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는 되야 아찔 이라고 할 수 있겠슴둥
때는 1999년 11월경
지가 프로 드라이버 시절 야급니다.
새벽 4시에 교대를하고 어찌 어찌하여 5시경 전농동 지금 롯데시네마 부근을 지나다가 손님을 태웠슴다.
이 분 약간 장거리 손님 이었슴다 (아싸! 얼렁 갔다와서 출퇴근 영업하면 시간대도 좋다!) 기흥 부근의 골프장에 가자고해서리 얼렁 경부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새벽이고 차도 없고 얼렁 갔다 올려고 속도를 150~170 사이로 속된 말로 쌔리 밟고 가고 있었고, 손님은 뒷자리에서 부족한 새벽잠을 보충하고 계셨슴다.
그리하여 수원 톨게이트 부근에 와서 저는 1차로를 가고 있었고 4차로를 제앞 약 3~400 전방에 트레일러가 가고 있었는데 어째 트레일러가 가는 폼이 이상한 겁니다.
어딘가를 꾸역 꾸역 기어 올라가는 것 같다가 마치 폭탄 맞은 것 처럼 차 앞부분이 박살이 나더니 그 파편이 새까맣게 하늘을 뒤덮으면서 비산하는겁니다.
그 장면을 보고 아래 글을 순식간에 생각하고 행동한게 아마 0.1초 이내일 겁니다.
- 이걸 급브레이크를 밟고 서야하나? 하면서 룸미러, 백미러로 후방차량 상황을 봄. 뒤에 차량이 없음 설까 하다가
- 속도계를 봄 약 170키로, 결론 급브레이크 밟으면 차가 돌던가 뒤집어지거나 둘 중 하나 안되겠다 하면서 파편 비산 속도를 순간적으로 봄
- 속도를 줄이면 오히려 파편 한가운데에 들어서서 정통으로 쇳덩어리 다 맞겠다란 생각이 듬
- 결론은 속도를 더 내서 피해가자! 주저없이 악셀을 끝까지 밟음.
차가 더 속도를 내서 나가니 파편이 차 오른쪽으로 지나감 그래도 차오른쪽에 잔 파편이 따다닥!!! 하면서 몇개 맞음
파편 맞는 소리에 자던 손님 깜짝놀라 깨면서 무슨 일 이냐고 물음
손님 차 뒤쪽 한번 보세요 했더니 깜짝 놀람 뭔 일 이냐고 되물음
트레일러 운전자가 졸음운전 하다가 램프 분리대를 들이받은 것 같다고 얘기해줌
암튼 손님 내려주고 부근에 마침 주유소가 있어서 놀란 가슴 진정도 시킬겸 커피 한잔 뽑아들고 파편 맞은 부위를 보니 팬더와 문짝에 조그마한 상처가 몇개 생기고 앞유리도 아주 조그맣게 별모양으로 깨짐
상행선으로 올라가면서 보니까 차량이 완전 박살이나서 잔해가 고속도로 전체를 뒤덮고 있었음 그로인해 하행선 차가 못가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음
이상없이 영업하고 교대시간에 차고지에 가서 얘기했더니 다들 놀람 특히 교대자는 차를 엄청 아끼고 깔끔하게 사용하는 양반이라 차에 상처가 생기니...ㅎㅎㅎ 그러나 얘길 해주니 그만하길 다행이라고 위로받음
차량이 손상되면 원래 회사에서도 지랄을 하는데 상황얘길 해줬더니 그만하길 천만다행이고 속도를 더내는 조치가 쉽지않은데 정말 잘했다고 오히려 칭찬들음.
차량에 난 조그만 상처는 그냥 두기로하고 앞유리 별모양으로 깨진거 땜빵하는 조치로 상황종료.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심장이 쫄깃해지는 사건 이었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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