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넘이 아파서 주말에도 방콕 하다가...
월요일 병원가서 진료받고 학교도 하루 쉬고 좀 괜찮아졌는데 여전히 가래가 많이 생긴다고 하는군요.
'가래' 말이 나오니 생각나는 옛날 이야기 하나.
어릴 때 더러운 이야기 게임 같은 거 할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던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이쯤에서 이미 눈치까셨을텐데요.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비위 약하신 분은 글 읽지 마시고 그냥 나가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읽으면서 촉감, 느낌 등등 절대 상상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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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한 선비가 오랫만에 친구집을 방문했습니다.
친구는 없는 살림에도 오랫만에 찾아온 선비친구를 위해 저녁밥상에 자신들은 평생가도 구경도 못하는 굴젓을 구해서 내놓았습니다.
선비친구는 그야 말로 너무도 맛있게 저녁 밥을 먹고서는
친구와 나란히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잠을 자다가 굴젓과 함께 짜게 먹은 저녁에 목이 말라 잠이 깨어 손을 뻗어 머리맡에 있던 자리끼를 벌컥벌컥 마시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저녁에 먹은 맛있는 굴젓이 자꾸만 생각이 나서 이리 저리 두리번 거리며 손을 뻗다 보니 작은 항아리 하나가 만져졌습니다.
굴젓 항아리구나 하면서 반가이 손가락을 넣어보니 영낙없이 굴젓이었습니다.
선비친구는 항아리를 들고 단숨에 들이킨 후에 단잠을 잤습니다.
뒷날 아침 일어나 보니
친구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허 그 참 이상하다'라고 중얼거리고 있길래
'무슨 일인가?'라고 물으니
'그 참 이상하단 말이야... 가득차 있던 가래단지가 싹 비워져 있는데 자네가 혹시 비웠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비친구는 속이 메슥거리고 토가 나와서 아침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작별을 고하고서
길을 가는데 몇 번을 토하고 또 토해도 속이 메슥거려서 미칠 지경입니다.
'아~ 마늘이라도 한 조각 먹으면 좀 나아질 것 같은데...'
하늘이 도왔는지 길에 마늘 한 조각이 떨어져 있어 주워 먹고서는 속이 좀 괜찮아져서 길을 가고 있는데,
저기 앞에서 문디(문둥병환자)가 뭔가를 막 찾으면서 이리로 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선비님 혹시 오다가 마늘 한 조각 못 보셨어요?'
'아 그거 내가 주워먹었는데... 왜요?'
'어이구.. 그거 내 콧구멍에 끼고 있던 마늘조각인데 이를 어쩌나'
그 날 이후로 아무도 그 선비를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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