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장을 담갔습니다.
네 집 김장을 큰누님네 모여서 합니다.
혼자 계신 어머니, 큰누나와 작은누나네, 그리고 막내인 저희집.
김장 전날, 김장 재료 사서 씻고, 다듬고, 썰어 놓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김장을 담그죠.
올해는 120포기 정도를 주문해서 담갔는데,
속이 남는 바람에 20포기 정도를 더 사다가 담갔습니다.
모든 작업은 어머니가 진두지휘하십니다.
계량되지 않은, 주먹구구식 조리법으로...^^;;
그냥 평생 해오신 대로 뭐 얼마, 뭐는 얼마...이렇게 넣고 버무려
이 사람, 저 사람 맛을 봐서 괜찮다 싶으면 그제야 배추에 속을 넣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누님 둘, 매형, 그리고 아내가 속을 넣어서 김치냉장고 용기에 담으면,
저는 뒷마무리를 합니다. 용기에 묻은 양념을 키친타월로 깨끗이 닦고, 비닐로 김치를 잘 덮은 후 뚜껑을 닫아서 한 곳에 차곡차곡 쌓는 일이죠.
그렇게 오전부터 늦은 오후까지 일전을 치루면,
한 해 든든한 밥상을 책임질 김장이 끝납니다.
그리고 저녁은 맛있는 돼지보쌈으로...^^
김장 전 날, 채칼로 무채 써는 제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가 그러시네요.
"이제 우리 아들도 나이 먹은 게 보이는구나."-,.-;;
어머니가 72, 저는 42입니다.
형제 간 우애가 좋아서 이렇게 가족이 모여 김장을 담글 수 있다는 게
작지만 소중한 행복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한 해, 한 해 나이 드시는 어머니 모습을 보니...
이런 행복한 순간이 언젠가는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는 생각에
기분이 그렇더군요.
그나저나 올해 김장이 맛있어야 할텐데요.
지난해에는 뭐가 문제였는지, 익으면서 배추가 물러서 1년을 맛 없는 김치 먹느라
힘들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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