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방송을 보면서 나라가 미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떻게 독재자의 딸인 박근혜를 이렇게 찍을수가 있지?
하루가 지나면서, 이 생각이 얼마나 위험하고, 오만한 생각이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유신시대를 살았던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
굶주리던 이 나라를 잘 살게 만든 주역...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해외에 나가서 돈을 벌어오고, 전쟁에 참여하고..
가난했던 나라를 살만한 나라로 바꾸었던 우리의 어른들이
그래서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존경받아야 할 세대인데
그 공로를, 그 존경을 박정희 대통령이 강탈해갔습니다.
그 모든것을 자신이 했다고, 국민들을 세뇌시켰습니다.
이러한 상황인식 없이, 우리들은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를 비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아픔은 생각하지 않은채 말이죠..
굶주리던 나라를 이렇게 성장시켰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유신시대를 경험하지 않고 머리로 이해하는 우리들이 단지 논리적으로 옳고 그름만 판단하니,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그동안 살아왔던 인생을
부정당하는 충격을 받으셨던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부모님 세대를 존중하기 보다는
박정희가 잘못되었다고 가르치려고 한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설사, 우리가 가르치려는게 옳다고 해도,
부모님 세대에게는 자신의 인생을 부정당하는 엄청난 충격이었을텐데
존경과 사랑으로 말하지 못하였고,
날선 비판과 논리로 이야기 했습니다.
어찌되었건 결과는 나왔고, 투표 결과로 인해 48%는 심한 내상을 입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감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TK부터 민영화를 시작해야한다던지, 누구 때문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던지..
이렇게 한다고 우리의 시린 가슴을 채워줄까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투표했던 51.6%의 대다수의 분들도 삶이 고되고, 팍팍하여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아프도 부모님 세대도 아픈데, 이렇게 분열해야 되나 생각을 합니다.
젊은 혈기로 분노를 주체 할 수 없어서 잠시 과격한 글을 쓸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의 부모님입니다.
적대시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서로 위로 해야하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제 기사를 보니 표창원 교수님께서 광화문에서 프리허그를 하시더군요.
표창원 교수님도 경찰이 이 지경이 된것이 너무 가슴이 아프실텐데,
이 추운날 밖에 나와서 사람들을 위로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이 분의 모습에서 참 어른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제 시작입니다.
청년들을 위로해 주십시요
그러면, 이 청년들이 참 어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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