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가 잘 맞는다~
눈이 펑펑 내린다.
눈은 같은 눈인데, 바라보는 사람의 나이나 환경에 따라 받아들이는 시각이 다르다.
당장 앞날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없는 어린아이들은,
눈썰매를 타고, 눈덩이를 굴려가며 눈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눈밭을 뒹굴며 추위에 볼이 빨갛게 얼어가도,
춥기는 커녕 노는 재미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줄을 모른다.
어떤이는 난방이 잘된 거실 소파에 앉아,
한손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커피잔을 들고,
눈나리는 창밖풍경을 바라보면서,
그옛날 30 여 년 전 아내와의 첫데이트를 떠올리며,
그때도 저렇게 함박눈이 소리없이 내리고 있었지...
그때의 아내모습은 정말 예뻤는데...
그러면서 주름진 눈을 지긋이 감고, 잠시 옛추억에 잠겨 보기도 하고...
어떤이는 남들 곤히 잠든 새벽녘에,
3 일이 멀다하고 내리는 눈때문에,
빙판길 사고방지를 위해 언손을 비벼가며 제설작업을 하기도 하고...
하루하루 파지를 줏어 생계를 이어가는 어느 할머니는,
빙판길이 되어 리어커를 못끌게 하는,
저 눈송이들이 원망스럽다.
어떤이에겐 웃음이고,
어떤이에겐 추억이고,
어떤이에겐 고생이며,
어떤이에겐 아픔이다.
저 쏟아지는 눈송이는, 사람들이 자기때문에 웃고 운다는걸 알기나 할까...?
새해 첫날...
눈이 내린다~
기와집에도 내리고,
스라브집에도 내리고,
아이의 머리위에도 내리고,
어른의 머리위에도 내리고,
좋은사람 머리위에도 내리고,
나쁜사람 머리위에도 내리고...
이세상 모든것을 덮을듯이 눈이 내린다.
세상이 하얗게 덮이면,
사람의 마음도 하얘지려나...
새해 첫날...
이런 내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이 내린다.
그렇게 속절없이
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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