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일반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겨울단상...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12-08 23:01:18
추천수 1
조회수   1,142

제목

겨울단상...

글쓴이

조창연 [가입일자 : ]
내용


평소 돈 쓸 일이 있으면, 쓸만큼만 찾아 쓰는 편이다.

남에게 이체하는거라면 뱅킹으로 해결하지만,

찾는것만큼은 직접 CD기가 있는곳까지 가야하기에,

집아래에 있는 은행CD기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바람이 차다.

3 일 내내 퍼부은 눈때문에 거리가 온통 눈석임물로 미끌미끌하다.

돈을 찾아 돌아오는데,

길가에 오뎅과 붕어빵을 파는 포장마차가 보인다.

예순쯤 되어 보이는 아지매가 붕어빵을 굽느라 부산하다.



"오뎅과 소주 한 잔 마시고싶은데, 가게 가서 사와야 하나요?"



"여긴 소주 안팔아요~"



"그럼 가게가서 사오면 오뎅과 같이 마실수 있을까요?"



"그러세요~"



근처에 있는 슈퍼로 가서 소주 한 병을 1,200 원 주고 사왔다.

오뎅꼬치 하나에 500 원 이란다.

천장위에 매달아놓은 종이컵뭉치에서 컵하나를 빼내어 소주를 따랐다.

의자도 없는 포장마차앞에 서서 소주 한모금을 들이킨후,

오뎅꼬치를 들고 막 한 입 베어물고 있는데,

일흔은 족히 되어 보이는 어르신 한 분이 다가오신다.

모양새를 보니, 공사장 잡역일을 하는 차림이다.

예전의 내모습을 보는듯 하여 단박에 알수 있다.



"아줌마 붕어빵 3 개 만 싸주세요~"

붕어빵을 시키며 손에 든 검정 비닐을 탁자위에 올려 놓는데,

내용물을 보니 막걸리가 들어 있다.

아마도 붕어빵 세 개와 막걸리를 마시며, 노곤한 이 하루를 달래려나 보다.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나를 바라보며,



"날씨가 많이 추워요... 그래도 일을 하니, 일당 8 만 원 이라도 가져갈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내가 물었다.



"요즘은 일당 8 만 원 받으시나봐요?"



"9 만 원 받는데, 용역비로 9 천 원을 제하지요~"



"그러시군요... 근데 일은 꾸준히 있나요?"



"내가 일을 하려고만 하면, 세종시때문에 일감은 얼마든지 있어요~"





예전에는 요즘같이 눈나리고 춥던 시절,

일하려고 새벽 일찍 용역사무실에 나가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3 ~ 40 명 대기인원중에서, 10 명 쯤 불려나가면,

나머지는 일이 없어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였는데,

그나마 매일 일할곳이 있다니, 이 얼마나 좋은가...

붕어빵 3 개를 담아가는 어르신의 입가에 웃음이 돈다.

어르신이 가고난뒤, 포장마차 아지매가 한말씀을 하신다.



뒷골목 여인숙에서 한 달에 30 만 원 씩 주고 혼자 기거 하시는 분인데,

붕어빵을 자주 사가신다고...



사정이야 잘 모르겠지만 연세도 있으신데,

홀로 객지에 나와 여인숙 생활을 한다니, 그 쓸쓸함이 이만저만하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눌님한테서 전화가 온다.



"어디야?"



"어~ 나 포장마차에서 오뎅이랑 소주 한 잔 하고 있는데, 이리 올래?"



"아니야~ 난 밥먹었으니까 많이 드시고 오셔~"



"그래 알았어... 그럼 이따 가는길에 붕어빵이라도 사가지고 갈까?"



"그러든가~"





바람이 차다...

그래도,



마눌님이 따뜻한 붕어빵을 받아들고 맛있게 먹을 모습을 상상하니,

이 겨울이 마냥 차가운 것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발걸음이 가볍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문명서 2012-12-08 23:07:56
답글

글이 따뜻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박대희 2012-12-08 23:09:58
답글

전개되는 상황이 눈앞에 선해지는 따듯한 글 이군요.<br />

김광범 2012-12-08 23:28:42
답글

내두...<br />
<br />
오뎅 묵고잡다...<br />
<br />
번데기 노친네는..<br />
<br />
오뎅만 보믄..<br />
<br />
자격지심이 절로.....ㅠㅠ

김승수 2012-12-08 23:36:56
답글

잔슨이 아이고 오뎅임니꺼 ??.. 언제부터 바뀐겁니까 ??

