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종일 혼자서 게시판을 평정할듯이 좌충우돌하다가 뭐가 그리도 수가 틀리는지
이젠 '마타도어'가 어쩌니 뻘소리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시다시피 마타도어는
스페인의 투우사 '마따도르'가 어원이죠. 투우사 역시 엄연한 직업인일 뿐 아니라,
스페인 등지에서는 배우 못지않은 인기직업의 하나이거늘, 어찌 그렇게 '죄없는
사람을 음해하고 뒷통수치는 술책이나 부리는' 최악의 인간 혹은 인간행태를
대변하는 단어로 변질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투우만큼 일방적으로 비겁한 경기(?)가 어딨을까요...
불쌍한 소 한 마리 놓고 여러사람들이 달려들어 다구리 놓고, 온갖 방법으로 희롱
하다가 결국 죽여버리는 인간의 잔인무도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여흥이니 말입니다.
수많은 관중들 한 가운데 내몰려서 어리둥절한 소를 살살 약 올려가면서 기운 다
빼놓고는,이번엔 말타고 선 사람이 창으로 등짝을 쑤쎠파다가, 그 다음엔 갈고리
창을 주렁주렁 등에다 박아 걸어놓고...
등짝에서 피를 철철 흘리며 이리저리 내몰리는 불쌍한 소의 운명을 생각하면서
적어놓고 보니 다수의견과는 좀 색깔이 다르고, 정치성향도 좀 다르고, 혹은 그래서
지지후보 다르다고, 심지어는 언놈 직장이 맘에 안든다고 한 두 놈 찍어놓고 집단
다구리치는거나 진배 없지요. ^^
삐까도르
뭐, 원래 투우라는 경기가 그따위 식이니만치, 그런 여흥을 주도하는 참여자들 모두가
비겁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저로서는 멀찌감치 원밖에서 갑옷 치장한
말 타고 섰다가 창으로 소 등짝이나 후벼파는 삐까도르의 역할이 가장 비겁해보인다
싶네요.
반데리예로
소야 어차피 그렇게 죽을 운명이라면, 고통 속에서 피를 철철 흘리고 간신히
땅을 버티고 서서 인간의 희롱을 좀 더 견디다 가느니, 차라리 단칼에 편안한
죽음을 내려주는 마따도르의 역할이 가장 선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요....
마따도르 (피날레를 장식하는 메인 투우사)
아!! 잔인하여라... 인간들이란....
--- 나, 소띠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