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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수" "모순" 부메랑 맞는 안철수의 압박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1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선(先) 민주당 쇄신 조치 후(後) 양자 회동'을 제시하고 민주당 쇄신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안 후보가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안 후보 측이 자기 모순에 빠졌다"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안 후보 측이 민주당에 가장 불만을 갖는 것은 조직 동원이다. 안 후보 측은 최근 문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안 후보는 주춤한 이유로 민주당 차원의 조직 동원을 들고 있다. 또 민주당의 지역 조직이 이른바 '안철수 양보론' 등 왜곡된 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 시민캠프 소속 관계자가 당원들에게 보낸 '여론조사 대비- 유무선전화 잘 받아주세요. 외출 시 집전화 착신해주세요' 등 여론조사에 응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이에 민주당은 "시민캠프 소속 자원봉사자가 지인 76명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통상적인 여론조사 독려도 못하느냐" "자당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문자까지 문제 삼으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는 불만이 높다. 현행법상 투표일 전까지 문자메시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후보 지지자들도 문자메시지와 SNS를 통해 자발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만큼 안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는 반박도 있다.
안 후보가 최근 민주당 현역 의원 30여명과 전화통화를 나눈 사실도 '페어플레이' 논란을 낳고 있다. 이에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16일 "지난 6일 두 후보 간 단일화 합의 이후 앞으로 하나가 된다면 함께 할 분들이기 때문에 안 후보가 인사하려고 전화했다"며 "앞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과 통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와 통화한 의원들이 상당수 비노(非盧)ㆍ비문(非文) 인사라는 점에서 "안 후보가 신당 창당 등을 염두에 두고 전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안 후보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민주당에선 "비노 진영부터 접촉했다가 언론에 공개되자 '민주당 의원 모두와 통화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후보 측은 '안철수 양보론' 등 문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언론사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던 안 후보가 단일화 룰 협상이 중단된 지 이틀째인 15일부터 갑자기 언론사 연쇄 인터뷰에 나선 것을 두고 "고공전을 위한 안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밖에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퇴진 논란에 휩싸인 이해찬 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충치'라는 표현을 썼다. 이를 두고 협상 상대인 민주당에 신의와 예의를 강조하고 있는 안 후보 측의 자가당착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