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근처 건설현장들을 둘러보던중에 규모가 제법되는 상가건축현장에 갔습니다.
저와 전혀 상관없는곳인데 지금 4층 정도 올라가고 있더군요.. 당연히 인테리어는
고사 하고 한층 한층 올라간만큼 콘크리트로 형상만 있을뿐 내부는 여러 자재들만
어지럽게 굴러다니는 그런 모습이였습니다.
그런데 계단에 비둘기 한마리가 떡하니 버티고 있더군요. 좀 무서워서 반대쪽으로
피해서 살금살금 올라가는데 비둘기녀석 울음소리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말로표현할순 없는데 무척 지쳐보이는 소리.. sos 구조 요청같기도 하고...
너 혹시 여기서 못빠져나가고 있는..거 ??
이녀석을 밖으로 빼내기위해 어흥~ 하고 소리도 질러보고 박수쳐봐도 꿈쩍도 안하네요
어쩔수 없이 가까이 가봐도 꿈쩍도 안합니다. 아무리 비둘기라도 이렇게 가깝게
인간이 다가오는걸 허락하진 않을텐데 말이죠...
어떻게 어떻게 해서 이녀석을 이륙시키니까 제 머리 위에서 떠나지 않고
날개짓을 하네요. 순간 비둘기가 퍼덕 거리면 지저분한것들이 엄청 떨어진다는
어디선가 들었던 정보가 떠오르고.. 윽!!! 2층으로 도망갔습니다만.. 따라오네요 --
아니 사람을 따라오는 비둘기가 어디있어! 하고 맘속으로 외치며 일단 근로자들이
일하는 최상층으로 뛰어 올라가서 볼일을 봤습니다. 그리고 내려와보니 아직
그자리에 그녀석이 있더군요 ;;
건축현장이 대부분 그렇듯 창문 같은것이 없이 도망갈 커다란 구멍은 많지만
안전규정상 외부 가림막으로 가려져있어서 비둘기에겐 함정과도
같은 환경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참.. 쪼일지도 모르는데..... 정말 미친척 하고 비둘기를 손으로 잡아서
밖에서 풀어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까이 가니깐 다시 1층으로 도망가는 비둘기 (아까 따라올땐 언제고!!!!!)
여기서 비둘기가 못나가면 죽을지도 모르니 일단 구해줄려고 내려가보니
불과 몇초전에 내려갔던 비둘기가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네요.
바닥에도 없고 위에도 없고... 허허참 당혹스러웠습니다.
어떻게 밖으로 나가는 구멍을 잘 찾아서 나간것인지... 그렇다면 다행이겠네요.
비둘기가 내려가고 저도 바로 따라내려갔는데 그 순간 시야에서 사라질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고.. 왠지 신선을 만난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한 아침의 사건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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