리를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고요.
절대적 진리, 초월적 위치에서 관망하기, 고담준론하는 그 오만함을 내려놓는 것.
결국 인간의 존재조건으로서의 부족과 결여를 인정하고, 그것을 메우려고 노력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절대적 진리는 불가능하며(적어도 인간으로서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드는 생각은
내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만 남게 되는군요.
진리는 독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남과의 상호관계를 통해 구성해 나가는 것.
맑스의 사제를 자임했던 시절에서 벗어나니 진정한 사유의 지평이 열리더군요.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게 됩니다. 지식의 유무와 상관없이
어느 누구나 내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내 적이라고 간주했던 사상가들과 만나고나서 새로운 것을 많이 얻게 됩니다.
하이데거와 친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니 이렇게 자유로울 수가 있었군요.
누구 말마따나 좋은 밤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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