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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사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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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핵발전소 사고들이 은폐되고, 4대강에서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르고, 화학물질 관리 부실로 산모와 아이들이 죽음을 당하고, 가축과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고 있습니다. 생태의 민주화가 가능해야 경제의 민주화도 가능합니다. 지난 정부의 환경정책을 검증하고 새로운 복원과 치유에 대해 논의할 때입니다. 범 환경진영은 새로운 5년이 생태적 치유와 복원의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나는 초록에 투표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이를 제안하는 글을 10여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근래 들어 한국사회에서 인권이 비교적 친숙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동물권이나 생명권이라는 용어는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인권이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히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듯 동물권 역시 동물이 가지는 최소한의 기본 권리이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동물권은 너무 열악하다.
동물은 단지 인간의 요리접시에 담기고, 그들에게 따뜻함과 화려함을 제공하기 위해 산채로 껍질이 벗겨진다. 하지만 동물은 사람의 눈요기를 위해 매를 맞으며 훈련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 제주 점보빌리지에서 동물쇼를 하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 자연 상태에서는 결코 하지 않는 이런 행동을 하기까지 이들은 어떤 훈련을 받았을까.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인간이 태어난 이유가 있듯이 동물과 숲속의 작은 풀꽃도 이 커다란 우주 안에서 자신의 본성대로 생명을 유지해야 하는 깊은 섭리가 있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자연계에서 인권과 생명권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느 관계보다도 촘촘한 그물망으로 연결돼 있다. 생태계의 불균형과 부조화로 인해 발생하는 재앙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 인간이다. 생명의 다양성이 파괴되는 것은 인간의 존재조건의 다양성이 파괴되는 것과 동일한 의미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인간과 동물간 불평등, 심각하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인간과 인간사이의 불평등과 착취도 큰 문제지만 인간과 동물간의 불평등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 사회가 동물을 얼마나 부당하게 대우하는지에 대한 예를 2년 전에 발생한 구제역 사태를 통해 짚어보자.
2010년 11월 29일 발생한 구제역 사태로 소·돼지 348만여 마리, 닭·오리 623만여 마리 등 총 970만 이상의 가축들이 매몰 처분되었다. 2000년부터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생매장, 살처분된 생명은 무려 2800만 마리에 달한다.
▲ 2011년 1월 안성에서 생매장되는 아기 돼지들의 모습. 당시 대한민국 정부는 농장 동물들에게 질병은 용납하지 않았으나 대학살에는 앞장섰다.
ⓒ DAILY MAIL REPOTER
2010년 당시 정부는, 정확한 감염경로와 원인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베트남에 다녀온 안동의 한 농민이 감염의 주원인이라는 책임전가형 발표를 서둘렀다. 동물단체의 거듭된 요구에도 청정국 지위를 유지한다는 명목 하에 초기에 백신접종을 거부함으로써 효과적인 초동대응에 실패했다.
언론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서 얻은 소고기 수출액은 불과 20억 원에 불과하다. 반면, 2010년 11월 28일 구제역이 발생한 뒤 최종적으로 정부에서 구제역 사태로 인해 지출해야 했던 돈은 거의 1조 원에 가깝다고 한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산술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부의 셈법인지 되묻고 싶다.
일본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구제역 발생 농장에 있는 동물만 살처분하지만, 우리는 구제역 발생농가 반경 3km사이의 모든 동물을 몰살시키는, 비윤리적이고 반생명적인 정책을 취하고도 구제역 관리에는 실패했다.
살처분을 하는 방법은 또 어떠하였는가? 인도적 도살을 위한 국제적 기준이 엄연히 있는데도 산 채로 매장을 하는 가장 야만적인 동물 대학살극으로 인해 수많은 농장주들은 물론 살처분 작업에 동원되었던 수의사나 공무원 또 그것을 지켜보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깊은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겼다.
