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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씨에 대한 생각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12-13 20:56:42
추천수 1
조회수   1,284

제목

윤여준씨에 대한 생각

글쓴이

이숭규 [가입일자 : 2004-07-29]
내용
지금 윤여준씨가 필요한 건 그가 명문장가이거나 명연설가여서가 아니라

과거 수구세력의 가장 출중한 지략가였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그가 수구세력내에서 비중이 없는 인물이었으면 논란도 되지 않았겠지만 반면에

선거운동에 별 도움도 되지 않았을 겁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분들이 주로 윤여준씨에 대해 감정이

좋을 수 없다는 건 저도 인정합니다.



저 역시 몇달전까지 그랬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의 선거는 사실상 내전과 다를 바 없는 선거인데

-국정원녀 사건을 생각해보십시오- 이런 선거에서 따귀빼고 기름빼면

무슨 힘으로 이기겠습니까?



윤여준씨가 문캠프의 실질적인 좌장이나 문재인후보의 최측근 참모라면

우려할 바도 있겠지만 개인 윤여준이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치세력의 일원으로

포섭된 것이라면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복지국가를 건설한 독일의 사민당은 보수정당인 기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

처음으로 정권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수순으로 독자집권을 했지요.



제가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은 유신독재 시절 총리를 지냈고

5.16쿠데타의 핵심인물이었던 김종필과 손잡음으로써 집권했습니다.



저는 당시만해도 젊은 치기에 김대중 후보의 이런 행보를

극렬히 비난했습니다만

지나고 보니 그게 현명한 전략이었더군요.



만일 김대중 대통령이 JP와 손잡지 않았으면 이회창이 대통령이 됐을 것이고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나았을 가능성은 1%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개혁세력이 수구세력에게 판판이 깨지는 것은

수구세력이 물리적 힘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그들이 개혁세력보다 더 교활하고 영리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사회의 선거는 대체로 이쪽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것과 함께

상대진영을 분열시키고 그들 중 일부를 이쪽으로 끌어오거나

아니면 중립화할 때 이길 수 있습니다.



이쪽 진영 지지자만 똘똘 뭉쳐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만일 나와 정치적 입장이 같은 사람들만으로 이기기를 원한다면

투표가 아니라 폭력으로 정권을 잡는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 결과가 더 좋았던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혁명의 경우조차 같은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만으로

성공하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네요.



혁명에 대해 연구한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지배세력의 분열 없이는 혁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조직과 지지세가 있던 김종필과 손을 잡은 걸 고려하면

문재인 캠프에서 개인 윤여준씨를 끌어들인 건 염려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윤여준씨는 설령 문후보가 이기더라도 정권에 참여할 인물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가 문재인의 제갈량 같은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본인이 TV에 나와서 하는 말로는 문캠프에 참가할 때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통합’(이라고 쓰고 ‘중도를 끌어온다’고 읽는...)적 역할을 하는 것 외에

다른 일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윤여준씨가 그렇게 요구했다고 합니다.



윤여준씨는 몇년 전부터 법륜스님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정치에는 환멸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인 입으로 그렇게 말했을 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아마 문후보 캠프에 참가한 것도 정치 욕심 때문이기보다는

박근혜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겁니다.



제가 작년 봄 어떤 토론회에 문재인, 백낙청, 박영선, 심상정,

윤여준 이런 사람들이 패널로 나온다고 해서 구경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토론 말미에 백낙청 교수가 윤여준씨에게 "혹시 박근혜 캠프에

들어가실 의향이 있으십니까?"하고 물으니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라고 너무 단호하게 얘기하더군요.



당시는 박근혜 대세론이 굳건할 때였습니다.



저는 그의 박근혜에 대한 감정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끌어들여 상대진영을 약화시키는 건 당연한 선거전술 아닐까 합니다.



만일 문캠프에서 윤여준씨를 끌어들인 게 잘못이라면

김대중 대통령이 DJP연합을 결성한 건 더 큰 잘못이고

이회창이 대통령을 하게 내버려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납니다.



만일 그랬다면 민주정부 10년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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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2012-12-13 21:06:42
답글

도적을 잡기 위해 똥작때기인들 사용하지못할 일이 뫠 있는가.....

이숭규 2012-12-13 21:14:15
답글

저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그겁니다.

허환 2012-12-13 21:24:25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숭규 2012-12-13 21:30:32
답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주현 2012-12-13 21:32:43
답글

윤여준이란 사람.....<br />
어제 찬조연설로도 재삼 확인했지만, 정치계의 재사쯤을 넘는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br />
민주진영쪽에서 설사 어떤 자리를 준다한들 이젠 비중있는 역할을 하진 못할 듯 싶더군요.<br />
<br />
어쨌튼 한국 보수쪽 인간들이 윤여준만큼의 자기성찰적 제스츄어만 있어도 천만다행일 거라는....

