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향은 경상도이고, 지금 살고 있는 곳은 강원도입니다.
올해 58세입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1학년 때(1961년)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윤보선씨가 선거 다음날 아침까지 박정희를 앞서고 있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선생님과 같이 학교 가는 길에 그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걱정하지 마라. 어떻게 해서든 박정희 장군이 이길 것이다" 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저는 '어떻게?'의 수단을 못알아 들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선거는 결국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박정희가 승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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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동대문 근처의 직장을 다닐 때, 저녁 8시 넘어 여러대의 탱크가 굉음을 내며 서울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조금 있다가 정전이 되고 남산 근처에서 아주 여러발의 총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후 얼마쯤 사태를 파악한 저는 그 때도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듬해 대선이 있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전두환의 승리였습니다.
그 때 지금 이 싸이트 일부 회원분들의 심정과 같을 절망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저는 다수의 회원분들이 손가락질하는 경상도 태생,강원도 거주,그리고 50대지만,
매 선거마다 아직까지 보수쪽 후보에게 선거하지 않았습니다.(사람들이 뭘 보수라고 말하고 어떻게라도 그 보수를 지키려고 하는지 잘 모르지만..)
자칭 보수들은 어떻게든 이기기 위해서 뭔가 꼼수를 쓴다(?)는 제 편향되고 잘못된 어릴 적 기억이 제 생각을 지배하고 있어선지 몰라도, 보수라고 하는 세력들의 이기기 위한 수단과 방법들이 정당하게 보이지 않는 저는 늘 그 세력들에게 손가락질 당하는 삐딱선(?)을 타고 지금까지 살아 온 거지요.
지난 몇년간 노무현대통령이 유언으로 남기신 "운명"이란 말을 수도없이 곱새기며 살았습니다.
늙어가는 제 꿈과 희망,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회한.. 뭐 그런 것들에 대한 나름대로 정리, 정확히 말하면 '꿈 잠재우기'에 적용했던 공식이 "운명"이란 말이었습니다.
이제 여러 회원분들게 권합니다.
이번 선거도 운명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이 결과가 잘못된 역사를 이어받은 우리나라의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운명"이란 말이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분노와 절망을 고치는 약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세력들이 진정한 보수들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국 이번 선거는 잘못된 역사를 지키려고만 하는 보수들에게 진정한 보수들이 지고만 선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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