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권의 후보단일화는 이루어졌습니다.
어떤 방법이었든 간에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루어졌고, 그 후보는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입니다.
'후보단일화의 목적'은 '단일후보에 의한 대권승리'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제 문재인 후보가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를 생각해봐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크리트와 같은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을 깨는 것 보다는, 현재 흔들리고 있는 안철수 지지자들을 최대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문재인에게 투표'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문재인에 투표'할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어야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안철수 지지자들의 스펙트럼을 살펴보고 그에 맞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1. 반민주당 성향이지만 박근혜보다 안철수가 낫다고 생각해서 안철수를 지지
이런 분들은 안철수로 단일화되지 않으면 당연히 박근혜를 지지합니다. 이 분들께는 최초 선택지에 '민주당'이라는 것은 아예 없었습니다. 문재인 지지로 돌릴 수도 없고, 문재인에 대한 투표로 만들 수도 없습니다. 이런 분들을 지지자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민주당 고정지지층의 반발을 살 우려가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이 분들에 대한 적극적인 득표활동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 새누리당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정권교체를 바랬고, 그를 위해 이길수 있는 후보인 안철수를 지지
이런 케이스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이 이길 수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단일후보 문재인이 박근혜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어야하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오차범위 내에서 박근혜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이런 분들에게 '이길 수 있다'라는 희망을 줄 수 있기에 이런 분들이 문재인에게 투표하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3. 기존 정치권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정치변화를 열망하며 안철수를 지지
이런 분들에게는 민주당과 문재인이 그들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라는 확신을 주어야합니다. 먼저 민주당과 문재인이 하려는 것도 '새로운 정치변화'라는 확신을 주어야하고, 당선 이후 '새누리당의 반대'를 극복하고 변화를 이루어 내는 성공적인 정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철수와 합의한 새정치공동선언'에 대한 확실한 실천을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것을 실천할 의지를 보여주어야합니다. 만약 단일화 토론 과정 중 문재인 후보가 보여주었던 '국회의원 정수 조정' 논란과 유사한 일을 다시 벌인다면 이런 분들의 지지는 얻기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당 과반인 현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를 이뤄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플랜도 제시하여 '능력있는 실천정당'이라는 것을 알려야합니다.
또한 무조건적인 박근혜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는 편이 옳습니다. 박근혜에 대한 무조건적인 공격은 이런 분들에게 '민주당도 새누리당이나 똑같네', '어차피 이놈이나 저놈이나 구태정치인데...'라는 정치환멸을 가중시켜 '기권'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박근혜에 대한 공격은 박근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을 뿐 그들을 무너뜨릴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우리들보다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더 잘 알아서 할 것이고, 움직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웹에서 작은 힘이나마 모아 노력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변화'를 좀 더 앞당길 수 있을겁니다.
이번 선거에 대해 어떤 분은 '진심'의 대결이라고 말한 것이 있습니다. 세 후보의 공약이 큰 틀에서는 다르지 않고 세부적인 부분들에서만 다르기 때문에 '공약을 실천할 것이라는 진정성' 즉, '어느 후보가 더 진심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느냐?'라는 것이 당락을 가를 것이라고 말입니다. 저는 이 말에 공감했고, '진심'을 보여준 사람은 안철수라고 생각했기에 그를 지지했었습니다.
이제는 '안철수가 없는 상황'에서 투표할 대상을 선택해야합니다.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힘은 믿지만 그들의 '진정성'을 믿지 못하겠습니다. '문재인'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은 믿지만, '민주당'의 진정성은 믿지 못하고, 그들이 과연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해야할 것입니다. 물론 이 결정에는 '민주당과 문재인'이 보여줄 '새정치의 가능성'이 가장 크게 작용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 어떤 것인지 경험했습니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내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잊혀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문재인 야권 단일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께는 이런 말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단지 안철수 후보...아니 이제는 후보가 아닌 안철수 님을 지지하셨던 분들은 꼭 기억해주십시오.
그가 우리에게 '약속의 무거움'과 '새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듯이 우리는 그에게 '변하지 않는 새정치에 대한 열망'을 보여주어야합니다.
조직도 힘도 없는 안철수에게는 '진심'과 '우리들이 보여주는 기대'가 전부입니다.
오년후에 다시 그를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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