이태봉 2012-12-13 21:34:22
답글

도적을 잡기 위해 똥작대기를 쓸 수는 있지만 똥작대기를 껴안고 뽀뽀할 수는 없는 노릇이듯이,<br />
필요한 것과 개인적 감정은 별개의 문제입니다.<br />
<br />
지금은 선거 시기라 다들 개인적 감정은 표현하지 않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br />
이런 분들에게는 자꾸만 옹호(?)하는 글은 오히려 더 불편하게 할 뿐이라고 생각됩니다.<br />
단순히 이번 연설문을 놓고 이야기하는 것과 그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다른

이병철 2012-12-13 21:35:52
답글

삼국지보면 투항한 적장 목치는 애들은 필패하더군요<br />

이숭규 2012-12-13 21:42:45
답글

태봉님이 말씀하시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br />
오랫동안 야당 지지자였던 분들 사이에 윤여준씨에 대해서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있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br />
<br />
제 글은 윤여준씨 본인에 대해서라기보다는 이 양반 때문에 문재인 후보를 믿기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쓴 글입니다.<br />

이숭규 2012-12-13 21:44:32
답글

이병철님 말씀도 제 생각과 일치합니다.

이상훈 2012-12-13 21:48:48
답글

이태봉님....똥작대기라고 말하고 있는데 무슨 옹호입니까?? 저는 옹호한적 없는데 왜 자꾸....

이태봉 2012-12-13 21:51:54
답글

이상훈님... 본문글에 대한 의견입니다.<br />
댓글 다신 분의 댓글에 의견을 드릴 때는 'L' 표시나 '호명'을 합니다. ^^

이상훈 2012-12-13 21:53:49
답글

L....쩝...네....앞에 제가 적은글에도 태봉님께서 비슷한 댓글을 단거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강윤흠 2012-12-13 21:59:30
답글

경기고를 수석으로 입학해서 꼴찌로 졸업했다는 사람.<br />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하루에 책 한권을 읽는다는 사람. <br />
<br />
개인적으론 상대편에서 가장 탐나는 적장이 자기 발로 넘어온 상황이라.. <br />
우리가 옹호하든 않든 그는 원래부터 대단한 인물이라고 봅니다. <br />
<br />
그가 뺏어온 표가 5만표만 되어도 당락을 가를 정도로 중요한 상황입니다. 뭐든 갖다 써야죠. <br />

이태봉 2012-12-13 22:02:17
답글

LL 예 그 글에는... <br />
그 전에 '연설 칭찬글과 칭찬 댓글들'이 올라오고 그에 반응하여 바로 '반대글'이 올라온 상황에서 <br />
'까는 분'들이라는 좀 자극적인 제목으로 글을 올리셔서 이 시점에서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킬 수 있겠다 싶어서 댓글을 달았던 것입니다. 다른 오해는 없으시기 바랍니다. <br />
<br />
그의 연설이 역시 그의 명성에 걸맞게 굉장히 치밀하고 효과도 있다는 것은 저도 동의합니다만, <br

최형섭 2012-12-13 22:28:39
답글

한화갑을 주고 윤여준을 받았으면 남는 장사한거지요. <br />
<br />
선거철에는 어쩔 수 없을 것 같긴 합니다.

홍용해 2012-12-13 22:55:51
답글

머 윤여준의 효용성도 알고요,<br />
<br />
똥작대기의 용도로 쓰면되는걸 구지 나서서 한시대를 풍미한 장자방이니 &#54631;으니 비위가 상하지요<br />
<br />
<br />

한경탁 2012-12-13 23:20:23
답글

이분 국민의정부 시절 "전략가"로 이름을 날렸고, 새누리의 천막당사 시절 거의 의석수가 그가 예측한데로 맞아 떨어져 (이당시 모두 한나라당 망한다고.. 100석도 힘들꺼라 했는데, 이양반이 120석이상 얻을꺼라고 했죠) 나름 인정하는 인재입니다. 오고가고의 문제는 잘 모르겠고, 상당한 인재이긴 합니다.

임상호 2012-12-13 23:23:57
답글

문죄인을 지지하면 로맨스<br />
<br />
박근혜를 지지하면 노멘스<br />
<br />
요즘 검찰과 같은 잣대가 노빠 문빠에게 있음을 재 확인,<br />

임상호 2012-12-13 23:26:21
답글

후보 경선은 모바일 사기로 <br />
손학규를 농락한 집단이 친노들 ....<br />
<br />
정의도 없는 한심한 조직,<br />

조상현 2012-12-14 00:31:56
답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br />

황준승 2012-12-14 01:14:45
답글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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