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학자 하비 콕스의 대표작 『세속도시』는 68혁명 시대를 대변하는 신학 작품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책의 요지인즉, 성과 속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신이, 예수가 세상 속에 들어와 신 스스로 성속의 분리를 깬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세상 속에 들어와 성속의 분리를 깬 예수의 정신을 본받아 정의와 평등, 평화를 위해 나가는 신의 전위대로서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콕스는 이같은 관점에서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의 악령 퇴치 설화의 의미를, 예수의 생애 자체가 당시 세상 속에 파고들어 있던 악령들과 맞서 싸우는 혁명적 삶이었음을 설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다라고 읽습니다.
때문에 현대를 사는 우리도 예수를 따라 우리 세상 속에 뿌리박고 있는 악령들에 맞서 싸우며 자유와 정의를 구현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우리 세상 속의 악령, 너와 나 사이의 악령, 네 속의 악령, 내 속의 악령,
이것들이 얽히고 설키고,
어떤 때는 이런 모습으로, 또 저런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당연하겠지만,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박정희 망령'이라 이름붙여 부르지만, 이것 또한 단순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장년층, 은퇴 이후 노년층이라는 세대의 문제와 맞물려 더 중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치인들,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의 전문가들은 늘 뒷북만 칩니다. 지진이 나고서야 진앙이 어디냐, 지진파가 어떤 거였냐 분석이니 뭐니 합니다.
이래갖고서야 악령에 사로잡힌 세상, 개인들, 그 악령의 담지자인 수구 기득권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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