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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쌩뚱맞은 정동영 이야기(희망버스 관련)
자유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9-19 02:31:53
추천수 8
조회수   1,422

제목

이 와중에 쌩뚱맞은 정동영 이야기(희망버스 관련)

글쓴이

용정훈 [가입일자 : 2002-04-27]
내용
Related Link: http://board.wassada.com/iboard.asp

문재인 후보가 정동영의 캠프 참여를 종용했지만, 정동영 전의원이 고사를 했다고 하는군요. 여러 추측이 가능하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동영 전의원이 노동과 민생현장에서 더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럴 이유도 없겠지만, 적어도 문재인 캠프측과 관계가 불편해서 그런것 같지는 않았어요. 이번 대선 이야기가 나오자, 그답게 열을 올리면서 승리를 낙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까요.



이번 추석즈음 개봉할 예정인 "깔깔깔 희망버스 이야기" 시사회에 정동영 의원이 참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번 가 봤습니다. 영화 정말 좋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두 개의 문"보다 더 몰입도나 만족도가 좋았습니다.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함과 아기자기함이 돋보이고,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논리에만 기댄 논쟁적인 영화도 아니고, 감정에만 기댄 목에 힘 들어간 프로파간다 영화는 더더욱 아니니까요.



상영회 이후 정동영 의원이 함께하는 좌담회가 열렸습니다. 전 솔직히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이분을 "속빈 강정"취급했습니다. 방송기자, 앵커 출신임에도 말재주와 기민함이 부족해 토론에 무척 약하고, 행정적인 능력도 평균정도, 정치적 감각이나 시대정신을 꿰뚫는 세계관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정치인을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만, 기껏해야 목소리나 외모가 조금 나아서, 브리핑이나 대중연설에 능한 사람이란 것이 제가 느끼는 그의 인상이었죠. 아, 그 와중에 2007년 대선때, 혼자 쥐새끼의 손을 거부한채 후보합동 토론회에서 사진을 찍던 모습은, 그가 약간의 정의감 정도는 가진 사람이었을거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작년 이맘 때 즈음부터 정동영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죠. 한진과 쌍용자동차 문제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총선에서 당선이 거의 확실한 전북 덕진 지역구를 포기하고 강남구에서 출마했었죠. 알고보니 즉흥적인 행동이 아니라 구룡마을 철거민들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네요.

그 이후로는 아시는 대로 죽 같은 모습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죠. 가끔 접하는 친구 이야기로는 요즘도 시간 날때마다 평택에 들른다고 합니다.



오늘 그를 보고서 느낀 건, 아마 사람이 상당히 변한 모양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위에서 저는 그가 말주변이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음성이나 앵커로서의 전력을 볼 때, 그가 말주변이 없다는 것이 의아하게 느껴지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가 이야기할 때의 말투를 들어보면, 금방금방 적절한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 말을 길게 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용어의 선택도 거친 편이죠. 토론의 달인인 현 민주통합당 김기식의원(예전 참여연대 사무총장)이나 유시민 전장관 같은 경우를 보면, 말의 논리를 정교하게 구축하면서도 독특하고 정확한 단어의 선택으로 청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정동영의원은 그런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죠.



그런데 이런 모습이 가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서투름 때문에 그는 자신의 본심을 숨기지 못하고 종종 은연중에 그것을 드러내어 놓습니다. 잘 살펴보면, 그는 그런 서투름으로 자신의 진정성을 자기도 모르게 광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는 기성 정치인이라면 거의 금기어로 삼을 만한 단어들을 여러번 썼습니다.



"주류 기득권", "지배계층". "엘리트" 등등. 보통 이런 사람들을 일컬을 때 정치인들은 사회지도층이나 오피니언리더라는 말로 그 단어에 담긴 비판적 함의를 중화시키죠. 그러나 정동영의원은 말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사실, 그 단어들은 근본적으로 이 사회에 대한 시선이 비판적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없는 단어들입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 중에서도 보수적인 성향의 인사들은 이런 단어를 결코 입에 올리지 않을테죠.



그의 입에서 이 단어들이 나올 때 마다, 그는 조금 흥분한 것 같고, 조금 더 화가 나는것 같았습니다. 만약 이런 분위기를 그가 의도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카이저 소제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일겁니다. 아주 끔찍한 정치모리배일 가능성이 높겠죠. 그러나 저는 그런 의심을 하지 않습니다. 그가 아무리 감추려고 하고, 깔끔하고 프로패셔널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이려고 해도, 그는 단수가 얕고 서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는 바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리에서 정동영을 여러번 접한 제 친구가 그러더군요. 이정희가 그냥 얼굴만 비출 뿐, 도대체 저사람의 역할은, 가진 컨텐츠는 뭔가하는 의문이 들 때(친구는 현장에서 가장 내용없는 연설을 많이한 사람이 이정희라고 전했습니다), 정동영은 실제로 몸으로 시위자들이나 파업노동자들 앞에서 길을 뚫고 끝까지 같이 있었다고, 크레인에서 내려온 김진숙이 누구보다 먼저 찾았던 정치인이 정동영이었다고, 그러더군요.



