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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할만한 분석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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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는 누구인가? 친노에 대해 안철수는 어떤 오류를 범했는가?》
우선 오해하지 말라. 필자는 친노가 아니다. 괜히 하는 소리라 할 것 같아서 증거물도 몇개 제출한다. 소위 좌파정부 10년을 비판하는 필자의 옛 글이다.
미디어오늘 칼럼1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2181
미디어오늘 칼럼2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187
나는 공무원이라 당원은 되지 못했지만, 진보신당의 홈페이지 회원었다. 진보신당 칼라TV 애청자였고, 게시판에 블로그 연계해서 재미있게 놀기도 했다. 그러다 민노당 후원금도 불법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소 사실에 쫄아버린 당 지도부로부터 홈페이지 아이디를 삭제당하면서 추방당했다.
그러니 편리한대로 극좌파라고 불러라. 실제로 난 통진당을 '우파'라고 종종 지칭하니까. 그러니 내가 안철수보다 문재인에 좀 기울어 보였다면, 그건 친노여서가 아니라 좌파였기 때문이다. 만약 안철수가 새로운 정치, 쇄신을 민주당을 보다 좌클릭하는 쪽으로 말했으면 안철수를 지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만 민주당과 새누리당 사이에 터를 잡아 버렸다. 문재인도 중도우파로 보는 판에 중도우파와 극우파 사이를 중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진보정당 후보들은 0.4% 내외를 맴도는 상황에서 메이저 후보중 그나마 제일 왼쪽에 있는 후보에게 기우는건 당연한 일이다. 아, 이런 얘기를 하자는게 아니고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간다.
안철수 후보가 사퇴했다. 아름다운 사퇴이건 뭐건 간에 어쨌든 선거라는 게임에서는 사퇴했으면 진거다. 지고도 이겼다, 이런 말은 사퇴한 당일에서 3-4일 계속될 뿐이다. 하지만 나는 안철수가 아직 장래있는 정치인이라 본다. 따라서 그가 실패를 통해 배움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의 패배 원인은 "친노"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왔다. 그것도 당연하다. 그는 1987년 민주항쟁에도 참가하지 않았고, 이후 2008년 촛불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확대되는 그 어떤 과정에도 발자취가 없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시에도 한국에 없어서 그 분위기를 알수는 있어도 "느낄수"는 없었다. 따라서 친노가 형성된 과정,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의미 등에대해 대중들과 동떨어진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문재인에게 진 것이 아니라 노무현에게 진 것이며, 문재인과 대결하다가 부지불식간에 노무현을 소환하고 말았다. 그것도 적으로. 이 점을 잘 알아두기 바란다.
물론 노무현은 대결해야 할 상대이며,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노무현은 만만치 않은 스토리와 가치를 포괄한 대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무현을 극복하고 넘어서려면 그 스토리, 그 역사의 자락에 충분히 참여한 가운데서 넘어서야 한다. 역사의 흐름 외부에서 관찰자적 시점에서 몇마디 비판과 대의의 강변으로 노무현을 넘어설수는 없다. 노회찬도 심상정도 하고싶었으나 하지 못한 일이다. 정치 초년생은 더구나 할수 없다. 안철수는 이제 자신의 스토리,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공공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며, 그 스토리로 노무현을 덮어씌우기를 해야 한다. 그게 앞으로 그의 과제다.
자, 이제 친노 이야기 하겠다.
2007년에도 그러더니 2012년에도 대통령 선거때만 되면 친노에 대한 증오의 멘트들이 춤을 춘다. 2007년에는 워낙 노무현 대통령의 인기가 없었고, 정동영, 손학규가 후보가 되기 위해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등을 타격해야 했을테니 전략적으로 그랬다 치자. 그런데 이번 대선은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이명박 각하와 그 일행들에 대한 둠스데이였다. 애초에 안철수 현상이 나타난 이유도, 정치권에 신물이 나서라기 보단 가카의 후계자인 공주를 이길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 정치권에 대한 신물에 민주당이 포함된 이유도 가카와 한나라당에게 이기지 못하고, 정연주, 노무현, 곽노현, 정봉주 등 자기편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우왕좌왕 해서였다. 즉 가카가 모든 것의 기준이다.
