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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섬세함의 차이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3-01-04 16:24:46
추천수 8
조회수   1,736

제목

결국은 섬세함의 차이

글쓴이

윤석준 [가입일자 : 2001-02-12]
내용
저는 애플빠라고 할만큼 애플 기기를 많이 가지고 있지도 않고

또....효용이 별로 많지 않아 IT 기기를 주렁주렁 많이 가질 형편도 못됩니다.



그런데 아이패드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서 몇 자 써봅니다.



애플이 마케팅에서는 욕을 많이 먹지만,

애플이 돈을 먹인 것도 아닌데, 사생팬처럼 목숨걸고 그 편을 드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삼성을 그렇게 목숨걸고 비호하는 사람은 별로 못봤네요)

그만큼 사람들을 뿅 가게 하는 뭔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애플빠인 사람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봅니다. 그렇게 옹호한다고 애플이 알고 자기한테 아이폰 하나 던져주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그만큼 제품에 대한 신뢰가 높은 거죠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면,

(제가 문득 생각이 난 이유가 되는 예)



제 아이패드 화면에 지금 'Daum'이라는 어플이 있는데,

오른쪽 위 배지(애플시스템인데 업데이트 등이 되면 숫자가 써집니다)에 '4'라고 숫자가 써져 있습니다.

아이패드에서 저 뜻은 '업데이트 할 게 4개 있다' 혹은 '내가 보아야 할 글이 4개 있다'라는 뜻이죠.

이 시스템 자체도 굉장히 놀라운 겁니다. 정말 편리한 기능이죠. 애플이 만든 시스템입니다.



그런데.....제가 '어? 누군가가 내 글에 리플을 달았나?'('다음' 어플에서 배지 숫자는 내가 쓴 글에 리플이 달리거나 할 때에도 숫자가 올라가니까요)하는 생각이 들어서 누르고 들어가면, 어플 안에서 진짜 업데이트나 리플 숫자는 '0'입니다. 이미 본 거란 거죠.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을 드리면, Daum 어플은

1) 새 메일이 오거나

2) 내가 쓴 글에 리플이 달리거나

3) 내가 쓴 글을 누가 퍼가거나

4) 업데이트 할 것이 있거나

할 때.....다 저 배지 숫자가 써집니다.



그런데 들어가 보면 새 글이 없는 건,

아이패드에서 그 어플을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컴퓨터 등에서 이미 메일이나 리플을 확인한 경우죠. 즉.....바탕화면의 아이콘에는 배지 숫자가 표시되는데, 정작 들어가보면 새로운 내용이 없기 때문에 바탕화면과 불일치가 일어나는 겁니다. 즉....이 어플은 자기를 실행하지 않으면, 스스로는 변경내용을 고치는 기능 자체가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걸 만든 사람의 사고는 수평적이죠. 모든 사람이 이 어플로만 확인할 때나 숫자가 맞는 겁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어처구니없죠. 철저히 제작자 지 생각대로입니다.









자.....그러면 생각을 해보겠습니다.

그럼....다른 어플들도 다 그러냐?

문제는 그겁니다. 전혀 아니란 거죠.

예를 들어 아이패드 자체에 메일을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이 기본내장되어 있죠.

분명 새 메일이 있으면 숫자가 표시됩니다만,

제가 컴퓨터로 그 메일을 읽어버리면 배지 숫자는 올라갔다가도 나중에 다시 없는 걸로 알아서 바뀝니다.

즉.......사용자가 공연히 삽질할 필요가 없는거죠.



Daum 어플을 쓰면서는 (제가 아이패드보다 주로 컴퓨터 앞에 있기 때문에) 거의 모든 배지 숫자가 이제는 실제와 안맞고 이미 다 확인한 거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아예 '저 숫자는 틀렸다'고 인식을 하고 봅니다. 이런 멍충이같은 짓이 어딘답니까?

사용자가 이 어플을 쓰면 끊임없이 삽질을 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은 '저건 틀렸어'가 고정됩니다. 말하자면.....최소 이 어플에서 저 배지 기능은 아무 쓰잘데 없는 기능인 거죠. 정말 편리한 기능인데, 적어도 이 어플에서는 있으나 마나한 기능입니다.



이게 바로......'섬세함의 차이'이죠.

우리나라 기업들이 애플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바로 이 '섬세함의 차이'입니다.

