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휴무라 산에 올랐습니다.
점심 도시락하나에 나무저를 두개 넣었습니다.
혹시 부러지면 여유분으로 쓸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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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도 맑고 가을 꽃도 많이 피어 등산하기에 참 좋은 날씨입니다.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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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새 소리가 귀에 들어 오고,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리고,
까치도 ,그리고 하늘을 나는 비행기 소리도 들립니다.
정위감은 자연소리라서 확실합니다.
하지만 멀리서 발생하는 음파가 내 귀에 다달을쯤이면,
원음 그대로가 아니라,대역이 좀 좁아져서 들리네요.
바로 귓가에 들리는 헤드폰처럼 선명한 소리가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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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나의 생각은 지금 현재에 일어 나는 현상인가?
아니다.이미 일어나서 내 감각에 다달아,나의 판단이 일어 난 뒤의
과거의 부산물이다.
그럼 현재에 일어나는 현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의식,또는 인식행위이다.
생각이란 의식의 결과물이다.
의식하는 행위자가 있고,의식하는 행위가 있고,의식의 대상이 있다.
궁극적으로 현재에 일어나는 실존하는 것이란
"순수 의식"이다.
그렇다면,일어난 결과물로서의 내가 인식해 온 이 현상이 아닌,
현재 실존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이제껏 내가 알고 오던 것과는 완전 다른 형상..아니 형상없음일 것이다.
무?공?텅빈 충만?
아...!머리에 쥐내린다..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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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색을 그치고 일어 나서 내려 오는데,
둘이서 점심을 먹으려는 아지매가 나를 부릅니다.
나무 젓가락 남는 게 있으면 좀 달라고 하네요.
컵 라면을 먹는데 젓가락 준비가 안된 모양.
여유분이 하나뿐이라서 하나만 건네니,
왜 하나만 있느냐며 나무라시니,
무안해서 얼른 뒤돌아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뛰다시피 도망 왔습니다.
다음에 산에 갈땐 반드시 나무 젓가락을 여유분으로 넉넉히 가겨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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