그런데 갑자기 정치 쇄신론이 나오더니 가카는 어디로 가고, 새누리당은 어디로 가고, 친노심판론이 나온다. 그러더니 불과 며칠사이에 친노라는 이름은 마치 경기동부연합처럼 저주스러운 이름표가 되어 SNS를 떠돌게 되었다. 그러면서 마치 친노라는 집단이 강고한 조직을 형성해서 다수를 믿고 행패를 부리며, 정치권의 기득권자가 되어 장벽을 치고 있는 것 처럼 말들이 나온다. 급기야 친노 척결 없이 정치 쇄신 없다 이런 논리까지 진행되고 말았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이 현상은 그 강고한 친노가 "행패"를 부린다기 보다는, 거의 일방적인 린치를 당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소위 친노는 안철수가 행여 저쪽편으로 넘어가서 정권교체를 그르칠까봐 조심조심하며 그냥 눈 감고 난타를 허용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어느새 각하 심판이 민주당 심판으로, 민주당 심판이 친노 심판으로 바뀌었고, 그 와중에 이해찬이 사퇴했다.(부연하자면 이게 전략적으로 안철수의 결정적 패착이다)
이런 사태를 보면 적어도 두가지는 확인이 된다.
1) 친노라고 라벨을 붙일수 있는 어떤 일련의 연대 혹은 집단의 실체가 있다.
2) 친노를 뼈속깊이 증오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들 역시 일련의 연대 혹은 집단의 실체가 있으며, 절대 안철수 세력이 아니다. 안철수와 그의 무당파 지지층이 이렇게 빠른 마타도어에 나설만큼 조직적일 수 없다.
이제 두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친노는 뭐하는 사람들인가? 그리고 누가 그들을 증오하나?
1. 친노는 누구인가?
친노는 문자 그대로 노무현과 친한,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라고 불러보지만,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다. 다음과 같은 이질적인 흐름과 집단이 뭉뚱그려져서 친노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1) 노사모 계열
노사모는 정치인에 대한 자발적 시민지지 단체 혹은 팬클럽의 원조다. 어느모로 보나 안철수 현상은 노사모로 상징되는 노무현 현상의 데자뷔, 그것도 약한 데자뷔에 불과하다. 그들 역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다.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은 말할것도 없고, 김대중의 민주당 역시 호남지역의 특권층으로서 부패하기 이를데 없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들이 줄줄이 부패혐의로 구속되는 상황에서 시민들은 민주당 역시 구태정치로 볼수 밖에 없었다.
이럴때 그들이 주목한 정치인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이 주목된 이유도 사실 안철수와 같다. 순수하다, 바보같다. 그것이 팬덤을 형성하면서 돈 받고 정치인에게 모이는 단체가 아니라 자기돈 써가면서 모이는, 그리고 강고한 조직이 아니라 느슨한 네트워크인 노사모가 만들어졌다. 현재로서 노사모에 가장 근접한 모습은 미권스다. 무수한 이름없는 강호의 고수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의 집단지성이 갖가지 전략과 전술을 만들어내었다. 노무현의 허락도 필요없었다. 알아서들 움직였다.
