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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에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안철수가 답답한 행보를 하는 이유인데,
지금은 여기에 더하여 새누리의 선대위를 자처하는 선관위의 압력까지 겹친 상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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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하 ‘안원장’)이 1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이어서 20일에는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하였다. 안원장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달리 이승만․박정희 두 독재자의 묘역도 참배를 하였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역사인식 부족’, ‘노선 불분명’ 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논란은 주로 민주진보진영 즉 기존 야권지지층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안원장을 기존 정치의 틀에 넣고 그의 행보를 기존 정치인의 잣대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안원장의 말이나 행동은 그의 삶의 궤적으로, 관련된 사안에서 이어지는 일련의 언행으로 해석을 하여야 합니다. 한 시점의 말이나 행동만 떼어놓고 보면 자칫 오해를 하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총선에서,
안원장은 '(정당.정파보다는)사람이 중요하다'라는 발언을 하였고 많은 이들 특히 야권 정치인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성토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습니다.
그러나 안원장은 그 전에 고 김근태선생의 부인 인재근 여사를 공개 지지하였고,
이어서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출마한 송호창 변호사를 공개 지지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 수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며 몸을 던져서라도 지키는 사람, 법을 지키고 상식이 있는 사람입니다.
안원장은 '바로 이런 사람을 선택하여야 한다'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이번 국립현충원 참배의 경우에도,
출마전 비공개 민생행보 끝에 광주 5.18민주묘역을 참배합니다.
19일 대선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국립현충원 참배시에는 '역사에서 배우겠습니다'라고 합니다.
이쯤되면 척하면 착은 아니더라도... 그의 진심을 알아줘야 합니다.
그래도 여전이 논란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말합니다.
“박정희대통령 시대에 우리의 산업의 근간이 마련되었습니다. 반면에 이를 위해 노동자, 농민 등 너무 많은 이들의 인내와 희생이 요구되었습니다. 법과 절차를 넘어선 권력의 사유화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산업화시대의 어두운 유산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 퇴보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지금 과거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성찰이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
“나쁜 역사를 극복하고 좋은 역사를 계승해야 합니다”
박정희(박근혜) 지지자들이 가장 내세우는 것이 바로 산업화입니다.
그런데 안원장은 산업화가 박정희시대에 되었지만 박정희의 공이 아니라 노동자ㆍ농민 등 많은 이들의 희생의 결과라며 산업화의 공을 자연스럽게 노동자와 농민에게 돌립니다. 반면 박정희는 극복해야할 나쁜 역사의 어두운 유산이 됩니다. 더하여 늘 화합과 미래를 강조하던 그가 ‘성찰이 화해와 통합의 첫걸음’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문재인 후보의 ‘(가해자 측의)진정한 반성있으면 언제든지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하겠다’는 대목과도 일맥상통합니다.
그는 ‘정권 교체’가 아닌 ‘정치 교체’를 말합니다. 그리고 결과에 관계없이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이제는 대한민국 정치 교체에 기여하는 길을 걷겠다고 말합니다. 새로운 바람이고 새로운 지지층의 형성입니다.
이런 그이기에 그가 기존 야권지지층의 속이 시원하게 말을 하면 할 수록 그의 지지는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의 지지가 떨어진다는 것은 그가 꿈꾸는 '정치 교체'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지난 서울시장선거때에 이런 현상을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번 대선판에서 안원장이 얼마나 많은 보수표를 끌어모으느냐가 ‘정치 교체’의 핵심입니다.
안원장이 그 자신도 힘들지만 참고 인내하며 조심스럽고 답답한 소통을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답답하다고 지난 서울시장선거때의 ‘노선 표명’ 요구처럼 성급한 단일화요구나 일희일비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정치 교체’로부터 멀어지는 길입니다.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사람이 더 답답하다는 이해심으로
귀만 열어 소리만 들을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어 그 진심을 헤아려 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