그를 볼 때마다, "가장 늦된자가 가장 먼저 된다"는 성경귀절이나, "나서부터 아는 사람이 있고, 배워야 아는 사람이 있고, 몸으로 겪어봐야 아는 사람이 있지만, 되고나면 다 똑같다"는 대학의 한 귀절이 떠올려집니다.



그가 또 정치 일선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돌지, 아니면 이대로 게속 노동현장에 머물게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바보같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수많은 헛똑똑이 중 하나에서, 드문 한 명의 바보가되는 사람을 볼 수 있다는 건, 참 기쁜 일이겠죠.



마지막으로 아래 링크를 한 번 열어보세요. 예전에 자자에 올렸던 사진이지만 볼때마다 좀 감동적이라 또 링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중에 저런 모습을 보였던 사람이 또 있었을까요?^^



http://board.wassada.com/iboard.asp?code=free_pds&mode=view&num=134881&page=0&view=n&qtype=user_name&qtext=%BF%EB%C1%A4%C8%C6&part=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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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규 2012-09-19 03:20:53
답글

정훈님과 대부분의 이슈에 대해서 견해를 같이하는 접니다만<br />
정동영에 대한 평가는 달리 하게 되네요.<br />
<br />
여기서도 여러번 쓴 적이 있는데요<br />
저는 정동영 같은 유형의 정치인을 가장 경계하는 편입니다.<br />
왜냐하면 진정성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br />
<br />
저는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br />
<br />
그사람이 '개인적으로 손해를 보게 될 상황에서도'(이점을 중시합니다)

이숭규 2012-09-19 03:31:03
답글

정치학에서는 <br />
진보주의자는 인간의 본성을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고<br />
보수주의자는 인간의 본성에 냉소적이거나 불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br />
<br />
저는 스스로 판단하기에 여러모로 진보주의적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데<br />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br />
<br />
이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심리학과 문학 등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br />
실제로 숱

uesgi2003@hanmail.net 2012-09-19 03:35:59
답글

정동영씨는 몇 년 더 지켜보면 진정인지 아니면 한 때의 변신인지 알게 될 겁니다.<br />
그래도 요즘에는 그의 행보가 많이 반갑습니다. 일부러 힘든 길을 선택했으니까요.

용정훈 2012-09-19 04:03:49
답글

이숭규님, 어쩌면 제가 순진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제가 사람을 보는 감식안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정동영에 대해서 제가 잘못봤을 수도 있죠. 하지만 4년여 이상을 자신으 본성을 숨기며 영합하려는 사람은 굉장히 치밀하고 냉정한 사람일겁니다. 정동영의 행동이나 버릇을 잘 관찰해보면 그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닐것 같아요.그런 감이 오더라고요. 사람이 권력에 대한 욕심을 때문에10년을 위장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겁니다. 그러니

이숭규 2012-09-19 04:39:47
답글

네, 저도 제 의견을 고집하려는 건 아닙니다.<br />
그냥 제가 느낀 걸 쓴 거 뿐이고요<br />
나중에 정훈님과 세영님이 옳다는 게 확인되면 <br />
제 판단을 바꾸고 한턱 쏘겠습니다.^^

조한욱 2012-09-19 05:56:38
답글

저도 그런 저녁 내기라면 기꺼이 동참합니다^^

주명철 2012-09-19 06:06:53
답글

이 양반덜, 나 빼놓구 모이면 섭합니다.<br />
<br />
정동영이 몇년동안. 바뀐 모습 보여준 것을 보면서, 의도가 무엇이든 한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 그 일에 정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박근혜 빼고.

용정훈 2012-09-19 07:06:34
답글

자자에서 늘 알찬 역사강의를 올려주시는 두 분도 오셨네요. 자자, 어느쪽에서 거실 생각이신지? 판이 더 커지겠네요.ㅋㅋ

서경식 2012-09-19 07:46:25
답글

탐욕스런 돼지같은 궁민들땜에 피해본 사람중, 대표적인 인물이 정동영 아닌가요?

조한욱 2012-09-19 08:02:22
답글

정훈님 편에 걸어요.

motors70@yahoo.co.kr 2012-09-19 08:32:56
답글

언론에 비춰지는게 전부는 아닙니다.<br />
숭규님 의견에 동의 합니다.<br />
정동영이 변할여고 한다면 우선 그를 따르는 가신과 거리를 둔다면 믿어볼여고 하겠지만 그들가 같이가는한 정동영은 믿을 수 없는 사람 일뿐 입니다.