저는 과연 Daum이 기술력이 없어서 이걸 구현 못하느냐?.....아니라고 봅니다.

분명히 기술력으로는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하지 못하느냐? 문제는......그들이 사용자의 입장에서 기기를 바라보지 않고 제작자의 입장에서밖에 기기를 볼 수 없다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사용자가 '사용할 때 편리한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고, 자기들이 그걸 만들어 내는데에만 포커스가 있습니다.

게다가......우리나라 IT계통 제작자들....대부분의 경우 극심한 제한시간의 압박과 비창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세세한 것에서 만족을 느낄만한 시스템을 만들기 보다는, 윗사람에게 지적당하지 않을 정도를 한다는 것이지요. 과연 거기에서.....좋은 제품이 나올까요?



저는 근본적으로 삼성물건이 애플물건과 다른 점이 이런 거라 봅니다.

삼성....카피의 제왕이죠.

하지만 (요즘은 정확히 잘 모르지만) 수년 전에 제 주위에 삼성 다니는 사람 많았을 때....근무조건 보면 기도 안 찼습니다. 매일 밤 11시, 12시는 기본이고, 사람 쥐어짜고, 감시하고, 과업을 만들어 내게끔 압박하고........과연 이런 환경 속에서....우리가 흔히 인터넷에서 '구글본사의 놀라운 작업환경' 같은 걸 찾아보면서 느낄 수 있는....그런 여유로움과 창조력이....나올 수 있을까요?



근본적으로 이길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삼성이 애플을 앞서고 있는 것이 절대 삼성의 힘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삼성은.....절대 지들 스스로가 개발한 것으로는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습니다.

애플이 이미 해 놓은 것을 끝없이 카피해서 그 자리에 올랐죠. 자....그럼 만약 삼성이 1위 독주를 하고 애플이 망했다 칩시다. 경쟁상대 없는 1위인 삼성이 애플이 하는 걸 해낼 수 있을까요? 저는 못한다 봅니다. 직원의 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즉.....섬세함을......따라올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한국제품(저는 PDA를 20년 가까이 써온 사람입니다)......사용자가 기능을 익혀서, 제작자가 맞추어 놓은 시스템에 '적응'을 해야 되는 분위기였지, 애플처럼 저렇게 사람이 편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손으로 가볍게 그리고 터치할 수 있는 시스템, 화면을 슬라이드 하면 넘어가는 시스템.....이런 것들이 본질적으로는 '기술능력의 첨단화'에서 나왔다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에서 나온 기술들입니다. 삼성이 그걸 할까요? 갖은 특혜와 정부의 비호 속에 있는 집단이.....과연 그렇게 할까요? 차라리...."내가 스탠다드를 만들테니, 소비자 너희는 우리가 정한 대로 따라와!"....이게 삼성 마인드입니다.



주저리 주저리 글이 길어졌지만 요지는 그겁니다.

Daum 어플을 쓰면서, 한국기업들이 소비자의 이런 사소한 점들 하나도 제대로 기술개발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말 그대로 '섬세함의 차이'입니다. 이것을 극복해야, 진정한 의미에서의 친인간적 기술이 나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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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42kim@hotmail.com 2013-01-04 16:37:25
답글

음악앱 실행화면에서 맨 아래 볼륨조절하는 원형 버튼이 금속을 깎은 택스쳐인데 이게 아이폰을 기울이면 반사가 되는것처럼 변합니다. 아무도 이런거에 신경안쓸텐데 정말 감탄할수밖에 없어요..<br />

이정호 2013-01-04 16:41:23
답글

IT 프로젝트 하는 사람들 정말 개고생합니다. <br />
<br />
프로젝트 비용은 최소화하고 기간은 최대한 단축시키고,,,,,,<br />
<br />
이런 비합리적인 것을 사람들을 조지면서 커버합니다.<br />
<br />
이러니 프로젝트 결과가 떨어질수 밖에 없는데....이러면 또 잔인하게 조져 됩니다.<br />
<br />
이런 사람들이 애플과 같은 창의력이 발휘되기 만무하죠. <br />
<br />
사람이 먼

정기섭 2013-01-04 16:41:40
답글

삼성하고 애플은 근본적으로 다르죠.<br />
<br />
일단 삼성에서는 OS를 만들지 않으니까요.<br />
<br />
구글이 있으니까 지금같은 대결이 될 수 있는겁니다.<br />
<br />
기기로만 보자면 삼성폰 아이폰 이긴 한데요.<br />
<br />
애플이 이렇게 몰리는 것은 구글의 힘이 더 큽니다. <br />
<br />
사실 삼성이 이렇게 까불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작 하드웨어 제작 업체가 누가

윤석준 2013-01-04 16:45:07
답글

기섭님 말씀이 옳습니다. <br />
사실 삼성 VS 애플 구도가 가능한 것도 <br />
'안드로이드'라는 것 때문인데, 그것도 역시나 창의적인 회사인 구글에서 나온 거니까요.

