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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의 무서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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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08:19: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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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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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의 무서움...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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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가입일자 : 2009-06-24]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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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지인들이 모여서 식사를 한다고 했는데 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의 당선을 바라고 있던 분이 당선되면 한우 고급으로 당선턱을 사겠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녔는데 어제 산다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문재인의 당선을 열렬히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박근혜의 당선을 기뻐한 것도 아니었기에 가서 얻어먹는다는게 좀 뻘쭘스러웠습니다. 아내와 의논을 하고 그냥 집에서 쉬기로 하고 둘이서 오븐 돌려 브라우니 만들어 먹고 쿠키 구워 먹었습니다(크리스마스에 다들 이정도는 하시죠?)
그리고 컴을 켜고 페이스북에 들어가 페친들의 글을 확인했습니다. 한동안 쉬고 있다 최근 몇몇 분들이 페이스북에 열을 올리고 계셔서 다시 들락거리고 있는데, 다들 잘먹고 잘사는 분들입니다.
와싸다에도 그렇지만 속칭 많이 배웠고 많이 버는...기득권 분들이 많으십니다. 저도 IMF 때 어려워져서 배움을 그만뒀지만, 직장 사람들이나 어울리는 사람이 그런 기득권자들이 많고, 아내도 건설관련업을 하고 있어 그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 주위에서 만나보는 그런 분들은 30~50대까지 다양하지만 대부분 합리적인 사람들이었고, 새누리당을 지지하더라도 말도 안되는 소리...속칭 말하는 꼴보수 같은 소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페친들의 페친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면서 많이 놀라고 있습니다. 좋아요로 동의하는 내용의 글들과 그들이 친구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글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들은 많이 배웠고 많이 버는 사람들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번 윤창중의 대변인 취임을 보고 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저는 황당하기 그지 없었고 저런 거지 같은 인간을 쓰는걸 보니 박근혜 정권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것 같아서 많이 답답했습니다. 박근혜에게 일말의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그런데 제 페친들의 페친이 이런 소리를 합니다.
'윤창준이 대변인으로 발탁되었다. 적절한 인사다. 박근혜 당선자가 그녀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으로 윤창준을 선택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복지와 진보의 탈을 쓰고 불법을 저지르며 국민들을 선동하는 세력들에 대해 이명박처럼 물렁하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 그들은 각오해야할 것이다.'
여기에 제 페친들도 좋아요를 누릅니다. 그리고 페친의 친구들도 좋아요를 누르고 동의하는 내용의 댓글들이 이어집니다.
어떻게 저런 소리에 좋아요를 누르고 좋다고 댓글을 달 수가 있는지...충격적이었고 머리가 아파져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인권탄압사례들...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억압했던 기억들...그런 것들을 몰라서 저러는건지 알고도 외면하는건지...결국 그들이 바라는 것은 듣기 싫은 소리 안들리는 세상이라는 것인데...휴...답답합니다.
저는 특정 정파에 휘둘리는 것 싫어하고 극단적인 논리에 경도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려고 애쓰는 편입니다(그래봐야 주관적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의 이런 정치적 취향 때문인지 주위 사람들도 극단적인 빠들은 잘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과는 맞지 않으니 어울리지도 않구요.
그래서 많이 배웠고 많이 버는 사람들은 새누리당을 지지해도 어느정도의 합리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주위 사람들이 합리적이었기에, 그런 줄로만 알았습니다. 속칭 ~빠, 꼴보 라고 지칭 되는 사람들은 무식하고 못배워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 취향이 그렇다 보니 제 앞에서 그런 이야기를 안했던 것 뿐이었습니다. 가슴 속 깊이 생각하고 있는건 무식한 꼴보들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자신이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나쁜 것들은 아예 안보고 외면하는 것은 노빠라고 하는 것들과 다를게 없었습니다.
이런 간극들...서로를 이해하려하지 않고 아예 없애버리려는 생각들...답답하고 한숨만 납니다. 해결할 수도 없고 해결되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계속 봐야합니다.......................
결국 저는 또 자기합리화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야할겁니다. '정치는 우리 일상 생활에 작은 부분일 뿐이고, 정치적 성향을 제외하면 저 사람들이 나와 맞지 않는 건 아니잖아. 정치 이야기만 안하면 되는거지...'라고 말입니다.
인간에 대해 다시 한번 회의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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