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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시판이 선거 관련 이슈로 뜨겁게 달아있네요.
일상의 이야기가 살짝 묻히는 분위기가 조금 아쉽습니다.ㅜㅜ
저야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영남 패권주의와 부일·수구 집단에 반대하고 보편적 복지에 다가서려는 신념을 지닌 정치인을 지지하는데,
음, 일단 박근혜만 안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누구든 단일화 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입니다.
예전에 목동(오목교역 인근)에서 일할 때는 일하는 곳 분위기가 좋아서(?) 와싸다질도 많이 하고 가끔 글도 올리고 했는데, 2009년부터는 쭉 시련의 시간입니다. 먹고 살기 어려워서 와싸다 자게는 거의 눈팅만 하다가
지난여름 아내가 유방암 수술을 하고 항암 치료받는 동안 육아와 가사를 대신할 사람이 전혀 없어서 제가 생업을 접고 몇 달 쉬는데, 아무래도 컴 앞에 앉을 시간적 여유가 일할 때보다는 많네요.
아내 나이가 38인데, 젊은 나이라 실비 외에 암보험이 없어서 그간 벌어놓은 돈 생활비로 다 까먹고,
역경 속에서 헤매다가 마음속으로만 꿈꾸던 창업을 대출의 힘을 빌려 지난 3주 동안 어찌어찌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ㅜㅜ
(젊은 분들도 꼭 암보험 드세요.)
오늘은 견적 받은 업체 중에 한 곳과 인테리어 계약을 했습니다.
실평수 10.5평, 공사비는 외부 간판까지 해서 1,800만 원.
1,500 예상이 결국 1,800이 됐습니다.ㅠㅠ
이왕 저지른 일, 열심히 해서 빨리 안정적 기반을 잡고 싶습니다.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freetalk4&mode=view&num=551534&page=0&view=t&qtype=&qtext=&part=board
글에 달린 홍기주님 댓글이 인상적이어서 생각해봤습니다.
나중에 와싸다 회원님 중에 제 안경원에 오시는 분도 계실 텐데, 아니 예전 목동에서 일할 때 오셨던 분도 계시는데
저는 어떤 인상일까….
와싸다 게시판에 적었던 "가격보다-싼 가격이 최우선이시라면 남대문 가시고요-는 '성의있고 신뢰할 수 있는 안경사'를 찾으신다면" 오시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말에 거리낌은 없는가,
친절하고 바른 사람인가,
밥 벌어먹고 사는 일에 남들보다는 나은 실력을 갖추고 있는가,
"아는 놈이 더하다"는 흔한 표현에서 자유로운가?
...
2001년 말쯤 안경 일을 시작했으니 벌써 11년이 지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일을 시작했던 초기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안경 해드렸던 손님들..
지금도 수많은 곳에서 벌어지고 있겠지요. 이건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네요.
사람에게서 가장 발달한 감각 기관인 눈이 생각보다 둔하여서 (그러니 귀는 말할 것도 없지요.)
굴절측정과 안경 제작을 대충 해줘도 며칠 지나면 다들 적응해서 잘 사용합니다.
물론 간혹 예민하신 분들이 계시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해도 굴절측정과 안경 제작은 안경원 업무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관련한 안경사의 실력과 양식 그리고 관련 장비의 수준은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이번에 안경원을 준비하면서, 자금의 한계 때문에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측정과 가공 장비입니다.
어떤 장비를 갖다놓던 일반적인 수준에서 불만 없이 잘 보이고, 안경알(렌즈)만 안 빠지면 손님은 어떤 수준에서 측정하고 어떤 수준에서 가공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까다로운 소비자인 제가 직업인의 눈으로 봤을 때 부족한 안경이 정말 많습니다. 맞춘 곳에서 제대로 된 조정(fiting)도 못 받고 안경을 착용하고 계시는 분도 많으시고요.)