구현회 2013-01-04 17:02:30
답글

근데 홈버튼 좀 우찌 해 줬으면. ㅡㅡ; 1년 가량 썼는데 안 눌러 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우띠.

류준철 2013-01-04 17:15:47
답글

저도 아이폰4 쓰다가 지금은 안드로이드 쓰는데요...<br />
<br />
아이폰 소프트웨어의 섬세함과 배려심 창의성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br />
<br />
화면 전환의 부드러움이 딜레이타임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서성원 2013-01-04 17:50:36
답글

괜히 사용자 중심 어쩌구 친어쩌구 나온게 아니거든요<br />
저도 아이폰 딱 일주일 써보고 반했어요<br />
물론 부분적으로 불편한것도 있지만요 <br />
잡스&#54973;님 일찍 가신거 너무 안타깝구요<br />
어&#52256;든 잡스가 없는 애플은 요즘 좀 이상해지고 있어요

이종수 2013-01-04 18:12:23
답글

홈버튼은 딱밤은 좀 때려주면 사이에 낀 먼지 나오면서 다시 살아납니다....

김기홍 2013-01-04 19:03:33
답글

정확히는 애플이 그렇다기 보다는 잡스가 그렇다고 봐야죠..<br />
잡스는 매우 섬세하죠. 다른면도 있구요 <br />
<br />
예를들면 <br />
한 일화가 있습니다. 잡스의 성질 유명하죠… 한번은 잡스가 디자인팀을 모두 모아놓고 일갈했습니다. 새로운 맥을 디자인하는데 "절대로 절대로 나사하나 있어선 안된다"고 했죠.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졌습니다. 헌데 이 프로토타입 맥의 손잡이 아래로 나사 하나가 발견됐습니다. 그 부분을 디자인

김승수 2013-01-04 19:07:11
답글

현회스님 홈버튼 눌러주는 어플도 있습니다 ...^^

yws213@empal.com 2013-01-04 20:14:01
답글

<br />
현회님, 홈버튼을 화면에 로드할 수 있습니다.<br />
일반에 가셔서 설정 누르시고 손쉬운 사용에 가셔서 Assistive touch를 눌러서 작동되도록 파랗게 만드세요.<br />
그러면 바로 화면에 홈버튼이 나타납니다.

정현철 2013-01-04 22:31:19
답글

예전엔 삼성이 사람 쥐어 짰는데 지금은 근무 환경이 바꼈습니다.<br />
사촌 동생이 삼성에서 갤럭시 소프트웨어 제작을 하는데요. 몇 년 전부터 바꼈다고 하더군요.<br />
1시까지 자율출근 제도이고,,, 일정 시간만 채우면 퇴근도 자유라고 하네요. 상사 때문에 퇴근 못 하고 그런 게 없다네요. 일단 근무 시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br />
및 분위기도 외국 회사처럼 자유롭다고 하더군요..<br />
동생은 보통 .

박용선 2013-01-04 22:38:20
답글

ㅎㅎ <br />
아이맥 <br />
아이북 <br />
파워북 <br />
맥북등등 <br />
애플기기들이 <br />
디자인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해 <br />
비싸게 많이도 팔아먹었지만<br />
소비자에게는 사용하다 고장이라도 나면 <br />
꼭 AS센타를 찾게 만들어서 적지않은 돈을 지출하게 만들었습니다<br />
<br />
컴퓨터기기들이 하드디스크는 자주 고장이 나는 것인데도<br />
소비자들이

김현규 2013-01-05 02:46:50
답글

애플의 기본정신이 복잡한 기기의 모습들을 사용자가 알 필요가 없다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br />
<br />
<br />
그리고 정 수리하고 싶으면 못할건 없는것 같던데요..? 맥이든 아이폰이든.. 요즘 자가수리 많이들 하시더군요.<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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