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드라마는 띄엄띄엄 찾아보는 편인데 근래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두 편 추천합니다.
영드 - 셜록
홈즈 이야기는 최근 영화로도 2편이나 나왔습니다만 시대적 배경만 소설과 같을 뿐이지 셜록 홈즈 분위기와는 조금 거리감 있더군요. 영화 자체로는 재미있었지만 예전의 '늑대의 후예들' 이라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면 영드 셜록은 현대의 런던이 무대이긴 해도 원작 소설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어요. 현대식 탐정으로 변모한 홈즈는 그의 돋보기 만큼이나 스마트 폰을 유용하게 사용합니다. 왓슨 박사는 자신들의 모험담을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 올리는 블로거로 변신했고요.
시즌 당 3편씩 두 시즌이 나왔는데, 저는 시즌 2의 첫째 편이 제일 재미있더군요. 원작 소설 중 '보헤미아 스캔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민 것인데, 여성에게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홈즈가 유일하게 '그 여성' 이라고 불러주는 아이린 애들러와의 밀당식 승부가 흥미진진합니다. 전투복 차림으로 홈즈 앞에 등장하는 아이린 애들러의 모습에 "오, 이런..." 같은 감탄사가 나올 겁니다. 소설처럼 상당한 크기의 머리통과 불거진 광대뼈를 자랑하는 주연 배우도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드 - 밀레니엄 3부작
베스트셀러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스웨덴 드라마로 영화로도 나왔습니다만 영화는 드라마에 비해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원작 소설을 읽어보진 않은 관계로 영화와 드라마 중 어느 것이 원작에 더 가깝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 양 손 양 발 모두 들어주고 싶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재미를 주는 요소 중 배우의 존재감이라는 면에서 본다면 단연 드라마가 압도적입니다. 어린 시절에 받은 부당한 대우로 반항적이고 반사회적인 성격을 갖게된 여주인공 리스베트 역할로 누미 라파스라는 여배우가 출연하는데 아마도 원작 캐릭터 싱크율 120% 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절도있고 또박또박하고 간단명료하게 느껴지는 스웨덴어로 대화하는 배우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나름 재미있더군요. 추운 겨울 나라의 드라마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드라마는 내내 차분하게 전개되고 분위기는 호들갑스럽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권력의 분립이 잘 되어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부당한 공권력과 부도덕하고 비양심적인 전문가 집단에 의해 한 개인의 인생이 어떻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고발하는 좋은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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