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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지역감정 바로보기 - 경상도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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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4 01:37: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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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지역감정 바로보기 - 경상도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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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가입일자 : 2009-06-24]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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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에도 매번 민주당이 패한 선거에서 늘 나오는 이야기가 다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경상도는 맹목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있고, 그들은 숫자가 많기 때문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을 고립시키는 포위구도를 형성하고 경상도를 분열시킬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이길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마치 경상도를 넘어야할 벽처럼 이야기하며, 경상도가 대한민국을 역행시키는 것처럼, 호남은 광야를 떠도는 유대민족처럼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는 민주당 지지세력에게 쉽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로 서프라이즈 대표인 서영석씨의 '왜 유시민인가'라는 책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경상도 출신인 유시민이 경상도를 분열시킬 수 있어 적임자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상도는 하나의 단일 정치세력으로 규정할 수 없고, 맹목적으로 보수집권여당을 지지한 적도 없습니다.
하나씩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경상도(TK와 PK)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단일 세력인가?
역사적으로 TK와 PK는 전혀 다른 정치적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TK는 박정희 정권때부터 집권여당의 지역기반이었지만, PK는 대표적인 야당도시로 김영삼의 정치적 지지기반이었으며, 박정희 정권 붕괴의 도화선이 되었던 부마사태를 일으킨 지역입니다.
이 두 지역은 그 이후에도 정치적으로 융합하지 못했고, TK는 신군부의 민정당의 지역기반이 되었고, PK는 여전히 김영삼의 지역기반으로 야당지역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민주화 이후에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로 분열된 지역구도 속에서 여전히 다른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태우의 집권 이후 총선에서 민정당의 참패는 3당합당을 낳고 드디어 민자당의 깃발 아래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청이 연합하게 됩니다. 하지만 김영삼은 야당지도자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강한 보수색채를 띠고 있는 대구경북을 쉽게 끌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킹메이커 김윤환이 전설의 선거구호 '우리가 남이가'라는 슬로건으로 TK를 PK와 연대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슬로건은 역설적으로 TK와 PK가 남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죠. 남이었기 때문에 남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어째튼 이 연합은 김대중 포위구도를 형성하고 대선에서 완승을 거두어 김영삼의 문민정부시대를 엽니다. 이렇게 형성된 문민정부가 잘 운영되었다면 김종필이 꿈꾸었던 자민당식 장기집권이 가능했겠지만, 김영삼은 본인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믿고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민주계의 당내쿠데타를 통해 민자당을 장악하고, 민정계, 공화계를 숙청하게 됩니다.
숙청당한 민정계와 공화계는 연합하여, 자민련을 창당하게 되고 TK는 자민련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신한국당을 경남지역당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 이유는 김영삼의 민정계 숙청, 그리고 지역숙원이었던 위천국가공단 좌절과 삼성자동차공장 건설계획 백지화 때문이었습니다. 위천국가공단은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환경문제가 생긴다는 부산의 반대로 좌절되고(당시 페놀사태의 후유증으로 수질에 민감했었습니다. 부산사람들이 대구사람들에게 낙동강 똥물 만든다고 반대하면서 대구시청앞에서 원정데모도 했었지요), 달성군에 들어오기로 했었던 삼성자동차 공장은 당시 김영삼 정권이 '공장을 부산에 건설'을 조건으로 자동차생산허가를 내준다고 해서 부산에 뺏겨버렸습니다.
그래서 당시 대구지역에서는 '부산경남'이라면 치를 떨었던 시기였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대립하던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이 정치적으로 같은 당을 지지하게 된 것은 97년 대선에서부터입니다. 당시 DJP연합으로 경상도 포위구도가 이루어졌고, 김대중에 대한 거부감이 대구경북, 부산경남 가릴 것 없이 이회창을 지지하게 되는 원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회창을 적극지지한다기 보다는 '김대중은 안된다'라는 개념이었기 때문에 이인제가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했었습니다.