이지강 2012-09-19 08:36:16
답글

사람은 주홍글씨로 낙인한번 찍히면 참 어려운것 같애요...<br />
손학규도 그렇고 참 아까운 인물들이 많습니다. <br />
그래놓으니 야권은 항상 인물론, 능력부족으로 비쳐지고...<br />
여권은 허수아비라도 구심점이 있으니 그럴싸해 보이고...

motors70@yahoo.co.kr 2012-09-19 08:57:29
답글

손학규는 이번 경선에서 너머 추한 모습을 보여 주더군요.(이번이 마지막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리 아까운 정치인은 아닙니다.)

kain62@paran.com 2012-09-19 09:11:16
답글

지난 4년을 거리의 투쟁 현장에서 보냈습니다<br />
<br />
치열했던 4대강 반대현장...용산참사와 시위현장...명동 재개발 현장...쌍용차 현장...여러 해고노동자들과<br />
함께 하며 보냈고 한미 fta...희망버스...제주 강정마을...<br />
<br />
제가 투쟁의 현장마다 보아 온 두명의 정치인은 이정희와 정동영 이었습니다<br />
물론 간간히 다른 정치인들도 얼굴을 비치긴 했지만<br />
<br />

kain62@paran.com 2012-09-19 09:15:48
답글

참 김민관님 제가 정동영이나 이정희에 대한 평가는 언론이 아닌 제가 몸소 투쟁의 현장에서<br />
지켜보고 소통하며 쌓인 믿음 입니다<br />
<br />
더불어 정동영은 한상 현장에 나타날때 가신도 없이 홀로 오거나 아니면 비서인지 친구인지 모를<br />
1명 정도 대동하고 오셨던 걸로 기억 됩니다

김동철 2012-09-19 09:29:40
답글

정동영은 전두환 인터뷰하던 영상 한번 보고 나면 지지할 맘이 안생기던데...

motors70@yahoo.co.kr 2012-09-19 09:46:27
답글

제가 단어 선택을 잘 못 한거 같네요.<br />
정동영은 당에 지지세력이 있습니다.그들에 수장이라면 불협화음이날때 잘못한게 있으면 조정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전혀 안보입니다.<br />
정동영은 좋든실든 한계파에 수장 입니다.

이재철 2012-09-19 10:27:02
답글

지난 대선 전에 월간조선하고 인터뷰 한 것 한 번 보세요. 내용이 깁니다. <br />
노무현 대통령은 찌라시들 하고 전쟁 할때죠.<br />
<br />
나이 들어 전술은 바꿀 수 있지만 뼈속의 생각은 잘 안 바뀝니다.<br />

이재철 2012-09-19 10:31:47
답글

2007년 3월호입니다.

도영 2012-09-19 10:39:55
답글

사람은 잘 안 변하는 것이지 아주 안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br />
<br />
정동영이 지난 대선 이후에 보여준 모습은 이제 긍정적인 평가를 해 주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br />
또 허튼 짓하면 그때가서 비판하구요.<br />
자꾸 내치지만 말고 말입니다.<br />
<br />
좋은 정치인이라는 것이 꼭 인생의 깨달음에 도달한 사람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motors70@yahoo.co.kr 2012-09-19 10:53:30
답글

자기를 지지한다는 세력이 깽판 부리면 최소한 중죄 할여고 한다면 그를 믿어보겠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선 전 안믿습니다.

정화성 2012-09-19 11:21:41
답글

정동영 익어가는 정치인 아닌가요? 저는 정동영 지지합니다. 이번에 문재인 후보와 경선한 인물들도 존중합니다. 정치욕망과 정치희망의 차이는 사심을 갖지 않는것에 기준을 삼는다라고 한다면.... 다 우리 사회의 유용한 존재들입니다. 우리가 정치가나 활동가가 될 용기가 없는 이상 그들을 조련시키고 복돋고 단련시켜야 합니다. 정동영... 무늬가 좋아서 윤기를 자랑했던 그가 푸석 푸석한 얼굴로 변했습니다. 몇년간 그가 가지 않은 곳은 없다고 합니다. 게

김종기 2012-09-19 11:42:28
답글

이정희고 정동영이고간에 한번 젖뗀놈에겐 다시 젖 물리지 않습니다......

조영석 2012-09-19 11:51:25
답글

이런 저런 이유로 쓸만한 사람을 하나씩 빼면 남는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br />
<br />
저쪽은 진흙탕에 있어도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지나가는데 이쪽은 한 가지만 흠만 있어도 완적 매장입니다.<br />
<br />
도덕군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으로서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br />

용정훈 2012-09-19 14:41:38
답글

아직도 냉엄하게 정동영의 잘못을 꾸짓는 분들도 계시고, 이제는 믿어볼 만하다는 분들도 계시네요. 다 합당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br />
<br />
제인에어에서 읽은 귀절인데, "반성으로는 구원받을 수 없다 개혁한다면 모를까"라는 대사지문이 있습니다. <br />
다만 저는 잘못을, 그것도 늦은 나이에 반성하고 개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누구에게보다 더 큰 감동을 느낍니다. 그래서 5공 시절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했으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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