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동거한 웃집이 작년에 훌쩍 떠나버리고 새 집이 이사왔습니다.
이전 웃집에는 머슴아가 하나 있었는데 평소엔 괜찮은데
뛰어다니는 통에 가끔 놀랍니다.
엘베에서 보면 인사도 잘하고 저희 아이랑 동갑인지라 걍 그런가보다 하고
지냈습니다.
엄마가 미인이라 케이블TV 광고에도 종종 나오던데,
그런 아줌마가 항상 애땜에 죄송하다고 하는데,
솔직히 그리 시끄럽지도 않았어요.
남편 분도 인사 좀 하고 지냈었는데, 퇴근하면 혼자 1층에서 담배 피는 것이
구박 당하시는 것 같아서 안스러웠습니다.
이사가면서 옆 동 큰 평수로 간다고, 나이드신 분들이 이사올 것 같아서 조용할거라고 그래서 아쉽다고 그랬었는데요...이때부터 악몽이 시작됩니다.
고딩 아들 둘을 둔 윗집은 아들, 아버지가 뒷꿈치로 쿵쿵거리면서 걷고
아들들은 야자 끝나고 10시 넘어서 뛰어다니고, 의자끌고,
큰놈아는 음악한다고 밤 늦게 피아노치고 노래부르고...
부모가 뭐라고 하겠지 했는데 1년 가까이 그런걸 못봤는데,
저번에 찾아 올라가서 얘길했더니,
자영업을 하는데 아침에 일찍 나가서 저녁에 늦게 오니
애들이랑 같이 못 지내는 것 같애요.
가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했더니,
지금 집에 들어와서 씻고 앉아서 TV본 것 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청소하지 않았냐 했더니 묵묵부답. 그러면서 딴 얘기...
자기들도 웃집 시끄럽다고,
여기서 7년째 사는데 그동안 웃집 찾아간 적이 없었다, 너무 한다 했더니
자기들도 아랫집에서 올라온 적이 없었다는군요.
자기들 사정 얘기만 쭉 늘어놓는데 조심해달라고 하고 왔습니다.
자영업하시는데 장사가 안되는지 부부끼리는 맨날 싸우고,
애들은 밤에 늦게 다닌다고 아버지한테 두드려 맞고,
한번은 화분을 깨서 새벽 4시에 청소를 하길래
잠을 못자고 편의점 가서 커피사가지고 오는데 그 아들내미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얘기했더니,
'저도 시끄러워서 못 잤어요' 하는데 죽탱이를 날려버릴까?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아랫집에서 시끄럽다고 얘기해도
미안하다고 한마디 하는게 그리 어려운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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