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안옵니다. 울 아부지 거제도에서 전화 하셨네요.
아부지 대뜸 " 내 머라 카더노. 문재인이 그거는 빨갱이라 안된다 캤재?"
가뜩이나 치킨 공주님께서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한다고 방송 3사에서 열심히 써킹을 하는 마당에 아버지 전화는 완전히 좌우뇌의 평형을 무참히 깨버리네요.
대선 전부터 그토록 논리적으로 아버지를 설득하려 했는데 돌아오는 말은 "젊은 느그들이 뭐를 알겄노? 맨날 콤쀼따에만 앉아 있는데 세상 돌아가는거 알겄나?" 인터넷으로 정보를 검색할줄 모르는, 자발적 정보검색이 불가능한 세대들은 정치 찌라시나 조중동의 기사가 그들이 아는 세상의 전부입니다, 마사오 씨의 과거 친일 행각과 마사오씨 미화 작업등을 참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드려도 좀 처럼 인정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려 하지 않네요. 그냥 그들에겐 마사오씨가 가난으로 부터 그들을 구제해준 메시아요, 민족을 살린 영웅입니다.
개표방송을 보시고 기분이 좋아서 술 한잔 걸치고 의기 양양하게 전화 하셨네요 " 봐라 니는 아직 멀었다. 사람들이 바보 빙신들이라서 문재인 안뽑는 줄 아나? 느그같은 젊은 것들이 똑똑한 척 해봐야 전부 헛똑똑인기라."
아무말 안하고 그냥 끊었더니 계속 전화벨이 울립니다. 이럴때는 정말 우리 아버지지만 너무 밉고 싫습니다.
늙은이들의 무식한 아집이 싫고 그런 무식한 노인들을 거짓으로 선동하는 누군가도 구역질 나도록 밉습니다
우리 아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선사해주고 싶은데 너무나 힘이 듭니다.
이글이 자폭이나 자살테러라 하더라도 후회 하지 않습니다.
외국 생활을 할때 봐온 우리민족의 우수함은 내가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된 시스템과 제대로 된 사회 안전망만 갖춘다면 그 어느나라보다 잘 살수 있는 역량을 가진 민족인데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한탄이 이해가 갑니다 " 아! 한이로다. 정녕 무식이 한이로다."
알렉시 드 토크빌의 말처럼 우리는 정말 우리 국민들의 수준에 맞는 딱 그만큼의 지도자를 고른 것일까요?
토크빌의 말이 유독 우리 민족에게만 적용이 되지 않는듯 하여 숨을 쉴수 없이 답답합니다
정치는 권력을 다투는 육식 동물들의 전쟁입니다. 선거는 그들이 하는 싸움의 방식이고 지면 모든것을 잃고 이기면 모든 것을 얻습니다. 맘씨 좋은 변호사 아저씨와 노란 목도리 두르고 다니는 무리들의 음흉 스러운 욕심이 한없이 원망 스럽네요.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민심하나 제대로 읽지 못하고 판세도 읽지 못하는 어리석음이 우리를 주저 앉히네요
가만히 식탁에 앉아 공항 면세점에서 손 달달 떨면서 사온 로얄 샬루를 마구 들이 킵니다
향기로운 주향 보다 텁텁한 쓴맛이 느껴집니다.
오늘은 그냥 잠이 안옵니다. 꼭 실연 당한 것 처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