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제와 리틀붓다의 영화음악을 담당했고, 마지막 황제에서는 스스로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류이치 사카모토는, 아마도 전 세계 음악의 각종 이디엄들을 가장 많이 이해, 축적하고 자신의 작품에서 녹여내는 뮤지션 중 하나일겁니다.



탱고와 힙합, 재즈와 록, 서구 클래식과 일본과 중국등, 동아시아 전통음악, 엠비언트와 아방가르드에 걸쳐 건드리지 않는 주제가 없죠. 그의 디스코그라피를 보면 그는 마치 자신의 머릿속에 전 세계의 음악지도를 넣어가지고 다니는 듯 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그는 중국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은 편인데, 그래서 중국 전통악기를 이용해 중국의 고유한 음악적 특색을 활용한 작품들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1996 앨범에 수록된 Merry Christmas, Mr. Lawrence나 Rain같은 곡들 말이죠. 하지만 모렐렌바움과 같이 한 탱고나 지금 링크한 독일의 전자음악가인 알바노토와의 협연을 보면, 그 외에도 세계의 각종 음악적 이해의 깊이가 만만치 않을을 느끼게 됩니다.(가끔 보컬 욕심을 냈는데 그건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어요.ㅋㅋ) 참, 우리나라의 주석이라는 래퍼와도 공동작업을 했습니다. 이건 앨범을 구하기가 무척 어렵네요.



알바 노토와의 협연은 아마도 스스로도 상당히 애착이 가는지, 꾸준히 앨범을 내오고 있네요. (벌써 5장 이상의 앨범이 나왔습니다.) 독일의 일렉드로닉스 뮤직은 상당히 역사가 오래되고 수준도 높은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알바 노토는 우리나라에도 몇번 방문했을정도로 지명도도 있는 편인데, 저도 이 뮤지션의 음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록스라는 음반인데, 정말 복사기의 작동 소음(정확히 말하면 작동소음음 모사한 음향들)만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음향적으로도 무척 충실해서 방안에서 음악을 들으면 쇠붙이나 문짝에서 공진이 느껴집니다. 온 방이 음악의 영향을 받고 휘말려들어가죠. 그리서 비싸게 주고 산앨범이지만 자주 듣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류이치 사카모토와의 협연은 꽤 자주 듣는 편입니다. 알바노토의 맨얼굴의 현대성을 사카모토 특유의 감성적인 코드배열과 잔향으로 부드럽게 감싸거든요. 알바 노토가 세계의 맨얼굴을 보여주면 사카모토는 그것이 주는 감정을 표현하고, 우리로 하여금 공감으로 이끕니다.



저는 이 결과물들을 류이치 사카모토의 교향곡 Discord와 함께 그의 가장 깊이있는 음악적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한가한 주말 오후, 한 번 감상해보세요.^^













Moon



















Logic Moon













마지막으로 류이치 사카모토의 가장 유명한 곡인 Merry Christmas Mr. Lawrence의 알바노토와 협연버전입니다. 이 곡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알바노토와의 협력작업이 기존의 류이치 사카모토 음악에 어떤 방식으로 변화를 주고, 그럼으로써 어떻게 그의 음악적 개성을 더욱 살리고 있는지 좋은 비교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