이종호 2012-12-08 23:40:08
답글

깔끔쟁이 창연님의 단편 소설을 읽는것 같습니다. <br />
<br />
십수년전 아니..지금 계산해 보니 어언 30여년이 지났네요... <br />
처음 칼라 테레비가 방송되던 그 어느해 겨울...청주에서 <br />
<br />
그렇게도 눈이 많이 쏟아지던 청주 그 어느 길에서 느즈막하게 일을 끝내고 <br />
대어놓고 밥을 먹던 그 촌로집에서 끓여준 청국장에 <br />
막걸리 한잔 거나하게 마시고 <br />
터덜터덜 숙

김승수 2012-12-08 23:49:08
답글

지가 청주 외곽지에서 뼈다귀해장국집을 잠시 했더랬슴돠 .. 그래서 아는데 을쉰스따일 청주에서<br />
절대로 안먹어줍니다 .. 뻥치지 마시고 어여 발딱고 주무십서 .. 뇐네들은 밤잠이 많다고 하던데 .. ㅡ""ㅡ

이수영 2012-12-09 00:03:49
답글

옆에서 TV보던 마누라가<br />
두부김치에 시원한 막걸리 먹고싶다...<br />
라고해서 막걸리 사러 갈까말까 고민중입니다... ㅠ.ㅠ

이종호 2012-12-09 00:06:00
답글

튀어나온 누깔에다 뼈디귀로 맛사지를 해드리고 싶은 승수님....ㅡ,.ㅜ^<br />
<br />
청주 부모산...글구 청주 시외버스터미널(지금은 옮겨 왔지만..) 언저리 다방, 그리구, 청주 유심천 언저리<br />
콩나물 해장국집.....그 집은 지금도 유명합니다만 모 남농,,,분의 그림도 그집에 걸려 있어씀돠...<br />
<br />
유독 눈이 많이 와서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칠렐레 팔렐레 했던 70년도 중반 시절이

이종호 2012-12-09 00:13:06
답글

연우압빠...마님의 말씀은 바로 법입니다...어여 총알같이 가서 막꺌리랑 두부 사갖구 오시셔..ㅡ,.ㅜ^

logospol@hanmail.net 2012-12-09 00:23:08
답글

겨울단상이란 제목은 눈에 익은데,<br />
글쓰신 분 이름은 처음입니다.<br />
눈이 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지척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다더니..<br />
검색해서 다른 글도 읽어보니 명수필가가 따로 없습니다.<br />
바깥은 춥더라도 와싸다 안방은 따뜻하네요..<br />
와싸다의 저력은 미처 제가 모르는 분들에 의해 이렇게 이어지고 있었군요...<br />
<br />

이종호 2012-12-09 00:30:05
답글

태우님^^ 울 입뿐 깔끔쟁이 창연님....거의 저와 자웅을 이루는(?) 명 수필가....ㅠ,.ㅜ^ 맞나여?.....아님 말구...

김승수 2012-12-09 01:24:25
답글

자고로 꿈은 일찍 깨는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슬기로운 조상님들이 일찌감치 설파 하셨슴돠. ... ㅡ"ㅡ

logospol@hanmail.net 2012-12-09 01:32:46
답글

종호을쉰은 워낙 유명인사라 따로 언급 안해도 무슨 말이든 인정입니다.. *^^*

박종구 2012-12-09 02:05:12
답글

80년대 청주는 지금 서울의 일개 동네보다못한 <br />
꼴랑 읍내 말고는 없지 싶은데 ㅜㅜ

harleycho8855@nate.com 2012-12-09 02:23:23
답글

문명서님, 박대희님... 글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br />
<br />
광범을쉰... 매번 묵고잡다고만 하면 우짭니까... 한번 올라오시이소.. ^^<br />
<br />
승수을쉰... 잔슨이 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뎅을 좋아하기는 합니다^^<br />
<br />
종호을쉰... 추억얘기 잘들었슴돠... 훈훈하고 수려한(?)모습 또한 평소의 사진이나 글로 보았을때 인정하겠슴돠...^^<br />
<br />
이수영님...

이수영 2012-12-09 03:18:53
답글

창연을쉰 잘 먹었습니다... ㅎ

김주항 2012-12-09 06:06:15
답글

날밤 새고 들온김에 디다봤떠니<br />
논네들이 노랑네만 풍기고 갔꾼...^.^!!<br />
<br />
올만에 창연님 보니 반갑씀네다<br />
글구 삼팔 논네는 구라치지마셔...~.~!!<br />
<br />
청주 한복판에 무심천은 있어두<br />
유심천은 듣도 보두 못했씀네다...*.*!!<br />

김승수 2012-12-09 08:55:43
답글

흠.. 지생각엔 무심천옆 유심천이라고 팔도과부들이 다 모였다는 스탠드바 이야기를 하신것 같슴돠 .. ^^

염일진 2012-12-09 09:29:16
답글

추운데,다들 ....복이나 많이 받으세요...^^

김승수 2012-12-09 09:49:19
답글

흠 .. 기수을쉰 , 일당으로 9만씩이나 ... 무지 부럽슴돠 ... 지는 밥만 먹여주는것만도 감지덕지 ... ^^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