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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등학교 3학년과 4학년 두 아이의 아버지인 서울시민입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서울시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서울교육감 재선거를 합니다. 대선의 열기에 묻혀서 교육감 선거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후보가 누구인지?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 공약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방송에서도 신문에서도 대선 보도에 집중하느라 교육감 선거는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 초ㆍ중ㆍ고 교육을 책임을 지는 ‘교육 대통령’인 교육감 선거는 대통령 선거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공정택과 곽노현 두 명의 교육감을 이미 겪어 보아서 아시겠지만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눈에 바로 보입니다.
아시겠지만 교육감 선거는 정당과 관계가 없으며 따라서 투표용지에는 정당도 기호도 없습니다. 후보들이 추첨을 통해서 정해진 순서대로 투표용지에 이름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후보는 이상면, 문용린, 최명복, 이수호, 남승희(투표용지 인쇄순) 다섯 명이 출마를 하였으나, 이상면 후보가 중도 사퇴를 하고 네 명의 후보가 남았습니다. 현재 유력한 후보는 경선을 통해 민주진보단일후보가 된 이수호 후보와 보수진영의 문용린 후보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너무도 중요한 선거, 그러나 정보도 시간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누구를 선택하여야 할까요?
교육감은 안보나 외교, 경제 등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정치인인 대통령과 달리 ‘교육’을 전문적으로 책임지는 행정가이자 교육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교육감을 선택하는 첫 번째 기준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유력한 두 후보가 민주진보와 보수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러한 나눔은 투표에서 이기기 위한 정치적인 편가르기로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이념, 빈부, 성적 등 어떠한 이유로도 편가르기나 줄세우기를 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아이들이 평등해야 할 학교에서도 행복한 아이와 불행한 아이가 생기게 됩니다.
그렇기에 민주진보냐? 보수냐? 하는 정치적 이념적 진영논리는 제가 교육감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못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들 정치의 희생양이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선택할까요. 제가 교육감을 선택하는 기준은 너무도 단순하고 쉽습니다.
교육은 사람이 사람을 사람답게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므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어떤가를 봅니다.
학교 교육의 주체는 학생과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이며, 그 주인공은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 바로 학생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어떠한가? 그리고 또 다른 학교 교육의 주체인 선생님과 학부모를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어떠한가?를 봅니다. 그러면 각 후보의 이러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제가 살펴보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선거운동을 얼마나 정정당당하게 깨끗하게 하느냐? 누가 흑색선전 네거티브 하느냐?
둘째, 교육자로서 우리 아이들 앞에 떳떳할 수 있느냐? 얼마나 깨끗한가?
셋째, 공약이 진성성이 있는가? 학생, 선생님, 학부모 중심인가? 행정편의 중심인가?
저는 두 초등생을 둔 학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을 위하여 유력한 두 후보에 대하여 세 가지를 유심히 살펴보았고,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누가 깨끗한 선거운동을 하고 누가 흑색선전 네거티브를 하느냐?
흑색선전 네거티브로 교육감 선거운동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후보는 교육자로서 자격도 없고 우리 아이들의 모범이 될 수 없습니다.
이수호 후보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공약을 홍보하는 ‘공약형 선거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문용린 후보는 이수호 후보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 경력을 가지고 ‘전교조 막아야 한다’며 이념적 편가르기 공격을 하고 있습니다. 또 17일 최명복 후보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문용린 후보 지지 보수단체로부터 사퇴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남승희 후보도 지난 10일 사퇴 압박을 폭로하는 등 사퇴 협박 논란과 이에 대한 선관위 조사의뢰 및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퇴 협박 논란 속에 문용린 후보는 스스로 보수단일후보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서울사립교장단연합회, 동창회, 산악회 등 공직선거법상 특정 후보의 공개 지지가 금지된 단체들이 지지를 선언하여 선관위도 ‘불법’이라 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서울시교육감선거, 사퇴 협박 등 진흙탕 싸움 - 아시아경제)
(관련기사: 사립교장단체·동창회가 문용린 지지?... 선관위 "불법" - 오마이뉴스)
누가 깨끗한 선거운동을 하는지? 누가 흑색선전 네거티브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누가 교육자로서 우리 아이들 앞에 부끄럼없이 떳떳한가?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 초ㆍ중ㆍ고 교육을 책임지는 행정가이자 교육자입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과 달리 정치인이 아닌 행정가이고 또 무엇보다도 교육자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이미 두 명의 교육감이 유죄 판결을 받고 구속되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선택되는 교육감은 우리 아이들의 교육감에 대한 불신의 눈길을 씻어줄 수 있는 한 점 부끄럼이 없이 떳떳하고 깨끗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이수호 후보는 문용린 후보의 거센 네거티브 공격 속에서도 의혹이 있는 전력이 보도가 되거나 밝혀진 것이 전혀 없습니다. 문용린후보 캠프에도 ‘이수호 후보측은 의혹 전력이 없느냐?’고 물어보았지만 ‘딱히 아는 것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반면 문용린 후보는 ‘대교문화재단’의 이사, '대교 드림멘토'와 ‘대교부설연구소 진로상담센터'의 연구책임자 전력, 대교그롭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봉암학원 이사 역임 등 대표적 사교육업체인 ‘(주)대교’와 유착관계 의혹, 가톨릭학원·민정학원 등 사립학교법인 이사 역임, 이사와 과의 관계, 사교육업체 메디치연구소 대표가 선거캠프 사무장, 국가공무원법 겸직허가 규정 위반, 새누리당 대선캠프 중책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논란, 퇴직 교장들의 유권자 정보 전달 등 많은 논란이 있습니다.