이들의 지도자(?)에 대한 로열티로는 안철수 지지자들이 상상도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혹자는 탈레반으로 홍위병으로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이들의 극렬스러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나중에 대통령으로서 신자유주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면은 있지만 어쨌든 노무현이라는 캐릭터의 삶의 스토리가 이들에게 충분한 감동을 줄만했기 때문이다. 성공가도만을 달려온 안철수와 달리 지는 줄 알면서도 계속해서 자기 길을 고수한 노무현의 스토리는 히로익 사가의 주인공으로서 부족함이 없다. 정치가는 스토리다. 안철수의 스토리는 아직 노무현의 스토리에 미치지 못한다.사실 정치적으로 보자면 이렇다할 스토리가 없다. 그리고 안철수가 주장하는 새정치, 특권없는 정치,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정치, 이것도 사실 노무현의 리바이벌이다. 노무현이 참여정부란 이름을 괜히 붙인 것은 아니었다. 노무현은 정치개혁에 너무 천착하다가 경제와 사회 부분에서 신자유주의자에 포획되면서 좌우가 혼란스러워졌다. 문제는 정치가 아니라 경제, 사회였던 것이다.
다음 사진들을 보라. 이들을 누가 조직했는가? 누가 동원했는가? 아무도 한 적 없다. 비록 노무현 대통령이 몇가지 중대한 실책을 범하긴 했지만, 그 이름을 함부로 폄하해서는 야권에서 지지받기 어렵다. 김두관에 이어 안철수까지. 친노척결론에 편승하는 순간 이들의 적이 되는 것이다. 사실 박원순을 시장으로 만든 자발적 참여세력, 안철수 현상의 진원이 되었던 자발적 참여세력의 상당수는 아래 사진의 촛불과 조문행렬에 참가했던 사람들이다. 친노척결이란 말은 이들에 대한 추방령이고 모욕이다. 게다가 이들은 대체로 키보드 전투력이 대단한 사람들로, 일베꾼들과 달리 나름 논리적인 글을 쓰는 무명고수들이다. 문재인과의 대결은 그래서 특히 조심스러워야 했다. 자칫하면 문재인이 아니라 노무현을 적으로 돌리는 수가 생기는데, 일부 호남 기득권 정치인들의 원한찬 목소리에 말려들어(박선숙도 그 중 하나일까? 김한길 등등도) 그 미묘한 지점을 넘어버렸다. 그리고 그걸로 승부는 종결이다.
사실 안철수 진영이 정치쇄신 내용으로 제시하는 직접, 참여민주주의의 특허권은 엄밀히 말하면 노사모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 아고라 등지에서 다소 공격적인 논변을 펼쳐 이미지가 거친 경향이 있지만, 이들이 작당을 해서 무슨 이권을 해먹었다거나 어디가서 완장질을 했다거나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바가 없다. 나름 순수한 팬클럽. 참여민주주의 부분에선 급진적이나 다른 부분에서는 리버럴.
2) 민주당 계열
원래 김대중의 민주당 정치인이었지만, 여차직 저차직 해서 노무현 사람이 된 정치인들, 그리고 탄핵 국면에서 국회의원이 된 이른바 탄돌이 의원들이다. 원래 김대중의 참모였던 이해찬이 어찌어찌 이들의 보스처럼 되어 있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정동영의 위치가 애매한데, 가장 어려운 순간에 노무현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요즘 정동영이 강력한 좌편향을 보여주지만 나는 여전히 믿음이 가지 않는데, 이는 노무현의 사실상 세자나 다름없었음에도 불구하고(노무현은 선거도 끝나기 전에 정동영을 후계자로 지명했으며, NSC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에 임명해서 후계자 수업을 철저히 시켰음) 막판에 반노무현 정서에 편승하려 했던 신의없음 때문이다. 이는 요란하게 친노를 말하지 않았지만 노무현 임기 내내, 그리고 죽은 이후까지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온 정세균과 많이 대비된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중도 우파 정도이며, 호남출신들이라 할지라도 지역구는 수도권인 경우가 많다. 민주당에서는 비교적 개혁적인 축에 속하면서 주로 호남이 지역구인 구 동교동계, 호남 기득권층과 갈등이 많았다. 이 갈등이 나중에 열린우리당 분당 사태로 확대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열린우리당이 갈라져 나가면서 이들은 호남 민주당을 "구태세력"으로 몰아 붙였는데, 안철수 근처를 맴돌면서 "친노구태세력"을 외치면서 민주당을 안에서 뒤흔든 무리들이 바로 이때 몰렸던 "구태세력"이라는 것이다.
