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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숭이 이야기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11-21 00:30:51
추천수 1
조회수   1,582

제목

일본 원숭이 이야기

글쓴이

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내용
엉뚱하게 옆나라에서 대통령 노릇을 하고 있는 짐승 이야기인 줄 아셨을지도 모르지만, 그놈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래가 묻은 고구마를 바닷물에 씻어먹음으로써, 최초의 동물 문화전파사례를 인간들에게 입증한 바로 그 원숭이, 일본원숭이들의 아르키메데스, 이모우이야기입니다.



이모우는 이 이야기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그 뒷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이 뒷 이야기는 고구마 씼어먹기보다 더 믿을 수 없을정도로 이모우의 탁월함을 증명하는 이야기기도 하거니와 경우에 따라서는 진한 감동마져 느낄 수 있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모우의 고구마 씻어먹기 사례에 환호했던 연구팀들은 이후, 더 어려운 과제를 이모우에게 제시합니다. 바로 곡식 낱알을 모래에 뿌려놓았던 것입니다. 고구마야 워낙 덩어리가 크니, 바닷물에 담가 씻어먹기가 용이했지만, 낱알은 어땠을까요? 모래가 섞인 낟알을 일일히 씻어먹기는 난감한 노릇입니다. 더우기 원숭이의 손은 인간만큼 작은 물건을 정교하게 다루는데 적합하지도 않죠. 이모우는 어떻게 이문제를 해결했을까요? 여러분이 이모우였다면 어떤 식으로 낟알을 모래에서 구할 수 있었을까요? 아마도 지금 한국에서 왕초노릇을 하고 있는 그 원숭이라면(쥐였던가?)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요?(음, 어려운 문제군.)



이 지점에서 이모우의 천재성이 드러납니다. 이모우는 자신이 고구마를 씻었던 바닷물에 모래가 섞인 낱알을 뿌립니다. 비중이 높은 모래는 가라앉고, 바닷물의 높은 비중 때문에, 그보다 비중이 낮은 낟알은 물에 뜨게 됐죠. 이모우는 이 사건으로 인해 연구팀에게서 원숭이 중의 아르키메데스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선사받습니다.



그 칭호에 걸맞게, 이 과제해결에서 이모우가 보여준 능력은 놀랍습니다. 첫 번째로, 이 해결방법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바닷물에 모래와 낟알을뿌려서 둘다 가라앉는다면, 이모우는 낟알도 잃습니다. 두번째로 직관적이든, 다른 방식을 통해서든 비중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용해야 합니다. 인간도 쉽지 않은 이러한 결단과 지성이필요한 행동을 침팬지도 아니고, 그보다 훨씬 낮은 지능을 가졌을것으로 예측되는 일본원숭이가 해낸것입니다. 이모우는 그 영애로운 칭호를 받을 자격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사건에서 감동을 느꼈던 이유는 조금 더 다른 이유였습니다. 이모우의 행동은,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손아귀에 줜 것을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또 실행에 옮겨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인간들 중에도 알면서 두려움 때문에 명백하게 이익이되는 행동을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한 결단을 한낱 원숭이가 해낸 것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아마도 평범한 원숭이나 사람이었다면 손에 모래와 낱알을 쥔 채로 이도저도 못하는 뷔르당의 당나귀 신세가 되어버렸을 가능성이 가장 크지 않을까요?



저는 이 며칠 문재인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바로 원숭이 이모우에게서 느꼈던 그 감동을 느꼈습니다. 10여년전, 바로 그분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그 모습이죠. 대인이라는 별명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풍모였습니다. 아무래도 아르키메데스보다는 대인이 더 낫죠.



