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밝혔듯 우선 저는 문재인 지지자 입니다.
문재인 지지자가 왜 안철수 지지자에게 미안해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는 댓글을 봤습니다.
어떤 짧은 가상의 상황을 하나를 설정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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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진행 중입니다.
도성에 정규군이 10만이 있는데, 썩은 관리부터, 힘없어 차출된 농부도까지 섞여 있습니다. 개중에는 도성을 지키기위해 의지가 강한 사람도 있고, 장군의 카리스마에 교화된 사람도 있습니다.
왜군이 20만이 다가 오고 있고, 1주일 뒤에 도성까지 올것 같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2일째쯤에 어떤사람이 사람들에게 추대되서 민병대를 설립하고는 정규군에 문제가 많으니 내가 지휘를 하겠다고 합니다. 어느덧 민병대의 숫자가 10만이 되었습니다.
20만의 군대가 있으면 어찌되었던 조총으로 무장한 왜군과싸워도 지킬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납니다.민병대의 지휘관과 정규군의 장군이 만나서 서로 자신이 지휘해야 이길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다 잠시싸웁니다. 이를 본 민병대에선 정규군이 무능함에도 고집을 피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오고, 정규군에서는 민병대가 반란을 준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옵니다.
두 군대간에 사소한 싸움이 격해지다 3일째가 됩니다. 슬슬 더 늦으면 전쟁 준비를 못한다는 위기감이 양쪽 군대에 모두 감돕니다. 그러자 저녁때쯤 민병대 지휘관이 좋다, 정규군이 지휘해라. 나는 따르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정규군 장군도 이에 화답해 예를 다하겠다. 도와줘서 고맙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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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황에서 정규군은 이유가 어찌 되었던, 민병대 지휘관 덕에 10만이라는 병력을 얻게 됩니다.
민병대 지휘관에게 "그럼 니가 혼자 싸워서 이길줄 알았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민병대 지휘관에게 "저녀석은 그냥 인기떨어지니 차라리 잇속챙길라고 민병대를 판거야"라고 하면 얄밉지 않으신가요?
오히려 민병대 지휘관은 도성을 지키기 위해 10만이란 병력은 자신의 힘으로 모아서
그 노력을 정규군 지휘관에게 넘겨 줬으니 당연히 민병대 지휘관에게 고마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규군 입장에서는 정상적인 사고관을 가졌다면, 남의 노력한 결과물을 덮석 받았으니 민병대 지휘관에게 공짜로 얻어 먹는 미안함 느껴야 하는것 아닙니까?
민병대 지휘관을 믿고 일어섰던 민병들이 정규군에 합류하려니 자존심도 상하고, 민병대 지휘관에게 속은것 같다고 실망감도 느낍니다. 동시에 민병대 지휘관이 진정 도성을 구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움직였다고 믿을겁니다. 어찌 되었던 초기 민병대 지휘관이 깨끗하고 현명하게 지휘해 줄거라던 기대에는 상처를 받았을 겁니다.
이런 민병대를 늬들이 뭘 알아 식으로 무시하거나, 민병대 대장에게 재는 능력도 없고 이미지뿐이야.. 이러면 같이 목숨걸고 싸우고 싶을까요?
당연히 보이시겠지만,
정규군은 공당인 민주당이고, 장군은 문재인입니다.
안철수는 민병대 지휘관이고, 안철수를 지지하는 열성 지지자가 민병대 대원입니다.
왜군은.. 말씀 안드려도 아실거라 봅니다.
안철수대 문재인의 경쟁에서 안철수의 양보로 인해 결과적 승자는 문재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는 대표선수를 뽑는 선발전이지, 결승전에서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부전승으로 능력으로 이겼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공정한 방식으로 여론 조사를 했더라도, 마지막에 뒤집힐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게다가 안철수를 따르던 사람들은 안철수의 마지막말과 의지에 따라서 문재인 후보에게 일시적으로 공동의 목적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지, 전장에서 진 패잔병이 아닙니다.
위의 가상 상황에서 민병대가 정규군과 함께 싸우는 것이지,민병대가 정규군의 밑에서 싸우는것도 아닙니다. 또한 민병대가 정규군과 같이 싸워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도주할 수도 있고, 비굴할지라도 왜군에게 가서 목숨을 구걸 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문재인 지지자에게도, 안철수 지지자에게도 선택권은 있으며, 서로 존중하지 못한다면 합심해 외적과 같이 싸워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지금껏 힘들게 훈련 받아 왔던 정규군 입장에서는 자신의 삶만 살아온 민병대가 이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민병대가 왜 지휘관을 따라 왔는지 이해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민병대는 왜 정규군이 무능한지 이해 못할수도 있습니다. 정규군 내부의 부조리에 관심이 없고, 왜군이 들어오는 위기 상황을 만든것 자체가 싫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잊어서는 안될것은 모든것은 외적을 이기고 나서부터 입니다. 싸우던 이야기하던 서로 이해를 하던, 서로 갈라서던 민병대와 정규군은 함께하지 않으면 왜군을 물리칠수 없습니다.
박 대통령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엇을 할지 마음이 아니라, 차가운 머리로 전략적으로 움직일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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