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전제를 깔고 뭐를 말해야되는것이 참 불편합니다만...
우선 저는 안철수 후보의 인격을 믿습니다만, 그가 가진 계급의 기반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항상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괜히 제주도가서 이상한 소리 하는 바람에 자기의 한계를 보여줬죠. 짧게 자본가 안철수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저는 문재인 후보의 인격을 믿으며, 그가 가진 진정성을 믿지만 그를 둘러쌓고있는 인간들의 장막을 믿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정치력을 의심하게 되는 일도 있었는데, 후보 비서진의 친노 2선 후퇴와 대체인사 기용을 보면서 문재인의 당내 의지 관철 능력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짧게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통합시나리오, 정책공약 등등 많은 변수가 남아있습니다만..
가정해서 안철수, 문재인 중 한분이 각각 집권한다고 상상을 해봅시다.
지금 제가 생각하는 것은 두분 중 누가 더 정당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정칙공학적인 면에서 두분 중 한분이 집권했을 때 새누리당의 존립기반인 자칭보수 수꼴세력들과 영남지역주의에 누가더 효과적인 피해를 입히고 좀더 선진화된 정치구도인 보혁 구도로 이전할 수 있을 지를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이건 그냥 오늘 갑자기 혼자 상상한거고 미래의 일에대한 가정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서 과반을 이미 달성한 제1야당 새누리와 싸우며 나름대로의 비전을 실행해간다고 했을 때.. 새누리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경남(제가보기엔 새누리 압승일 듯 합니다)지사와 부산시장 시켜서 말도안되는 개발 사업 발의하게 하고 중앙정부 통제로 사업 무산됐다고 몇번 지역에서 언플해주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대기만 하면 오히려 영남민심 얻어가면서 남은 3년을 알차게 보낼 수도 있습니다.
과거 집권세력들과 지지자들이 만들어 놓은 낡은 프레임인 외환보유고, 경제신장율, 주가지수등을 지키려하면 할 수록 수렁으로 빠져드는 결과를 낳을꺼고, 새누리 입장에선 꽃놀이 패가 될 확율도 높습니다. 어차피 싸 놓은 똥과 현재 단계에선 할 수 없는 일인데, 본인들이 싸 놓은 똥 치우는 상대에게 지랄 떠는건 해외 수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죠. 새누리당은 많은 경험치가 쌓여있어서 더 지랄 떨껍니다. 말로는 거품물겠지만 TK, PK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속으로는 좋죠. 민주당이 사정을 칼날을 휘두른다해도 방패로 쓸 친이계 쓰레기는 차고 넘치니 아무나 베어가게 두면 됩니다. 아주 해피한 상황이죠.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 후보로 당선되서 수꼴 제1야당과 복합 제2야당을 이끌고 가려면 아주 많이 힘들껍니다. 앞서 말한대로 경제는 바닥일꺼고, 경제적인 성과를 비전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이겠네요. 민주당내 수꼴들도 새누리와 함께 씹어댈 것은 너무 불보듯 뻔하고. 민주당내 소수지만 개혁성향의 사람들은 보수정책한다고 반대를 할꺼고.. 안철수를 돕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서 아주 혼란스럽겠죠. 민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지 아니면 뭔가 방향성있는 조직적인 반대를 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민주당에게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 같습니다.
안철수가 그대로 죽으면 이건 게임 끝이겠지만(사실 가능성이 엄청 높죠), 뭔가 자꾸 말을 하고 메시지를 던지면서 소통를 한다고 하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뭔가 의미있는 말과 화두를 던지는 보수 정치인을 갖게 됩니다. 의외로 호남지역에서도 이건 먹힐 수도 있구요, 반좌빨을 외치던 수꼴들 중 상당수도 변화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아울러 수구의 종족특성대로 많은 자리를 만들 수 있는 대통령 밑으로 기어들어가고 싶은 욕망은 엄청나게 크죠. 안철수는 나름대로 자기사람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정치 제도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안철수가 식물대통령에서 살아날 정치력을 보여준다면 우리나라 보수정치는 새로운 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단 이것은 후보 본인이 의도한 결과는 아니라는게 함정이긴하죠.
아주 단순한 상상입니다.
뭔가 현재의 정치 체계인 지역주의와 양당제가 지켜져야한다면 문재인으로 단결해서 십년전 수행했던 미션을 리플레이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지금의 정치 체계와 구도는 뒤집어야된다고 생각하면 그 시작은 진보적인 후보와 정당에서 부터가 아니라 오히려 더 보수적인 후보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별로 퇴근할 기미가 안보여서 쓴 잡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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