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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좌절,눈물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12-20 16:34:20
추천수 1
조회수   469

제목

현실,좌절,눈물

글쓴이

강정오 [가입일자 : 2004-12-15]
내용
동네에 친한 형님이 계십니다.

강원도 출신이고 어려서 부모님 이혼하시고 아버지는 젊은 나이에 진폐증과 중풍으로 몸져 누우셔서 중학교 졸업하고 밑으로 동생 셋과 병든 아버지를 부양하는 소년가장이 됬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모진 고생중에 벼라별일 다하던중에 공장에서 일하다가 손이 절단되는 사고로 장애까지 생겼으니 말 그대로 개고생 했다고 합니다.

14년전에 이곶 김포 촌구석에 돈 한푼없이 정착하여 밤늦게까지 막노동 해가며 자리잡아 결혼까지하고 지금은 촌구석에 조그만 빌라지만 집도 소유하고 가족들과 오손도손 잘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병든 아버지도 5년전에 집에 모시고 형수가 대소변 받아내며 병수발 들고 있고요.

아버지는 평소에 운동삼아 산책하자고 권해도 본인이 힘이드시니 거부하십니다.

그러시던 분이 어제가 아버지 생신이기도 해서 떡하고 전이랑해서 드시고 바람쐬러 가시자고 하니 박근혜에게 투표하신다고 데려다 달라고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형님이랑 형수님이 설득하시면서 기왕이면 손주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문재인에게 투표하시면 어떠시냐고 권유하자 들은척도 안하시더랍니다.

그리고 저녁에 투표결과를 보니 울화통이 터져서 어린자식들 그렇게도 고생시키셨던 그리고 손주들까지 걱정하지 않은 아버지가 그렇게 밉다고 눈물을 보이시더군요.

저도 괜시리 우울하기도 하고 답답한 마음에 같이 쓴소주 한잔 마시니 눈물이 나더군요.

제가 해장국 장사를 한지 15년정도 되다보니 단골손님들이 꽤 있는편인데요.

평소에는 상식도 있으시고 사리분별력이 있으신 어르신들이나 어린 친구들도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빨갱이"니 "좌빨"이니 "관심 없다"니 "그놈이 그놈이다"니......

오늘 손님들 표정들 보니 누굴 지지했는지 딱 보이더군요.

저보고 비아냥 거린 손님도 있으시길래 민간보험이나 몇개 잘 들어놓으라고 전해줬습니다.

왜그러냐 물어보기에 정 궁굼하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직접 알아보라고 했네요.

이젠 일일히 설명하고 설득하기에도 조금 지치네요.

아무튼간에 또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잊혀지고 하겠지요.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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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철 2012-12-20 17:15:13
답글

해장국에 술한잔 같이 마시고 싶습니다 ㅠㅠ

강정오 2012-12-20 17:19:05
답글

정승철님 저두요ㅠ,.ㅠ

문경식 2012-12-20 18:37:30
답글

나는 그 아버님 마음이 이해될듯도 합니다. 소년탐정 김전일 버전입니다.<br />
진폐증은 탄광에서 일할때 생깁니다. 그아버님은 박정희 시절에 조국의<br />
영광된 미래를 향하여, 잘살아보세라는 목표로 인생막장이라는 탄광에서<br />
일했을 겁니다. 진폐증 생기고 박정희, 전두환,노태우 시절까지(내가본한도내에서)<br />
진폐증은 나라에서 무상관리해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국가유공자죠.<br />
이제 시절은 변하고 자신의 청춘

강정오 2012-12-20 19:05:22
답글

문경식님 저도 형님 아버님의 마음 이해는 됩니다.<br />
하지만 자식들이 그리고 손주들 위해서라도 라고 간곡히 부탁드렸는데도 거부하셨으니 형님이나 저나 더 속이 상한 겁니다.<br />
저희 엄마 그리고 외갓집 식구들 그리고 처가 식구들 참고로 부산입니다.<br />
그 분들 전부 자식들 손주들을 위해서라며 마음 움직이신 분들입니다.<br />
이번 선거는 상식이 몰상식에게 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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