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에 있었던 일이다.
난생처음 곡성이란곳을 찾아갔다. 기차마을이 잘꾸며졌다는 소문을 들었던터라
설레이는 마음이 앞섰다.
증기기관차 예약을 하지 않아 시간이 많이 남아서 식사는 밖에서 하기로 했는데
다행히 입장권을 가지고 있으면 재입장이 가능했다. 밖으로 나가보니
막막한 마음이 앞선다.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보니 주변식당이 나오긴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길잃은 양 처럼 심난하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길건너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섬진강을 지척에 두고 있는 곡성답게 다슬기를 재료로한 매뉴들이 보인다.
음.. 어디보자 다슬기회는 좀 비싸고... 그래! 다슬기파전이 좋겠다!
전골 과 다슬기파전을 주문하니 천군만마를 얻은것처럼 마음이 든든했다.
아니! 난 천군만 가진것이다. 만마는 막걸리까지 등장해야 완성이지!!
아주머니~ 여기 막걸리 하나 주셔요!!
주문을 받은 아주머니께서 다소 난감한 표정으로 막걸리가 없다고 하신다.
아니.. 무슨 음식점에 막걸리도 없어요???
나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막걸리가 잘안팔려서 안가져다놓았다는 대답에 평소 잘 안쓰던 머리를 굴려본다.
아주머니~ 그럼 식사는 주문했으니 막걸리만 사다마셔도 되나요?
나의 질문에 아주머니께서 어색하게 웃으시며 그러시라고 한다.
근처 슈퍼에서 막걸리를 두병사왔다. 처음보는것인데 수입산 쌀과 밀가루가 조금
들어간 것이다. 예전같으면 마치 품질이 좋지 않은것 마냥 생각했을텐데..
막걸리 사부님이신 임호삼님께서 알려주시길 밀가루가 들어가면 맛에도 변화가
있어서 좋고 나쁨보단 취향의 문제라고 하셨다.
사온 막걸리를 보신 아주머니께서 잔을 내오신다. 그때서야 미안한 마음이 들어
표현을 했더니 미리 구비되지 않아서 그런거라 괜찮다고 하시며 웃으신다.
시원하게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고 김치한조각을 올려놓은 다슬기파전을 한입하니
옥황상제 부럽지 않다.
기분이 좋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홀이 제법 넓은데도 손님이 없다.
주말이고 점심시간인데 왜 이렇게 손님이 없을까.. 아마 관광버스타고온 우르르
몰려온 관광객들은 그 수가 많다 한들 또다시 우르르 버스에 올라서 미리
예약된 식당으로 향할것이다.
식당에 막걸리도 없냐고 되묻던 나는 사실 사먹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건낸
말이기도하다. 밖에서 사온막걸리지만 손님들이 편하게 마시기 위해 잔까지
내오시던 아주머니의 친절에 그 맛이 더 달콤했다.
손님이 많지 않아 식당입장에선 어려운점도 있을텐데 막걸리 한잔 하자고
아픈곳을 콕 찌른것 같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계산을 하고 나가면서 다음에 또 오게 되면 그땐 비싼 매뉴로 팔아드린다고
말씀드리니 그저 웃기만하신다. 언젠가 아이들이 더 크면 한번쯤은 더 올것같은데
음식점은 이미 정해둔상태니 미리 알아보는 번거로움은 없을것 같다.
그런데..그때도 막걸리가 없으면 어떻게하지??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