안철수 후보를 굳이 비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해도, 그것은 그저 피치못할 사정이나 실수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20대 젊은이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지지가 단지, 이미지가 아니라, 그들로하여금 자신들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렇다는 것이 신문의 르포기사 등을 통해 나오고 있고, 젊은이들과 접할 기회가 많은 이곳 여러 회원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알 수 있겠더군요. 이는 최소한 안철수가 가장성공적으로 20대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일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는 소중하고도 중요한 미래의 정치적 자산이므로, 진보를 꿈꾸는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끌어안아야 할 대상입니다. 안후보가 정말로 사회구성원들을 위한 정치인이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솔직히 오늘 제시되었다 철회된, 그리고 여론에 정보가 흘러나왔던 조사방식의 제시는 매우 납득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 방식에서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은 자기중심적인 아집과 당장의 이익에 대한 욕심만 보였습니다. 저는 이 애초에 제안이 가볍게 제시했다가 협상이나 분위기 반전을 위해 버려질 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무리였음은 분명합니다. 지금의 단일화가 과정이 결과보다 더 중요하다는 안후보의 말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문후보는 그럼에도 안후보를 신뢰하고 협상에 임하고 있죠. 이러한 상황은 단일화를거쳐 선거에서 승리할 때까지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반드시 계속되어야만 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안철수 후보도 원숭이 이모우처럼 지금 당장의 이익보다는 감동을 주는 행동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즐겨 인용하는 맹자의 귀절이 하나 있습니다. 군자를 우물가까지 데려갈 수는 있어도, 그를 우물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요. 그럴일이야 없을 것이고, 없어야 하겠지만, 만에 하나 안후보가 사익을 위해 단일화과정을 감동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문후보가 계속해서 그 계획에 끌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군자는 다른 사람의 뜻을 선의로 해석하고 따를 정도로 마음이 넓지만, 자신과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에 걸려들만큼 어리석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위험을 감지하고 피할 만큼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의 지지자들도 마찬가지고. 더 중요한 것은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안철수 후보가 만약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한다면, 아마도 가장 먼저 등돌릴 사람들은 바로 그의 현명한 지지자들이겠죠. 그러한 일이 없도록, 지지자들은 안철수 캠프측에서 무리한 행동을 보일 때, 바로바로 제지하고 비판여론을 전달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현명한 안철수가, 역시 연명한 문재인 후보와 합을 맞출 수 있도록 돕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저는 가끔씩 원숭이 이모우가 바닷가에서 자신의 눈으로 볼 수 없는 먼 곳을 응시하며, 세상을 관조하는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이번 단일화과정을 넘어 선거에서 승리하는 날, 다시 한번 그 상상을 통해 행복과 감동을 느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해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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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2012-11-21 00:34:31
답글

제발 그러길 바라면서, 안후보가 역사인식이나 부패척결 의지도 결연히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어후경 2012-11-21 00:42:28
답글

저도 그렇게 되길 바라고....웬지 안철수가 양보하리라 생각했는데 협상안을 보면 너무 구태적이라 혼란스럽습니다. 혼란스러울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는것이 우선인데 문재인 후보의 멘트를 보면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장준영 2012-11-21 00:43:20
답글

늦었습니다. 이미 다 발겨졌습니다.<br />
저 같은 일부 사람들은 진작에 간파했고.<br />
조조 내지 큰 장사꾼 류의 영악한 현명함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것도 아니니 더 바랄 게 없습니다.<br />
인간의 일이란 기계 매커니즘처럼 굴러가는 게 아니니 어찌 잘 풀리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태봉 2012-11-21 00:54:58
답글

'돈을 쫓으니 돈은 안따라오고 스트레스만 생기더라, 돈을 잊고 열심히 하니까 돈은 따라오더라'<br />
<br />
안철수가 했던 이야기인데... 똑 같은 실수 반복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 아니라 생각하고 대선 끝나고 이후 행보까지는 신뢰를 갖고 지켜보렵니다.

용정훈 2012-11-21 00:55:45
답글

물론 준영님의 안목이야 저도 늘 존중합니다만, 저는 아직 명확하게 입장을 취하기에는 경쟁하는 두가지 가설이 다 나름대로의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괄호치기가 정답이겠죠. 물론 제 나름의 판단이고 준영님이나 다른 분들의 판단은 존중합니다. 그러나 선의의 지지자들에게까지 날을 세우거나 모욕감을 느끼도록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을 이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봤는데, 문재인후보도 절대로 바라지 않는 일일 것이라 생각합

어후경 2012-11-21 01:31:13
답글

독재자 참배, 처음부터 엇깔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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