하지만 안경은 craft의 영역이고 제가 생각하는 기술 수준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쓸만한 장비를 들이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ㅠㅠ
요즘은 창업을 실행에 옮기고 있어서 길을 가다가도 안경원이 있으면 유심히 들여다보는데,
설계한 대로 잘 만들어지기 힘든 노후된 가공 장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안경원도 많고,
저번에 댓글에 말씀드린 한천석 시력표 하나 벽에 걸어놓고 굴절측정(optometry)이 아닌 단순한 시력검사 수준의 일을 하는 곳도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손님들 대부분은 잘 느끼지도 못하고 별 관심도 없습니다. 그냥 가격만 저렴하면 땡큐지요.
일에 대한 제 욕심 때문에 쉬운 길이 있는데도 창업 과정을 험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천석 시력표는 1951년에 개발된 것으로 현재 국제기준(ISO)에 맞지 않습니다.
60년 전에 시력표를 만든 공로는 인정하지만, 이제는 폐기할 유산입니다.
왜 이 시력측정표가 폐기되지 않고 아직도 널리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로 돈 들이는 게 아까운 건인지, 前 서울대 의대 교수(한천석)가 만든 거라 후학들이 생각 없이 존중하는 것인지..
안과나 안경원, 건강검진 등에서 아직도 한천석 시력표를 쓰고 있다면 그 측정값은 신뢰할 게 못됩니다.
http://www.doctor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336
안경 가공 관련 부분은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라 제쳐 두고,
굴절측정(optometry) 관련해서 여러분이 다니는 안경원이나 안과가 쓸만한 곳인가 알 수 있는 몇 가지 예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측정의자에 앉으면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주시안(master eye)입니다.
주시안은 생물학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검사 방법 중 감각성 이안 검사법인 Alignment Test, Manoptoscope Test, Hole-in-the-card Test를 적용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80%가 오른쪽 눈이 주시안이고 20% 정도는 왼쪽 눈이 주시안입니다. (저는 왼쪽 눈)
이게 왜 중요하냐면 사람은 항상 두 눈으로 사물을 보고 시생활을 하기 때문에 단안 시력 교정 후 양안 균형을 맞춰줘야 하는데, 이때 주시안을 모르면 기준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주시안 확인은
손 대신 시디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이런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간단한 검사조차 하지 않는다면 그런 안경사나 안과의사는 뭐...
안과는 더러 간호조무사가 측정하는 곳도 있는데 기막힌 곳입니다.
근시나 원시 등의 굴절이상을 가진 사람 중에 60% 정도는 난시가 동반되는데, 난시 측정은 도수와 축(난시방향)을 확인하게 됩니다.
보통 방사상 시표 등 난시 눈금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더욱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꼭 크로스실린더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게 없거나 사용할 줄 모르는 측정자가 태반입니다.
이런 고전적인 측정법보다 진일보한 측정법(장비)은 포롭터라는 장비를 사용하는 것인데,
자동포롭터
수동포롭터
이렇게 생긴 장비를 눈 앞에 대고 내부에 장착된 렌즈를 빠르고 정확하게 바꿔가면서 측정을 하는데, 효율적으로 굴절측정을 수행할 수 있고 근거리 가입도 측정, 양안시 관련 측정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비를 갖추고 있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측정자라면 측정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비만 갖추고 제대로 쓸 줄 모르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40대 이후 찾아오는 노안 관련해서 많이 들어보셨을 누진다초점렌즈의 경우 기질적으로 적응이 불가한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경우 다초점렌즈를 손님에게 권하면서 사실 찍기 수준의 처방을 하는데,
이것도 간단한 방법으로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적응할 수 없는 사람을 구분해낼 수 있습니다.
융상이향용이검사(Vergence Facility Test)인데,
이렇게 생긴 프리즘플리퍼라는 도구로 간단하게 확인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정 도구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
굴절(시력)측정을 하거나 안경을 가공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측정데이터 가운데 P.D.가 있습니다.
P.D. 측정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런 장비도 갖추고 있지 않은 곳이라면, 정말 무슨 생각으로 일하는지 한심한 안경원·안과입니다.
(길이를 재는 짧은 자-PD자-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정확도에서 떨어집니다.)
몇 가지 말씀드린 사항만 확인하셔도 내 눈을 맡길만한 안경원·안경사인지 안경점·판매원인지는 금방 확인이 가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