즉, 신한국당(한나라당)이라 무조건 지지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성향대로 이회창과 이인제가 나눠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 반DJ로 뭉쳤던 시기를 제외하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은 다른 정치적 컬러를 지니고 있습니다. 지지난 총선에서도 대구경북은 한나라당을 지지했지만, 부산경남에서는 강기갑 전 의원의 당선을 보여줬고, 지방선거에서도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당선에서 볼 수 있듯이 대구경북과는 다른 성향을 보여주었습니다.
2. 대구경북은 맹목적으로 새누리당(한나라당, 신한국당)을 지지하고 있는가?
위에서 언급했듯이 대구는 96년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민자당이 아닌 자민련을 지지함으로 충청권과 연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후 한나라당 시절에도 이명박이 당을 장악한 이후 공천학살 된 박근혜 계파가 무소속 및 친박연대로 출마하자 한나라당이 아닌 박근혜계파를 밀어주었습니다.
이렇게 대구경북은 무조건적으로 보수여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이익에 따라 정치세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3. 이번 대선에서 경상도는 한 목소리를 내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였는가?
이번 대선 결과는 전라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문재인과 대구경북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박근혜의 대결구도였습니다. 이 둘은 해당 지역에서 80% 이상의 몰표를 받으며 확고한 지역색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부산경남은 달랐습니다.
부산경남에서는 6:4로 박근혜와 문재인으로 표가 나뉘었습니다. 이는 충청도의 56:44, 강원도의 62:37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특별한 지역색을 보였다기 보다는 전국적인 투표성향과 비슷한 정도의 지지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은 문재인이 전통적으로 전라도 지역의 지지정당인 민주당의 후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결과라고 할 것입니다.
이것은 이번 대선에서 경상도가 TK와 PK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는 증거라고 볼 것입니다.
4. 결론 - 하나의 경상도는 없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보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은 여당지역과 야당지역으로 근본부터 정치적 색깔이 달랐으며, 한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은 97년 대선에서가 처음이었다는 것과 이인제가 보여줬듯이 제3후보의 파괴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고, 문재인이 보여주었듯이 집권여당의 후보가 아니라 하더라도 40%의 득표가 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집권여당일지라도 지역정서와 맞지 않으면 표를 주지 않는다는 것도 96년 총선 결과, 강기갑의 당선, 김두관의 당선 등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그들은 '경상도'라고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뭉텅거려서 하나로 언급합니다.
'경상도'의 인구는 '전라도'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에 '전라도'의 승리를 위해서는 '전라도'가 단결하고, '경상도' vs '비경상도'의 선거구도를 만들고, '경상도'를 분열시켜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구도를 만들어도 '가까스로' 승리할 수 있다면서 '경상도'의 고립과 '전라도'의 단결을 유도합니다.
'경상도는 새누리당(한나라당) 간판만 달면 개도 당선된다'라는 식의 유언비어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이야기에 휩쓸려 동조하며, '경상도가 맹목적인 지지를 반성하고 바꾸어야 우리나라가 변할 수 있다'등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상도의 몰표가 없었다면 이길 수 있었다고 자위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십시오. 이번 선거에서 경상도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TK의 몰표와 전라도의 몰표는 서로 상쇄되어 선거의 변수가 되지 못했고, 승부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갈렸습니다. 민주당과 문재인이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예전 노무현 정도의 지지도만 얻었어도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왜 그들은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경상도로 돌릴까요?
이것은 그들의 책임을 희석시키고, 경상도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며, 지역기반인 전라도를 하나로 뭉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즉, 거대한 적이 있어야 더 강고하게 단결할 수 있기에 그들의 지역기반을 지키기 위해 '보수집권당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경상도'라는 허위의 개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대구경북 및 부산경남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하지 못해서 패배하는 것을 마치 광신에 가까운 지역감정의 탓이라고 호도함으로 그들의 무능함을 덮어보려는 시도에 다름 아닙니다.
제발 근거 없이 지역을 가지고 욕 하지 마십시오. 그 지역에서 표를 얻지 못한 그들의 무능을 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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