수의전문가들에 의하면 구제역은 일반적으로 치유불능의 질병이 아니라고 한다. 인간의 감기바이러스처럼 열흘에서 보름정도의 잠복기와 활동기를 거쳐 자연치유되는 경우도 많고 치사율도 그리 높지 않다고 한다. 인간에게 큰 위해가 되지 않고 치사율도 높지 않는데 굳이 죽이는 이유는 바로 '상품성' 때문이다.
구제역 감염시 젖소의 우유생산량이 급감하고 일반적으로 체중감소를 부르며, 전파속도가 아주 빠른 특성이 있다. 때문에 동물을 상품적 가치로만 파악하는 공장식 축산에서는 이를 '생산성 저하'의 요인으로 파악하고 제거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동물에 관한 모든 정책이 이렇듯 인간중심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
모든 자연이 그렇듯 동물 역시 자연치유력이 있지만 공장식 축산은 이런 기회를 동물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농장의 닭은 알에서 깨어나자마자 A4한 장 크기도 안 되는 면적에서 날개 한 번 제대로 펴지도 못한 채 평생 알만 낳다가 죽을 뿐이다. 계속되는 산란에 칼슘 비축량이 줄어들어 뼈가 견디지 못해 부러지기도 한다.
▲ 닭의 자연 수명은 20년을 넘는다. 이런 케이지에서 2년 남짓 고통스럽게 알만 낳다가 죽는 닭들에게 세상은 어떤 곳일까.
ⓒ 강재훈
겨우 6개월 남짓 똥더미 속에서 살다가 죽는 돼지 역시, 우리가 더럽다고 알고 있지만 실은 매우 청결한 것을 좋아한다. 사교적이고 영민하며 자연상태에서는 하루에 수 십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매우 활동적인 동물이다. 평균수명이 15년이라는 사실을 농장주나 대부분의 소비자는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다.
동물의 정신적-감정적 상태나 모성을 포함한 그들의 다양한 본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하고 오직 경제적 가치로서만 판단하는 것이 공장식 축산의 본질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장식 밀집사육은 동물은 물론 지구환경 또 그것을 소비하는 인간 모두에게 아무런 이점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동물의 최소한의 복지와 권리 인정해야
최종적으로 인간의 식탁에 오르는 농장동물이라고 할지언정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생명이 갖는 최소한의 복지와 권리를 인정하는 방식으로서의 인식전환이 유럽에서는 이미 시작되었다. 우리 사회도 이 윤리적 소명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동물복지의 첫걸음은 동물을 인간과 마찬가지로, 지각과 감각을 가진 존재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는 동물에게 제공해야 하는 다섯 가지의 자유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이 내용은 대부분의 동물복지 인증의 기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 다섯 가지는 배고픔과 목마름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 할 자유, 공포와 불안으로부터의 자유이다.
위의 조건들이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인간과 동물의 생존조건은 너무도 유사하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지난 2008년 미국 한 도축용 소 경매장에서 주저앉은 '다우너' 소. 자유롭지 못한 생명은 병든다.
ⓒ Humance Society
동물권이나 동물복지의 향상을 위해서 정책이나 법 혹은 제도개선이 중요한 축이라면 또 다른 한 축은 시민들의 동물에 대한 인식변화와 그에 따른 실천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을 하거나 만약 그것이 어렵다면 가능한 만큼 육식을 줄이고, 축산물을 구입할 때도 동물복지 인증이 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동물실험하지 않은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을 구매하고, 곰쓸개즙 등 동물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과도한 보양문화를 지양해야 한다. 동물쇼를 관람하지 않거나 모피나 오리털 제품 구입을 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일 등은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동물복지의 근간이 되는 내용들이다.
▲ 1944년 고안된 이후 화장품 실험의 대명사가 된 Draize Test. 국내에서도 이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PETA
현 정부는 녹색성장이라는 기만적 캐치프레이즈 하에, 환경과 생태를 경제적 가치에 종속시키는 큰 과를 범해왔다. 그 폐해를 고스란히 차기정부와 우리의 후대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갑갑증이 밀려온다.
곧 들어설 차기정부 하에서는 생명존중과 생태조화를 통해 인간과 동물, 자연이 모두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진정한 녹색정책이 펼쳐지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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