이들 소위 친노구태세력은 이명박이 득세했던 2008년 총선에서 대거 낙선하고, 민주당은 호남에 국한된 원내1/3에 불과한 정당으로 축소된다. 호남 민주당 의원들은 그 보수성에서 사실상 한나라당과 큰 차이 없는 경우가 많다. 호남지역에는 '토호'들이 유독 힘이 있는데, 이 토호들의 연맹체와 민주화투쟁 세력이 애매하게 섞인 정당이 민주당이었는데, 2008년, 국민들이 투표로 민주화세력(친노와 김근태계)을 대거 학살해 버림으로써 민주당을 무늬만 야당으로 만들고 말았다. 그래놓고 민주당이 이명박 정권 아래서 한게 뭐있냐고 따지는건 상당히 무책임하다. 적어도 민주화세력이 대거 국회에 복귀한 2012년 411 총선 이후, 미흡하지만 민주당이 그래도 훨씬 나아진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쇄신되어야 할, 청산되어야 할 세력이 누군지 답이 나온다. 그런데 안철수 캠프는 쇄신되어야 할 사람들의 증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말았다. 여기서 그의 '진심'이 오해되고 말았다.
3) 측근 계열: 문재인, 이광재, 안희정, 강금원 등 아주 오래전부터 노무현과 알고 지내던 사람들. 상대적으로 역차별을 받아 상당히 몸을 사리며 살아옴
4) 운동권 계열: 좀 애매한 집단이다. 시민단체나 시민운동 민중운동권에서 유입된 사람들(유시민 등) 혹은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 이전에 김근태 후보를 지지했던 그룹들이 전략적으로 서로 연대한 경우다. 그런데 김근태와 노무현이 80년대 민주화 투쟁에서 서로 연대했던 사이이기 때문에 이들은 친노라기 보다는 비판적 지지그룹을 형성하는데, 외부에서는 이들도 모조리 싸잡아서 친노라 부른다. 이들끼리 어떤 연대를 맺거나 하진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노사모, 민주당과의 관계도 좀 서먹한 경우가 종종 나타난다. 대체로 리버럴한 사람들이다.
2. 누가 친노를 싫어하나?
친노가 다양한 복합체인 만큼 친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한 종류가 아니다.
1) 좌파, 그 중에서 특히 평등파
참여정부 시절 좌파는 친노와 반노로 갈라진다. 민주노총 기준으로 국민파는 자주파와 손을 잡고 친노의 대열에 들어서고, 중앙파, 현장파는 반노의 대열로 들어섰다. 그 기준은 비정규직 입법과 각종 노동시장의 이른바 유연화와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이다. 어쨌든 좌파는 이런 정책을 신자유주의로 규정하고 노무현 정부를 반노동자적인 것으로 파악한다. 말기에는 자주파도 반노무현 대열로 돌아서는데, 그 계기는 대추리 사건과 북한 핵에 대한 강경한 태도 때문이다.게다가 FTA까지 추진하고 새만금을 강행함으로써 좌파들과 노무현의 관계는 겉잡을수 없이 틀어지고 말았다.
2) 민주당 내 호남 토호세력
이들의 노무현에 대한 증오는 심지어 광주학살 주범인 한나라당과 손을 잡고 노무현 탄핵에 앞장설 만큼 대단했다. 엄밀히 말하면 자기들을 구태 정치인으로 몰아붙인 민주당내 신진세력들에 대한 증오지만, 어쨌든 이들이 노무현을 그들의 보스로 파악한 이상 용서는 없었다.
