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영화와 민주주의 역사"라는 교양 과목을 개설했습니다. 110명이 수강했습니다. 주말에 수업을 빙자하여 편하게 영화 하나 보자는 마음으로 들은 학생들이 태반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점차 그 학생들이 영화를 보고 세상을 알아가면서 바뀌기 시작하더군요.
특히 학생들은 "상계동 올림픽"과 "두 개의 문"처럼 우리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에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정말로 이런지 몰랐다는 것이죠. 알고 난 뒤면 그들도 바뀝니다. 많은 학생들이 꼭 투표하겠다고 다짐했고, 그 중 여럿은 제게 보낸 메일로 지금까지 우리 현실을 외면했던 것에 부끄럽게 생각하며, 부모님들 생각까지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투표 때 그들의 무관심에 분노하거나 좌절하기보다는 평상시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 아래쪽에 강인권님께서 지인 따님들 보라고 영화 표 2개 사줬다고 하셨는데, 그거 참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 좋게 술 한 잔 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라도 쏘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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