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대학교 다닐 때 데모 현장에 있었습니다.
앞에는 못서고 항상 뒤에 섯지요.
5.18때 광주(제가 광주 출신입니다) 집에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보면 바로 위로 총알이 날아 다녔지요.
그러나 총 들고 싸울 용기는 없었습니다.
그저 죽일 놈... 이렇게 입으로만 용기를 낸 것입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 것이라고는 대학때 맨 꼴랑지에 붙어 데모한 것 뿐입니다.
이제 그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양심은 아닌 거지요.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납니다.
입으로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하는 것,
입으로만 의료 민영화 반대하는 것
입으로만 민주주의 외치는 것
이제 그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와싸다에서 리플 몇개 다는 것만으로 고귀한 민주주의를 운위했던 것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입으로만 비분강개하면서
세상이 바뀌기를 바랬던 것
이제 그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몇 시간을 달려 투표하신 분, 부정탈까 목욕하고 투표하신 분
죄송합니다.
바로 앞 1분거리에 있는 투표소에 가서 투표한 것으로 소임을 다한 양
이렇게 글을 올리고 있는 것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50십 중반까지 살아온 나날 중 이렇게 마음 아픈 적이 없네요.
솔직히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 가셨을 때도 울지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눈물이 나네요.
넘 가슴이 아프네요.
방금 시집간 딸에게서 전화가 왔네요.
아빠 위로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야 살아야 이제 얼마나 살겠느냐.
너희는 어떻할꺼냐....
그리고 손자들은 어떻할꺼냐....
일생을 살면서 이렇게 슬픈 일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아버님 돌아 가실 때도 울지 않았습니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지 못해서 이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 그리고 손자 손녀들이 살아갈 세상이 넘 암담해서
억장이 무너집니다.
대충 살아온 삶이 이제 그 벌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아니고 바로 제 아이들이, 제 손자들이요.
동정에 이끌린 싸구려 투표가 아이들의 장래를 피폐하게 하게 한다고 생각하니 견딜 수 없습니다.
아들아, 딸아, 그리고 손자들아
애비가, 할애비가 정말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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