이들은 그걸로 그치지 않고, 호남지역에 갖가지 유언비어를 퍼뜨리면서 반노무현 정서를 고취시켰다. 황주홍이가 거짓말로 호남지역에 반문재인 정서를 퍼뜨리려다 증거가 잡힌 것만 봐도 이들이 어떤식으로 자기들 지역구에서 선동질을 해왔을지는 짐작이 충분히 가는 일이다.
그리고 어느 모로 보더라도 이들이 구태정치인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3. 안철수 캠프의 미스
사실 민주당이 문제가 많은 정당임은 사실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이 있다. 이건 나중에 다시 다루겠다. 어쨌든 민주당이 쇄신되어야 하는 것은 사실인데, 그 쇄신의 대상이 누구냐에서 의견이 갈린다.
1) 아직도 남아있는 호남토호세력을 척결해야 하는가?
2) 아니면 친노세력을 척결해야 하는가?
친노세력을 척결한다 하더라도 그 이유는 다시 갈라진다.
1) 친노가 신자유주의자이며 반노동자적인 시장주의자이기 때문인가?
2) 친노가 감히 쪽수를 믿고 호남토호님들을 배제하기 때문인가?
여기서 안철수 캠프는 그만 2)와 2)를 선택하고 말았다. 상대해야 할 후보가 문재인이라는 점에서 또 단일화에 호남인심이 결정적이라는 생각에 그만 짧게 보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호남지역에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높은데, 그 까닭은 사실상 호남지역의 기득권자들이 호남의 새누리당같이 군림하기 때문이다. 이게 호남지역에 봇물처럼 세워진 각종 포럼의 원동력이다.
이들은 문재인이 미워서가 아니라 민주당 기득권이 미워서 안철수를 선택했다. 그런데 엉뚱하게 안철수 캠프가 이들이 물리치고자 하는 호남 토호들의 손을 들어주거나, 기득권 척결을 친노척결로 몰고가는 분위기에 말려들자 지지를 철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보다 토호가 더 미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 현재 민주당의 대주주가 친노인것 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그 역사는 오래지 않았음을 간과했다. 민주당이 예전처럼 대의원에 의한 경선을 했으면 친노는 결코 민주당을 장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폐족이라 불리며 내팽개쳐졌던 친노들이 다시 민주당을 차지하게 된 동력은 바로 국민참여 모바일 경선이다. 즉, 안철수가 주장했던 정치쇄신적 방법을 통해 민주당을 차지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대표를 구태정치로 몰아서 인적쇄신을 운운하는 순간, 그 모바일 경선에 참가했던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은 아득한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자발적 시민참여를 주장하는 세력들간의 시민사회, 공론영역에서의 여론잡기 배틀이 시작된 것이고, 이미 대통령을 만들어도 보고, 또 그의 죽음을 보기도 했던 친노쪽 참여자들이 더 적극적이어서 공론영역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건 조직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 지지자들의 적극성과 말빨의 문제였다. 게다가 진보진영에 속한 말빨 강한 지식인들과 급진적 민주주의자들도 안철수의 "국회의원 200명 축소", "정치불신", "부동산 가격 안정" 코드에 상당수 빠져나갔다. 선대인의 난처한 처지를 보며.
70명이 넘는 전현직 의원들이 멀쩡한 자기당 후보 냅두고 무소속 후보 지지하게 해달라고 떼를 쓰고, 자기당 후보를 음해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현직의원이 있는 지경의 민주당이다. 무슨 조직력이 있었겠는가?
문재인 후보는 당의 힘이 아니라 순전 개인기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론을 장악하게 만든 힘은 친노를 세세히 분석하지 않고 섵불리 자극하여 공론장 아레나로 불러들인 안캠프의 실책, 그리고 그 근처를 어슬렁 거린 혐오스러운 민주당 구태 정치인들이 불러일으킨 어그로다.
여기까지 쓴 내용은 직관적으로 구성해본 일종의 가설이다. 진짜 그런지 여부는 실제 데이터를 조사해 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