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재우고 일찍 자다가 문득 깨어 전화기로 상황을 확인했습니다..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한참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아침에 지인들의 블로그를 확인하니 대부분 저랑 비슷한 심정인가 봅니다..
시일야방성대곡이라는 제목도 보이고..
영자신문지에 근무하는 기자분의 블로그를 보니 문후보가 당선되었을 때를 대비한(하지만 결국 사용되지 못한) 1면 그림이 나와 있기도 하더군요..
대부분 무기력하다거나 이민가야겠다거나 뭐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대구 출신인 저는 묻지마 박정희, 박근혜에 대한 느낌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궁금했던 것은... 왜??? 그들을 신봉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점이었죠..
문득 떠오른 단어는 '스톡홀름 증후군'이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주는 상황..
대한민국의 50대 이상 국민들이 총체적으로 이 '스톡홀름 증후군'에 빠져있는게 아닌가 하는 것이었죠..
그 이유는 바로 몇가지가 떠오르더군요..
그들이 전성기였을 때 우리나라의 경제상황 역시 전성기였지만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을 준비하는 상황... 밑에서 치고 올라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아직 우리는 살아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 무시하지 말라는 가장 암묵적이면서 강력한 시위가 하나요..
심정적으로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어도 겉으로는 나는 잘못되지 않았다라고 우기는 벼랑끝에서 표출되는 자기 표현이 둘이요..
또한 진실을 알고싶지도 않고 자기에게 직접 해가되지 않으면 회피해버리는 소극적 방어기재를 마지막으로 꼽고 싶습니다..
물론 거기에 언론 등을 통한 빨갱이 드립이라든지, 지역갈등 역시도 성공적으로 작용된 것이겠지요.. 또한 박근혜의 포지셔닝 역시 어르신들의 애고 내새끼.. 라는 곳을 정확하게 찔렀습니다.. TK지역에서 박근혜는 어르신들의 자식과도 같습니다.. 그것도 그냥 자식이 아닌 고아처럼 자라서 다시 자기 품으로 돌아온 그런 애착이 많이 가는 자식이라는 것이죠.. 이런 감정은 다른 지역에서는 아마 거의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4년 전에 촛불집회 기억나시죠??
와싸다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었고, 9시 뉴스의 배경화면으로도 나온 적이 있었던 그 시절..
저는 그 때 '승리'를 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게 생각이 됩니다..
3개월간 질질 끄는 그들의 전법은 우리들에게 '피로'를 가중시켰습니다.. 결국 그 결과는 '자괴감'으로 이어졌죠..
지금은 많은 식당에서 쉽게 미국산 쇠고기를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싸다가 미국산 쇠고기만 찾아 먹고, 봐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느냐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박근혜가 어떤 실정을 하더라도..
4년 전 만큼의 집회가 벌어지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그 때 충분히 있는 힘껏 최선을 다했음에도 좌절감을 맛보았기 때문이죠..
그들은 총칼 대신 돈과 보이지 않는 무력으로 우리를 다스릴 것이기에..
진정으로 총칼이 우리 목끝을 겨누지 않는 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또 5년이 지나가겠지요..
생각보다 괜찮은 대통령이 될지,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평가가 나올지 지켜봐야겠지요..
이제 정신을 차립시다.. 피한다고 결과가 바뀌지는 않지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선 우리 개인 스스로가 '생존'에 성공해야 합니다..
제가 포커칠 때 정하는 제1원칙은 '오링되지 않는다' 입니다..
적어도 판에 참석은 해야 포커든 이스탄불이든 맛볼 수 가 있지요..
일단 누가 뭐래도... 악착같이... 돈을 많이 법시다... 그리고 가능하면 현금으로 재워둡시다..
주식? 부동산? 금? 펀드? 지금이 투자적기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전 대선 직전에는 대선 랠리라도 있었지만 이번 대선에선 그런 것도 없었습니다..
빚이 있다면 그걸 먼저 줄여나가야겠죠.. 그리고 현금확보.. 1순위입니다..
그리고 서서히, 시나브로.. 사회를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민중으로부터의 혁명이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는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나라는 프랑스식보다는 영국식이 더 맞지 않나 생각도 드는데..
이정희 같은 조커가 결국 실패로 끝난 이유도 거기서 찾아야겠죠..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지속적인 사회 운동을 펼쳐나가고..
투표나 집회 등의 기회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그런 방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치글은 올리지 않는다는 저의 원칙을 한번만 깨고 올려봅니다.. (답답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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