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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통령 선거, 개인적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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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8 04:2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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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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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대통령 선거, 개인적인 이야기 |
글쓴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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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구 [가입일자 : 2003-05-03] |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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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저의 대선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첫 대선 투표땐 김대중을 지지했고 또 당선 될 것이라 예상을 해서 저는 권영길에게 표를 주었습니다. 그당시엔 대학 초년생이라 잘은 모르지만 한창 IMF로 다들 힘든 세월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이 그 뜨거웠던 정열과 신념을 버리고 현실에 타협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고 그리고 저 자신도 세상은 바뀌지 않을거란 패배감에 빠져 점점 더 파편화된 개인주의화 되어가던 때이기도 했죠.
그때 식어가던 제 가슴의 불꽃을 살려준 사람이 바로 노무현이었습니다.
저의 두번째 표는 노무현에 안겨드렸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의 그 감격은 정말 잊지 못합니다.
노무현같은 정치인이, 대통령이 또 나올까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납니다.
먹고 살기 팍팍하고 힘든 세상, 사람들은 소신과 철학보다는 눈에 보이는 변화를 갈망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사상이 박혀있든 경제만 살려 줄수만 있다면 장땡이었을까요.
저는 참으로 한국사회에 냉소적이었고 걱정스러웠지만,, 그래서 이명박이 당선 될거라 예상했고 또 이명박이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처음으로 대선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지는 게임은 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대선에 박근혜가 후보로 나왔다고 했을때 저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또 한번의 패배감에 빠져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껏 지겹게 보아왔던 한국의 정치적 후진성에서 더 악화된 퇴행성과 엽기가 눈앞에 펼쳐지는 걸 보니 충격인 동시에 그러면 그렇지 뭔 기대했던거냐, 라는 헛웃음이 나더군요. 내가 살고있는 한국이라는 곳이 이렇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은 정말이지 처음이었습니다.
최소한 창피했던 적은 없었으니까요.
문재인, 사실 어떤 사람인지 잘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눈빛과 말에 진심은 보이더군요.
노무현과 같이 했던 사람이기에 믿음은 가지만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구세대와 저같이 패배감이 학습된 사람들,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사람들이 더 많다면 박근혜가 당선이 되겠죠.
제가 투표를 하게 된다면 문재인에 표를 줄 것이고 문재인이 당선되길 바라겠지만
아마도 박근혜가 될 것 같아요. 예전엔 조금이라도 희망을 품고 살았지만
지금은 그 작았던 희망도 없어진 것 같거든요.
절망을 받아들이고 그속에서 타협하면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아요.
그냥 포기하면 편하거든요. 차라리 여기서 피할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어요.
눈물이 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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