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필름 끊김 현상 |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 |
2013-01-16 10:53:40 |
|
|
|
|
제목 |
|
|
필름 끊김 현상 |
글쓴이 |
|
|
조영석 [가입일자 : 2005-08-19] |
내용
|
|
Film의 발음은?
필름? 아닙니다.
픰? 맞습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배웠습니다.
우리가 필름이라고 발음하면 영어 원어민은 알아듣지 못합니다.
우리는 철자 그대로 발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콩글리쉬에 해당하지요.
영화는 영사기에서 이 필름이 연속하여 돌아가면서 앞 프레임의 잔상이 뒤 프레임까지 이어지면서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것처럼, 그러니까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인식한거지요.
이런 잔상 현상이 없다면 우리는 2시간 내내 엄청난 사진을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을 받겠지요.
우리가 술을 마시다 잠깐 동안 기억이 나지 않을 경우 소위 필름이 끊겼다고 말합니다.
필름이 끊기면 잔상이 생겨나지 않습니다.
필름이 끊긴 동안은 아무런 잔상 즉 기억이 없습니다.
기억이 없다는 것이지 그런 행위가 없었다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얼마전 교수 한 분과 참치집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정량인 한 병 반을 마셨습니다.
딱 기분 좋은 양입니다.
그 교수님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다른 교수님이 옆 술집에 계시다고 그리로 가서 한 잔 더 하더군요.
다른 술집으로 옮긴 시간이 약 9시경 이었을 것입니다.
가서보니 그 교수님도 한 잔 된 상태였습니다.
양주 반 병은 이미 비워졌고 너덧병의 맥주가 널부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말이죠.
맥주 맛은 평소 마시던 맛이 아니었습니다. 물어 보니 독일산이리고 합니다.
제 경우 가장 좋지 않은 조합이 소주 마신 다음 입가심으로 맥주를 마신 것입니다.
근데 처음 마신 맥주 맛이 좋아 맥주도 상당히 마셨습니다.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 누가 술 값을 계산했는지, 혹여 실수는 하지 않았는지(아마 그토록 술을 마셨어도 실수는 안했을 것입니다. 이걸 덕목으로 삼고 있는 약간은 꼰대기질이 있어서요) 등등
그건 그렇고 도대체 어떻게 집에 왔을까.
집 사람에 의하면 집에 들어온 시간이 새벽 2시가 넘었다고 하니까요.
술 마시고 난 며칠 뒤 학생 출석부에 성적을 기입하고 이를 제출하러 학교에 갔습니다.
거기서 같이 술을 마시던 교수님을 만났습니다.
그 교수님 왈
2차요? 우리 3차까지 갔어요..
그래요 우린 2차를 넘어 3차까지 간거 였습니다.
근데 기억은 2차까지 입니다. 3차는 아마도 몽유병 환자였던 것 같네요.
도대체 몽유병 상태에서 무슨 말을 했을까요.
필름이 아주 끊긴거지요.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