(관련기사1: "관행이었다"... 문용린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란 - 오마이뉴스)
(관련기사2: 서울교육감 문용린 후보,국내 최대 사교육업체와 밀착 논란 - 레디앙)
(관련기사3: 문용린 캠프 사무장에 ‘사교육업체 대표’ - 한겨레)
(관련기사4: 전직 교장들, 문용린 캠프에 유권자 정보 넘겨 - 경향신문)
(관련기사5: 보수교육감 후보 문용린, 새누리당 선거운동 논란 - 오마이뉴스)
누가 우리 아이들 앞에서 떳떳하게 설 수 있을까요?
누가 우리 아이들의 교육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줄 수 있을까요?
누가 사교육업체로부터 자유롭게 황폐화된 우리 공교육을 살릴 수 있을까요?
공약의 진정성과 그 공약의 중심에 누가 있는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때에 무슨 말을 못하느냐?’는 발언이 논란이 되었듯이 진정성 없는 말뿐인 공약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말로는 무엇을 못할까요. 그래서 공약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진정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진정성은 어떻게 살펴볼 수 있을까요.
인쇄되어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공약집이나 홍보물로는 진정성을 알 길이 없습니다. 직접 물어보고 답변을 듣거나, 그 사람의 살아온 길을 보면 미루어 짐작을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마침 저와 똑 같은 심정으로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 지난 11월 27일과 28일 후보 사무실에 '교육현안'에 대한 32개의 질문을 던지고 모든 후보에게서 답변을 받은 교육전문지 <교육희망>의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관련기사: 서울교육감 후보 5명에 묻는 '32문 32답' - 오마이뉴스)
32개의 질문과 답변 중 학교 교육의 주체인 학생, 선생님, 학부모와 관련된 항목을 중심으로 단순 비교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서울교육감 후보 교육현안 질문-답변표(찬성○, 반대×, 판단유보△) ⓒ 교육희망
먼저 학교의 주인공인 ‘우리 아이들’ 학생과 관련된 서로 의견이 다른 항목입니다.
■ 서울학생인권조례: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입니다. 이후 문용린 후보는 지난 6일 방송된 TV 토론회에서 “학생인권조례로 인해 학교현장이 혼란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반대의사를 밝혔습니다.
■ 유초중고 무상급식 확대: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다만 문용린 후보는 질문지 조사 이전인 지난 11월 12일에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에 출연하여 ‘무상급식은 동의하지만 재정이 문제다’는 발언을 한 바가 있습니다.
■ 일제고사: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찬성
■ 학생부 학교폭력 기재: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찬성
■ 두발 지도: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찬성
■ 학생 책가방 검사: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다음은 선생님과 관련된 서로 의견이 다른 항목입니다.
■ 서울교권조례(서울특별시 교권보호와 교육활동 지원에 관한 조례안):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평교사응모형 교장공모제: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교과부 추진 교원평가: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사학 교원 공개채용: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교원 정년연장: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학교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교원 성과상여금: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찬성
■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다음은 학부모와 관련된 항목입니다.
■ 고교선택제 폐지(학교서열화와 관계):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반대
■ 혁신학교 확대: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 이후 TV토론에서 반대의사를 밝힘.
■ 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 이수호 후보는 판단유보, 문용린 후보는 반대
■ 학부모 학교방문 예약제: 이수호 후보는 반대, 문용린 후보는 찬성
■ 국가교육위원회 신설: 이수호 후보는 찬성, 문용린 후보는 반대
학생들의 인권과 선생님들의 교권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학부모에 대한 태도와 마음가짐은 어떠한지?
어떤 후보가 학부모의 사교육비 걱정을 줄이고 공교육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
우선 답변을 살펴보면 문용린 후보는 판단유보가 많습니다. 특히 선생님과 관련된 항목은 1개를 제외하고 모두 다 판단유보인데 이런 부분에서 저는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일제고사, 학교서열화로 경쟁을 부추기는 고교 선택제, 입시기관으로 전락한 특목고 자사고, 사학 교원 공개채용은 사교육 시장의 팽창이나 사학 운영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보면 누가 학부모의 사교육비 걱정을 덜어주고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것인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문용린 후보의 경우 사교육업체와의 유착 관계가 논란이 되고 있음은 이미 살펴보았습니다.
평교사응모형 교장공모제, 학부모 학교방문 예약제, 사학 교원 공개채용은 개방성 및 투명성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안전도 좋지만 ‘학부모 학교방문 예약제’는 마치 학교가 ‘수용소’가 되는 느낌입니다. 학교의 운영시스템은 개방적이고 투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답변을 보면 어떤 후보가 당장은 좀 힘들더라도 학생과 선생님의 인권과 자율성을 존중하고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제도를 선호하는지? 누가 통제하고 지도하기 편한 제도를 선호하는지도 알 수가 있습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합니다. 과거나 현재에 머물러서는 백년지대계가 될 수가 없습니다.
백년을 설계하는 미래지향적인 교육은 시행착오와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이수호와 문용린, 저는 과연 어떤 후보를 서울시교육감으로 선택하였을까요?
궁금하면 500원.......... 내시고 아래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