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안철수 vs. 문재인으로 투표하라면 문재인에게 하려고합니다.
물론 단일화가 안철수로 된다면 안철수를 찍을 겁니다.
일단 제가 문재인을 좋아 하는 가장 큰이유는 그가 현명하고, 강직한 인품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참여정부때 다른 측근들은 다 구설수에 올라도, 한번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은 노무현의 오른팔이란것은 쉽지 않습니다. 꼬투리 잡힐만한 일을 하지 않을 현명함이 있다는 것이죠. 물론 그가 보여온 강한 추진력도 몇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특전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필요할땐 정말 강하게 나갈수 있고(최근 "정치가 장난이냐?"라는 발언등), 반대로 필요할땐 모든걸 양보할 현명함도 있습니다.(역시 최근 투표시간 연장관련) 그의 인품은 한나라의 지도자로서 부족함이 없습니다.
두번째로 문재인은 기성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겨우 4월에 1선에 당선된 신인 정치인 입니다. 물론 그전에 참여정부때 행정경험은 있지만, 그걸 포함해도 정치활동 기간은 10년이 안되는 짧은 정치생활을 한 셈입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정치에 몸담은 닳고 닳은 사람이 아니란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발언은 명확하고, 강력합니다. 정치적인 수사도 적절히 쓰는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싫어하는 노무현의 편안함과는 또 다르지요.)
세번째는 노무현의 복수를 해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그가 정치를 하려고 결심한 계기를 보면 국민의 요망도 있겠지만, 다른 한켠으로는 노무현의 미완은 업을 하고, 그의 죽음에 책임있는 사람들에 대한 복수심이 없다고 하긴 힘들것 같습니다. 물론 그의 성격상 법에도 없는 방법을 쓰진 않겠지만, 최소한 법에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집행할 의지는 있다고 봅니다.
네번째로 그는 보통사람의 삶을 앎니다. 변호사였지만, 인권변호사로 어려운 삶도 살아봤고, 부인과의 금슬을 봐도 정말 좋아 보입니다. 자식도 키워봤고, 모든점에서 삶의 고통, 기쁨을 다 안다고 봅니다.인권변호사라고 사람들을 보호했고, 민주화 운동도 했으며, 사람들을 위해 살줄 앎니다.
오히려 그의 발목을 잡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은 민주당일 것입니다. 민주당의 기성정치인들과 기존세력, 그리고 민주당의 고루하고, 무력한 이미지.. 이런것들이 그의 발목을 잡겠지요. 물론 민주당 지지자나, 민주당의 지지조직은 그의 대선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국정운영이나, 확장성에서는 방해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그를 대선후보로 만들어 줬을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그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어준 측면도 있습니다.
노무현 탄핵 주도 세력의 책임을 물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지 않는것도 그의 선택지에 있었겠지만, 해야할 일을 위해 포기하고,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고 보는게 맞을거라고 봅니다.
안철수 개인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감이 갑니다. V3를 상당기간 무료로 배포해 왔던것도 그렇고, 안철수 연구소 운영에서 좋은점도 많이 보여 왔습니다. 청춘콘서트 등에서 전해진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바른 가치관 등. 그에게서는 많은 강점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제가 안철수를 불안해 하는 이유는 안철수의 "모호함"과 "단순한 혐오" 그리고 지나칠 정도의 "원론주의"때문입니다.
안철수의 발언의 면면을 보면 "원론적"으로는 타당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시점에 그것을 적용한 최종 판단은 회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그의 청춘콘서트 등은 보지 않았습니다만. 그와 관련된 기사를 봤을때 그렇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특히 지난 총선즈음에 모두가 야권을 지지해 줘야 한다고 말할때 청춘 콘서트때 "사람을 보고 찍어야 한다"고 발언 합니다. 물론 틀린 말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 상황에서 나온 "야권 지지"호소의 문맥을 놓고, "원론적인"발언을 한것임에는 맞습니다. 즉, 시점의 문제였다는 것이지요. 단순히 사람을 봐도 대부분의 후보가 야권쪽이 깨끗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저 발언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원론"에서 벗어 나지 못한 발언 이라는 감각입니다.
또한 그의 발언은 모호 합니다. "단일화를 안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는 발언 하나만 봐도 그렇습니다. 물론 저 발언 자체는 매우 논리적이고, 원론적으로 문제되지는 않는 발언입니다. 그러나 저 발언에는 지나칠 정도의 모호함이 있습니다. "단일화"를 당장은 거부한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할지 안할지 모른다"와 "민주당 하는거 봐서 하겠다", "꼭하겠다"의 관점에 따른 임의의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른 예로는 "정치 쇄신은 국민이 판단한다"는 것도 그렇습니다. 단일화 결정의 주체는 자신이지만, 마치 자기가 아닌듯 말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민의 뜻을 알 것이가에 대해서는 모호합니다. "진정성" 논란이 비슷한 성격입니다. 정치 쇄신에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진정성을 위한 조건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한다"고 돌립니다. .. 이렇게 모호하게 나오면 보는쪽에서는 답답하지요..
마지막이 "단순한 혐오"인데.. 제가 안철수를 혐오 한다는 뜻이 아니라. 안철수 후보에게서는 기성정치에 대한 "혐오"가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국회의원 축소"발언이나 "중앙당 해체"발언도 꼭 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지만, 국회의원이나 정당을 보는 관점에서 "혐오"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물론 다수의 국민이 비슷한 관점을 취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재의 대의 민주주의에서 옳은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물론 대의 민주주의를 대체할 만한 무언가가 있다면 다르지만, 그것도 아니라면 "단순한 혐오"와 같은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지도자로서 바른 것인지.. 의문이 듦니다.
위의 어느 것도 그가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또한 매우 감정적이고, 저의 개인적인 관점들 입니다. 따라서 그가 대통령이 되도 잘 할것이란 생각을 합니다만, 문재인과 안철수 중에서 고르라면 위의 이유때문에 문재인을 고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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